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살아가는 힘

저자
문요한 지음
출판사
더난출판사 | 2014-04-01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어떻게 자기 인생을 살 것인가?1인 가구 증가와 100세 시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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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구나. 어제도 열심히 살았고, 아마 내일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내 삶은 왜…?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말 남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사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떤 경우에는 열심히 사는 것이 열정이나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내지는 불안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면서, 나아가 만에 있을지 모를 실패에 대한 사전 면죄부가 되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은 이를 소외된 능동성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p.30). 행동은 존재하나 주체는 없기 때문이다.

소외된 능동성이라니! 어제의 내 삶, 오늘의 내 삶, 그리고 아마도 내일의 내 삶을 묘사하는데 이보다 적확한 표현은 없을 것 같다. 저자 문요한 씨는 심리 훈련 전문가이지 정신과 전문의로서 닦아온 메스를 이처럼 폐부에 단도직입적으로 들이대고 있다.

 

 

저자의 전작 <굿바이 게으름> 30만부 이상 팔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다. 안타깝게도 책 이름이나 혹은 저자의 이름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렇고 그런 멘탈 힐링을 빙자한 뻔한 책이 한 권 더 늘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고 또 넘길수록 초기의 부정적인 생각은 사라지게 되었다. 너무나 식상한 표현이지만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새삼 되새겨보면서, 진정한 자율성을 찾기 위해 를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거창한 심리학적이나 정신분석학적 이야기가 아니라 자잘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 점이다. 책의 큰 주제인 자율성 그리고 능동성에 관해서 정신과 의사로서 본인의 상담 사례를 적절히 섞어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말고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저자는 결정 장애와 관련하여 재미 있는 이야기를 한다. 애초에 후회 없는 선택이란 존재하지 않는데 무결점의 결정을 내리기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면서, 오히려 그렇기에 결정을 못하거나 주객전도의 상황에 빠지곤 한다는 것이다. 추억을 잘 담기 위한 카메라를 고르던 사람이 가격비교 사이트 등에서 수 많은 기종과 다양한 가격대라는 선택지를 마주하면서 어느새 본질과 목적은 상실해버리고 단지 조금이라도 좋은 제품을 싸게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가격이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왜,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가 핵심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비판하고 있다.

 

다만 이 책의 단점은 사례가 지나치게 많이 언급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장점이긴 하지만 동시에 단점이기도 한 것이다. 왜냐하면, 저자가 인용하는 사례의 상당수가 해외의 논문과 연구 결과에서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생생한 목소리를 담으려는 것은 좋으나, 대한민국 3040의 현실에서 벗어난 이야기거나 혹은 지나치게 원론적이고 아카데믹한 이야기를 읽고 있다 보면 생생한 장점조차 희석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하나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정확한 독자가 누구이며 자율성을 회복하는 대상이 누군지에 대해서 다소 불명확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는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3040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듯하나, 한편으로는 3040 본인이 아니라 부모로서의 3040을 이야기하면서 그들 자녀의 자율성을 논하는 지점에 이르게 되면 이 책의 목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혼란스럽게 느껴지곤 한다.

 

 

일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챕터 말미에 다양한 워크북이 포함되어 있어 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순탄한 삶을 살아오던 사람들 중 대다수가 어느 순간에는 비포장도로에서 길을 헤매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다시 평탄한 길로 접어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평탄한 길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깨닫고 그 대신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으면서 울퉁불퉁한 비탈길에서도 이 차의 주인은 나다. 운전은 내가 한다라는 마음을 잃지 않는 마음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사람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대개 스무 살을 넘으면 인생은 방향 표시도 제대로 없는 비포장도로에 접어든다. 누구나 아찔한 어지럼증에 시달리기 쉽다. 그러한 인생에 가장 좋은 멀미약은 포장도로를 찾기보다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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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처럼 반론하라

저자
우에노 마사루 지음
출판사
끌리는책 | 2014-03-10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조용하고 부드럽게 내 의견을 말하는 53가지 반론의 기술밀당(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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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지방 검창철 검사로 30년 간 일한 뒤, 변호사로 활동 중인 우에노 마사루 씨가 말하는 '원하는 대화를 이끌어 내는 반론 방법'에 관한 책이다.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서문에는 상당히 의미 심장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검사와 변호사로 5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저자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반론'이란, 자신에게만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토론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머리 속에, 마음 속에 고여 있고 막혀 있던 답답한 생각 또는 느낌이 원활하게 소통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반론'의 진정한 의미가 될 것이다.

