MoMA 에서, 그야말로 날로 먹는 작품을 하나 보았다.

슬로바키아의 Roman Ondak 씨 작품으로, Measuring The Universe 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출입구 동선을 제외한 하얀 4 면으로 둘러쌓인 공간에 사람 키 정도 높이의 수직선상이

새까맣게 되어있고, 그 위나 아래로 이상값(outlier)가 간혹 삐죽삐죽 나와있는,

멀리서 보면 그냥 까만줄 하나 그어놓은 듯한 방이 있다.


자세히 보면, 하나하나는 나름의 사연(?)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관람객들의 키/이름/방문날짜를 의미한다.


이러한 관객 참여를 통해서 Ondak 씨에 따르자면, 관람객들이 제작에  vital role을 수행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천명의 관람객 흔적이 축적되어 하나의 (계속되는)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기실 이런 식의 관람객 참여는 예술제작에서 제법 오래된 방식이긴 한데,

아무튼 Ondak씨는 이를 통해서 오브제와 생산물 그리고 관람객 사이의 괴리를 줄여보고자 했다. 라나?





벌떼가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듯, 그냥 검은 스프레이로 한번 쭈욱 지나간듯...




이게 지렁이가 아니라, 키height/이름/날짜를 뜻한다. 

사실 나도 족적을 남기고 왔으나, 그렇고 그런 평균 신장에 묻혀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 ㅠ




2미터도 넘음직한 거한부터, 1미터도 안되는 애기들까지 다양한 이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 관람객들이 지나가면서 그릇에 침을 뱉고 그걸 모아서 냇가를...강을...바다를 이루고

거기에 History라는 이름의 종이배를 띄우는... 뭐 그런 예술작품 하나 기획해봐야겠다.


개별 인간 내면의 엑기스가 모여서 하나의 흐름(Stream)을 형성하고, 

그 흐름 위에서 역사가 흘러간다는 그런 컨셉의 참여 아트!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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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이태리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또 어딘가로 떠날 예정입니다.

비정기적인 고정 방문객이건, 정기적인(1회) 비고정 방문객이건 간에
여기까지 와주신 점에 깊은 감사말씀드리며
향후에도 종종 개인적인 낙서는 지속될 것 같지만 그 빈도는 짐작하기 어렵네요.


이태리 여행의 목표는, 주인 없는 San Siro 를 구경하는 것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으나
여행에서 얻은 점 중 하나는 "이자가 중요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종종 즐겨찾는 Buckshot 님의 Read & lead 의 최근 포스팅 "복리, 알고리즘" 에서
개인간, 그룹간 차이를 발생시키는 것은 꾸준함을 동반하는 일종의 복리다. 라고 하였지요.
제가 이태리의, Venice Verona Milano 를 돌아보면서 느낀 것 역시 "복리"였습니다.

2000 여 년전, 500 여 년전, 100 여 년전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어마어마한 은행 예금을 끼고 앉아서 
거기서 발생하는 이자만으로도 이런 삶을 누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15분의 최후의 만찬 관람을 위해서 한국에서 미친듯이 클릭질해서 겨우 예매하거나,
좁아터진 좌석에 낑겨앉아 세계 최대의 야외 오페라를 즐기라고 강요하는 Arena di Verona 도,
소매치기와 잡상인이 들끓고, 외국인한테 언제라도 바가지 씌울 준비가 되어 있는 시장도,

그 모든 것이 로마제국과 그 후예들이, 지금의 후손들에게 물려준 복리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독한 담배나 피고, 설탕을 들이부어도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한국 못지 않은 다혈질을 지녔어도
세계적으로 (나름) 큰소리치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오랜 역사에서 물려져 내려온 은행 예금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거기서 발생하는 이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얼토당토 않게, 그래서 문화의 힘이 중요하다. 라는 결론을 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회의, 집단의, 국가의 미래를 논하기에 앞서
저 개인적이나마 '은행 예금'을 쌓아두고자 잠시 어딘가로 떠나보겠습니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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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DA에서 발행한,

유럽에서 바라보는 미래인터넷 (Future Internet 2020 재구성) 브리핑 보고서 (링크)
    - 저 :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분석팀 + 한국정보보호진흥원 u-IT 서비스보호팀



