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Societies need Dissent" 의 저자 Cass Sustein  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나오자마자 사놓고
그동안 이래저래 정신 ㅇ벗어서 고이 모셔놨던 책 "넛지"



2/3 정도 읽었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 - 특히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의 정책입안자에게 - 으로 가득차 있다.


주의할 것이 있다.

놀라움과 우연한 발견이 사람들에게 재미와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이 주요 정보원이 된다는 사실은
그리 멋진 일만은 아닐 것이다.

가끔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배우는 것도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좋아할 수는 없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 중략 ......

설사 당신이 민주당 지지자로서 민주당을 옹호하는 책들을 좋아한다고 해도
공화당 지지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지 않은가?

공공심을 가진 선택 설계자들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법한
방향으로 넛지를 가하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안다.

<넛지 P. 158~159 발췌>



Collaborative Filtering, Recommendation, Reputation 등
소위 Social Web 혹은 Web 2.0 에서 말하는 알고리즘의 기반은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로부터 추출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Netfilx에서 추천하는 영화를 보고
Amazon에서 "이 책을 구매한 사람들이 구매한 책"을 읽고
Daum에서 혹은 Naver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기사"를 읽는 행위, 아니면 아예,

조중동을 읽거나 혹은 경향신문, 한겨레신문을 읽고 MBC를 보는 저널리즘 소비 등

이미 필터링된 (추천) 컨텐츠, 언론을 소비하는 행위가 많아질수록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한쪽 편향으로 치우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본인은 이런 소비가 많아질수록 세상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편향된(biased) 세계에 대한 정보만 많아지고 있으며
우리 '편"에 속한 채 그 속에서 위안을 얻고, 서로 고개 끄덕이고 박수쳐주는 자위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은
이와 관련된 오래된 심리학 실험들을 굳이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우파건 좌파건에 관계없이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10 여 년 전, 막 세상에 대해 어렴풋이 알아가기 시작할 무렵
매일 아침 조선일보를 보는 동시에 매주 한겨레21을 구독하던 시절에
내가 바라보던 세상은 모든 것이 모순 천지였다.
똑같은 사태에 대해서 어쩜 이렇게 하는 이야기들이 다른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따라서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자니 (머리 속에 들어있는) 반대편의 입장이 내 손을 끌어내리곤 했다.


그런 과정을 거침으로서 내가 균형잡히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라고 말하는 것은
물론 애시당초 있을 수도 없는 캐구라이지만

Sustein의 전작 제목처럼 "사회는 반대파가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고
여기서 말하는 사회(Societies)는 2인 이상이 모인 어떤 집단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마인드에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인 것은 자기(들)은 한쪽 극단으로 이미 치닫고 있으면서 상대편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 주제에
자기(들)은 사회적 소수이며 반대파(anti-Power)이기 때문에 "정치적" 당위성을 확보했다면서
저울의 양쪽 끝에 자리잡고 서로 으시대고 있다는 것이 2008년 그리고 2009년 대한민국의 불행 아닐까 싶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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