진정한 반론은 자기 자신만의 승리가 아니라, 상대의 이익과도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반론이란 무엇일까? 때로는 질문을 던지면서 반박을 하기도, 때로는 웃으면서 부드럽게 받아 치기도 하다가 어떨 때는 강하게 주장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엉뚱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다가, 때로는 멋적게 고개를 숙이기도 하고반론의 방법은 이처럼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반론은 다섯 손가락처럼>

 

그렇다면, 모두가 Win-Win할 수 있는 진짜 '반론'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본 책에서 총 5가지 챕터로 분류된 53가지 반론의 기술에 대해서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있다.

 

1장 노를 "예스"로 바꾸는 반론

2장 불리할 때 사용하는 반론

3장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이기는 반론

4장 심리트릭을 활용한 반론

5장 유형별 효과적인 반론

 

그 중에서도 몇 가지 특별히 인상적인 것들을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01. 원정 그라운드를 홈 그라운드로 바꿔라: 불가피한 원정일 경우 일찍 가서 사전에 정보를 습득해라

03. 큰 반론을 성공시키려면 먼저 작은 반론을 하라: Foot in the door

08. 마음을 열지 않는 상대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여라

12. 이야기 도중에 상대가 우쭐거릴 만한 화제로 유도하라

17. 반론을 듣지 않는 상사는 손해 보기 쉽다

27 불행의 이유를 '행복의 이유'로 바꿔라

33. 과도한 경어나 상투적 표현으로 반론을 봉쇄하라: 정나미를 떨어트려라

35. 약한 '' '우리'로 바꿔 말하라

44. 거절하고 싶을 때는 먼저 칭찬하라

 

53개 전부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일부 반론 기술은 아래와 같이 그림으로 도식화된 설명이 주어지고 또 어떤 기술은 본인의 에피소드 혹은 과거 역사, 문학 또는 영화 등 예술 작품 속 이야기 등의 사례로 설명하고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 기억에 남는다.

 

<이런 상사는 사절이다>

 

 

일부 반론 기술은 서로 중첩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어떤 것들은 딱히 반론의 기술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민망하거나 당연시될 정도의 것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자의 의도가 무뎌지거나 무의미해진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실, 제목이 자극적이면서 극단적인 구석이 있기는 하다. 일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변호사"와 같은 반론을 펼칠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렇지만, (일단은 아쉬운대로 본인이라도, 나아가 만약 가능하다면 상대방도 포함해서)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일례로, 어릴 적의 나는 평소에는 퉁명하고 무뚝뚝했지만, 용돈이 아쉬울 때가 되면 아침부터 상냥하고 잘 웃는 아이였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는 하지만, 당시의 내 전략은 너무나 일차원적인 것이 아니었나 싶다. 웃는 얼굴로 안방에 들어가는 순간, 항상 어머니는 "오늘은 또 뭐가 필요하니?"라고 말씀하셨으니까.  만약 내가 서로 기분 좋은 중장기적 전략을 쓸 줄 알았더라면, 아마 과자 한 봉지는 더 사먹을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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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저자
조르디 쿠아드박 지음
출판사
북로드 | 2014-02-2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사소한 습관에서 복잡한 인간관계까지 행복학 연구가들이 밝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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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 조르디 쿠아드박 지음 / 북로드

 

 

혈액형이 어떻게 되세요?”