미국의 PEW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 에서 작년 말에
2020년 인터넷의 미래를 전망한  ‘The Future of the Internet Ⅲ’를 발표한 바 있는데 (관련포스팅)

이번에는 유럽에서 바라본 2020년의 인터넷 미래상을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시나리오 기반으로 묘사한 보고서이다. (원문링크)


차세대 인터넷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EU 측의
미래 전략을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을 듯-


*) 관련 링크
www.future-internet.eu

EU 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연구가 정리되어 있다.
Towards the Future Internet - A European Research Perspective (책 보기)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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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그 자체이자, MTV 그 자체인 MJ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에 수많은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가족에게서는 사인 자체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으며

바보 마이클잭슨, 서거 이후 사건사고 정리 (링크)


한편에서는  분향소도 설치도 되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일 언론"한국네티즌,마이클 분향소설치?" (링크)


고인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전세계를 뒤덮은 가운데,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보았다.

NYT : After Jackson, Fame May Never Be the Same (기사)


요지는, MJ의 업적과 명성은 이제 더 이상 그 누구도 도달하거나 넘 볼 수 없는 것이 되었다라는 말.

MJ는 MTV라는 네트워크의 독재자이자 독점상품이 되면서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고
- 1) 그가 이룩한 앨범 판매량의 관점에서 오늘날 필적하기란 아예 불가능하고
- 2) 설령 앨범판매량을 따라온다하더라도, CULTURE로서의 MJ의 위상에는 결코 다가설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미디어가 분화되고, 콘텐츠가 다양화되면서
'그들 각자의 취향'을 지니게 되었기에, 과거처럼 하나의 통일된 취향을 지니는 것은 이제
실질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꼬리가 길어지면서(롱테일) 앞대가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는,
Mega - Ultra - Super Star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세상에 살면서,
누구를 만났을 때, " Lady Gaga 아세요?"라고 물어봤을 때 상대방은 뭐라고 대답할까?



우리 시대 최후의 Icon 이자 President인 그를 위해서 분향소라도 차려할 판이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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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dge를 읽다가, 예전에 읽었던 자료가 생각나서 되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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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ia Knobloch-Westerwick and Jingbo Meng  가 쓴, 


Looking the Other Way

: Selective Exposure to Attitude-Consistent and Counterattitudinal Political Information 논문이

Communication Research  저널 Volume 36, Number 3 (June 2009) 에 게재되었다.

[ 논문 ABSTRACT : 링크 ]


논문 일부 요약


     평균 22세, 여학생 62%의 미국 대학생156명에게

1) 총기 규제, 2) 낙태, 3) 건강 보험, 4) 최저임금 이슈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고

6주 뒤, 가상의 온라인 잡지에서 위의 4개 주제에 관해 찬-반이 명확하게 갈리는 기사들을 제시한 뒤

피실험자들이 주로 어떤 기사를 읽는지 테스트한 결과


  +) 본인과 정치적 견해가 (진보 or 보수) 같은 기사의 클릭수가 더 높았으며,

  -) 본인과 정치적 견해가 반대 입장인 기사는 어쩌다 클릭하더라도 잠시 흝어보는 정도에 그침



연구를 주도한 Knobloch-Westerwick 교수는 


“같은 견해의 기사만 골라 읽으면 정치적 입장이 한쪽으로 더 쏠리게 되고 사회 양극화는 심해진다”며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선택권은 늘어나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보고 싶은 기사만 읽고 있다”고 지적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정치 성향에 관한 연구는 사실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신문이 핵심 미디어일 때도, TV가 핵심일 때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어왔으나

인터넷이 핵심으로 자리잡고 미디어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면서

수많은 정보의 저변에는 Herding, Cascade, 동조효과와 함께 양극화 현상이 더욱 강하게 발생하면서

내편 아니면 네편 식의 편가르기가 발생하는 것은...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일터.


知彼知己 百戰百殆 이랬더라-

자기들끼리 옳다구나 조회수올리고 추천하면서 박수쳐봐야, 편협한 시각만 더 편협해질 수 밖에....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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