 

헌혈 센터 직원도 아니고, 간혹 혈액형을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당혹스럽다. “xx형입니다라고 하면, “! 어쩐지 그럴 것 같았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대꾸를 해줘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고작 4가지 분류로 나눠놓으면서, 이상하기 짝이 없는 스테레오 타입에 껴맞춰서 그 사람은 xxx한 사람이야. 왜냐하면 xx혈액형이니까 말이야라고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편함을 넘어 부당함 내지는 무지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성격 대신 행복에 관해서 논하는 이 책은 적어도 그런 면에 있어서 만큼은 혈액형에 비하자면 훨씬 합당한 편이라고 생각된다. 아니 오히려 흥미로운 점이 많은 책이다. 52가지 섹션을 6개 장에 나누어 담은 행복학에 관한 이 책은 수 많은 주제(섹션)별로 심리학자, 경영학자, 의학자 등이 세월에 걸쳐 연구한 각종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행복에 관한 다양한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학문적 근거 있음이라는 든든한 빽과 함께 외롭지 않다는 안도감을 건네 준다.

오늘날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행복은 주관적 안녕감으로서 부정적 감정은 피하고 긍정적 감정을 유지하며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다. 주관적 안녕감은 무엇이며,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다 필요 없다. 삶의 만족감과 관련된 것이라고만 생각하자.

 

삶의 만족감과 행복에 관한 본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행복에 대한 진지한 잡담

2장.       행복한 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3장.       지극히 사적인 행복

4장.       행복을 오해하지 마라

5장.       진정한 행복의 비결

6장.       행복은 실천하는 것

 

이 책의 특징은 행복에 관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 있다. , 한 섹션에 3-5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일단 분량에 부담이 없고, 꼭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또한 다루는 내용도 돈, 주거지, 건강, 미모, 자녀, 나이, 결혼, 섹스, 친구, 목표, 직업 등 다양한 주제에서의 행복의 의미와 이를 증대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사람살이의 모든 측면에서 볼 수 있는 행복을 소소한 것부터 거시적인 국가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루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기존에 알고 있는 관념을 깨어 부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4장 행복을 오해하지 마라. 이 특히 대표적이다.

 

20. 돈이 행복하게 해줄까?

21. 직장에서 머나먼 전원주택과 직장 옆 원룸 중 어디가 행복할까?

22. 건강해야 행복할까? –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25. 가장 행복한 나이는? – 65~85세라고 한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행복에 대한 정의 자체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이 좋은 점 또 하나는 각 섹션 별로 레퍼런스(참고문헌)이 모두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많은 한국 번역서들이 원 저자의 노고를 애써 무시해가면서 참고문헌 정리하고 인쇄해봐야 얼마나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참고문헌 자체를 빼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고맙게도 이를 모두 살려주어 만약 연구 결과의 원문이 궁금하다면 이를 직접 찾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정상비정상으로 만든 좋은 사례라고 해야 할까?

 

행복에 관한 대표적인 개념 중 하나는 GDP GNH(Gross National Happiness, 국민총행복 지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거기서 꼭 빠지지 않는 것이 한국의 낮은 순위일 것이다.

 

 

<섹션 8.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세계 가치관조사의 Ronald Inglehart>

 

책에 따르면, 행복은 개인적인 목표에서 온다고 했다. 행복이 되었든, 경제력이 되었든 간에 무의미한 거시 숫자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짜 행복과 성공과 만족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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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 하명희 / 북로드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저자
하명희 지음
출판사
북로드 | 2014-01-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SBS 화제의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로 호평을 받은 하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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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우리 영원히 사랑하자

xx, 우리 오래오래 사랑하자.

 

영원을 속삭이던 남자와 당장은 모르지만 분명히 언젠가는 다가올 그 날까지 사랑을 이야기하던 남자가 있었다. 영원의 남자는 어렵사리 쟁취하게 된 사랑에 영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반면, 언젠가는 헤어지고 또 다른 만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는 영원 대신 오래라는 제한을 붙였다.

두 남자는 사실 한 사람이었다. 영원이 영원에 이르지 못하는 경험을 겪고 나자, 영원을 대신하여 하루 하루를 오래 오래 모으려는 지극히 현실적인 접근을 하게 된 것이다.

 

영원과 오래의 사이에는 고독이 존재했다.

 

영원할 수 없는 순간이 멈추고, 또 다른 영원이라는 환상이 찾아오기 전까지의 시간을 남자는 어찌 살아야 할지 몰랐다. 슬픔인지도, 후회인지도, 각오인지도 아무 것도 모른 채 시간은 절로 흘러갔고 어느 순간에야 깨달았다. 고독만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는 영원이라는 불가능 대신 오래 + 오래를 택하기로 하였고, 혹시 중간에 빠져버린 톱니바퀴는 고독이라는 본드로 메꾸기로 한 것이다.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던 사랑이 끝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비로소 고독을 알게 되고, 고독과 친숙해졌다고 생각할 무렵 사랑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사랑을 해보지 않으면 고독을 모르고, 고독을 겪지 않으면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다.


 

소설 <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사랑이 뭔지도 모른 채 고독을 껴안게 된 여자와, 고독 속에서 살면서도 사랑을 모르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원했건 원치 않았던 단절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일방향적인, 그야 말로 PC통신 시대스러운 관계의 이야기다. 02로 시작하는 집전화로 설레임을 건네고 싶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을 때, 그 설레임은 유보될 수 있고 오히려 더 큰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연결되지 않은 전화가 가져오는 고독은 단지 잠깐의 기다림일 뿐이며 분명 더 큰 사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그와 그녀는 기다림의 즐거움을 믿고 더 큰 보답을 기대한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소위 모바일 유비쿼터스 시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은 나를 씹는것이기에 설레임은 곧 바로 ‘1’이라는 숫자와 함께 분노로 나타날 것이다. 받지 않는 전화는 나의 고독을 잠시 연장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상실을 의미하며, 이는 나아가 사랑의 상실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어떻게 견뎌내야 할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영리하게도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 대 초반, 아직 우리가 스마트해지기 이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스마트한 연애보다 더 큰 사랑은 고독과 기다림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처럼물론 그 보답은 아무도 기약할 수 없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 드라마 작가 하명희가 쓴 본 소설은 원포인트의 따뜻한 감성이라는 장점이 있다. 전혀 예기치 않은 시점에서, 극히 미미한 순간에 반짝이는 감수성은 읽는 이의 마음을 촉촉하게 만들어 주곤 한다. 마치 족발 집에서 일하는 프랑스 유학파 요리사처럼 말이다.

 예를 들어 이렇다. 일방향 사랑을 하는 세 사람이 있다. 첫 번째 사람은 두 번째 사람을 응시한다. 그러나 두 번째 사람은 세 번째 사람만을 쳐다본다. 이 시점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람은 이루어질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더 고독해지기때문이다. 그런데 살며시 비치는 세 번째 사람의 얼굴 결정적 포인트다. 그 얼굴에는 아무 표정이 없다. 일방향 사랑의 종착역이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 곳에도 마음이 뻗어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진실은 모른다.

 

내가 오래 전에 버렸던 이름을 그가 다시 불러 주었다. 그는 나의 어떤 것도 버리지 않는 남자처럼 내게 다가왔다(p.139)

 

꽃은 원래 그대로인데 이름 붙이고 의미 붙이고 애착한 건 나다. 꽃이 내게 이름을 붙이라고 하지도 않았고 의미를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순전히 내 뜻이었다 (p.178)

 

아쉬운 점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가 생생함이 떨어지고 균형이 맞지 않다는 점이다. 사랑을 하면 유치해지거나 바보가 되기 때문일까? 단순히 그런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라던지 가지고 있는 힘에 비해서 유독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지나칠 정도의 가벼움 혹은 오글거림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역시도 애절한 사랑으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아래 문장에서의 홍아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똑 같은 드라마를 봐도 사람에 따라 그 감상이 다르다. 홍아가 리얼리티가 없다고 평한 드라마가 정선에겐 가슴을 두드리는 울림이 있었다.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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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 선택이다 / 이민규 / 더난출판

 

작년에 읽었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목의) 책은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이었다.

왜 맹목적 긍정주의가 더 해로운지, 항상 비관주의에 대해서 경계하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사실 그에 못지 않게 해로운 것은 바로 긍정주의였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 나는 긍정의 힘을 믿지 않는다.

 

 

 

 

라는 사고는 가장 좋아하지 않는 사고 중 하나이다. (그렇다고 간디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론 나 역시 저런 순환적 사고를 통해 변화를 체험해왔기 때문에 100%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저런 사고 방식의 일부 기저에는 밑져야 본전 아니겠느냐? 라면서 맹목적 긍정주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매사에 투덜이로 지내는 것은 아니며 나름 여유가 있고 웃음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맹목적 수준의 긍정적 사고에 대해서는 비관적 사고보다도 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매년 베스트셀러 목록에 비슷비슷한 책이 계속 올라오고 심지어 <시크릿>같은 허무맹랑한 책이 그토록 많이 팔린 것을 보면 사람들은 계속 무엇인가 치유를 원하고 변화를 원하…………지만

매번 결국 그 자리에 머물면서 무엇인가를 계속 갈구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행복도 선택이다>.

내가 이런 류의 책의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지만, 알고 보니 나름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를 통해 올해의 책, 올해의 베스트 셀러, SERI 선정 CEO 추천도서 등으로 선정되면서 100만 부가 팔린 저자이며, 그 외에도 다수의 저서를 통해 ‘1% 행동 심리학을 주장해온 사람이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었다.

 

이 책에서는 15개의 파트에서 15개의 심리학적 용어를 통해서

부정적 사고를 설명한 뒤, 긍정적 사고를 유도하며, 이를 통한 적극적 태도를 권장한다.

 

Intrapersonal Communication

Paranoid Thinking

Negative Cognitive Distortion

Comparison Trap

Conformity Phenomena

Explanatory Style

Controllability Effect

Contrast Effect

Appreciative Inquiry Technique

Reciprocity Principle

Plus by Minus Principle

Facial Feedback Theory

Empathetic Communication

Transition Strategy

Mind Flip Technique

 

  

이 책을 읽으면서, 어김 없이 많은 부분이 불만이었다. 이런 류의 책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인상 깊은 부분은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고, 따로 노트에 정리도 해두었다.

 

행복은, 저자의 말처럼 선택이다. 선택은 밀튼 프리드먼의 말처럼 자유로운 조건 하에 주어져야 한다.

내가 택한 선택은 이런 류의 책을 대할 때 항상 그랬듯이- 비판적 접근이었다.

그러나, 나에게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주어졌고, 나름의 배운 점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행복하다.

그게 내가 정의하는 행복이며, 내가 가진 그릇에서의 행복이며, 내가 가진 나름의 긍정적 사고다.

 

결국 긍정의 정의도, 선택의 가능성도, 행복의 의미도 다 개인적인 것이 아닐까?

심리학적 학술 용어를 통해서 보편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가 현재 놓인 상태에 대해서 진단하고 해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내가 남들보다 더 잘났거나, 더 긍정적이라거나, () 행복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태도(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이 두려운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류의 책은 끊임 없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비관론자의 인식론을 정리한 부분이다.

택시가 잡히지 않으면 비관주의자들은 왜 항상 이렇게 일이 꼬이지하고 <지속적>으로 자문한다.

시험 성적이 나쁘게 나올 때, 비관주의자들은 난 공부 체질이 아니야라며 <전반적>으로 생각한다.

우산이 없는 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비관주의자들은 꼭 내가 우산을 갖고 나오지 않으면 늘상 비가 오더라하고 <내부적 원인>으로 투덜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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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금융 사회

저자
제윤경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9-1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못 갚을 줄 알면서도 빌려 준 약탈적 금융을 고발한다!『약탈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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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몇 번이고 한숨을 쉬면서 덮어버린 책을, 어디 끝까지 읽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다시 펴고 또 덮고, 또 펴고…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이 책은 1%에 속할지도 모르는 (물론 절대 아니지만), 혹은 스스로가 99% 인지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나에게는 결코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의 주장은 한결 같다.

“갚고 싶어도 못 갚는 건 내 책임이 아니다”
“ 목 갚을 줄 알면서도 빌려 준 금융 시스템은 약탈적일 뿐이다” 라며.


1: 99 프레임의 편리함
책에서 드는 예시가 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병원의 실수로 고혈압 처방을 받고 약을 받았다. 병원은 환자가 자기 병도 모르고 엉뚱한 약을 받았다며 오히려 환자를 탓하고, 환자는 본인의 무지함에 대한 자괴감에 빠진다 (p.187)

 

그러나, 당뇨병을 치료하라며 하루에 1알씩 복용해야 하는 약을 처방 받았는데, 일주일에 1알씩 먹는 것은 물론이며 대신 매일마다 술과 고기를 먹는 환자에 대해서는 왜 비난하지 않는가?

 

그것은, 저자들이 바라보는 사회의 프레임 자체가 99%의 환자 대 1%의 의사로 나누기 때문에, 99%의 환자 편을 드는 것이, 설령 환자가 틀린 행위를 했을지라도,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게 1:99의 프레임은 편하다. 쉽다. 간결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유혹을 받는다.

그렇지만 동시에 매우 위험하다. 선동이 될 수 있으니까.
적의 적은 친구라고 했던가? 사회 통합의 가장 기본은 공통의 적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던가?

 

단어선택도 절묘하다.  

“다만 보통 사람에게는 이자율을 선택할 자유가 없다는 게 문제 아닌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우리의 전전전전 대통령도 ‘보통 사람’ 이었으니까.

 

 

소비자는 절대 선인가?

 

책에서 (과도한) 부채를 짊어진 사람들은 결국 약탈적 금융의 피해자일 뿐이라고 변호한다.

나아가, 현재의 금융 시스템은 반드시 개혁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명확하게 ‘적’을 규명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부동산 광풍, 교육 광풍에서 절대적으로 종속 변수인가?
소비자는 순진한 피해자 일 뿐인가?

 

빚을 갚을 능력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가 그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는 논리라면,

몸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담배를 만들어서 판 담배회사도 당연히 잘못이고,

역시 몸에 해로운 걸 알면서도 햄버거를 판 맥도날드도 잘못이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 사회가 흡연자의 손을 들어주는 미국이 아닌 이상에야) 제조 회사에 책임을 묻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물론, 지금까지 이런 목소리가 대세였다고 저자들은 말하며, 사실 이러한 사고 자체가 잘못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갚으려고 애를 써도 못 갚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여기에는 빌려 준 자의 책임이 훨씬 크다” (P. 54)

그렇다면, 빌려주지 말았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못 갚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돌려 받기를 체념해주길 바란다는 말인가?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던가?

‘충동적인 투자를 유발하는 것은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모든 상품/서비스의 마케팅은 다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본 책에서도 인용한 책인 마틴 린드스트롬이 지은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에 나온 대로 가장 좋은 것은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속고 속이는 것이 마케팅이고 현대 자본주의라면, 개개인이 똑똑해지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만큼은 저자들의 노고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고자 하였으며, 채무와 관련된 민생 운동을 펼쳐서 사람들을 똑똑하게 깨우치려고 해왔으니까. 그러나, 이 책은 너무 나가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까지도 필요 없이, 차라리 ‘금융 회사는 약탈자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돈 빌리지 마라’라고만 이야기했으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빌리는 건 빌리는 거고, 안/못 갚는 건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는 논리는 어떻게 나오는지 잘 이해할 수 없다. 책의 의도가 너무 지나친 나머지, 오히려 실패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대안은 무엇인가?
부채라는 시한 폭탄이 대한민국 가계, 기업, 심지어 정부 –최근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부채가 다행스럽게도 이슈화되고 있다. 어느 누가 대한민국 정부의 부채가 GDP 대비 아직 안전한 수준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인가 – 가 동시 다발적으로 폭발하기 일보직전인 현재에, 이런 기회를 통해서 한번쯤 시스템을 점검하고 되돌아 보는 목소리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우면서 치명적인 부분은, ‘so what?’이 없이 그저 현재의 자본주의 혹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문제만 나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으로 제시하는 것은 “빚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당당하게 사회적 시스템을 요구하자. 그런 채무자의 목소리야말로 합리적인 채무 조정과 채권 회수, 그리고 진정한 사회 경제적 안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라며 실컷 기대감에 가득 차게 하더니 맥 빠지게 만든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P.S. 세대 간 제로섬 게임과 폭탄 돌리기

 

몇 일전 대학 친구를 만났다. 어린 딸 하나를 두고 있는 목동 전세 거주자이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매물이 하나 나왔는데, 2~3억 빚을 내서라도 그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중이었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20년간 은행의 노예로 사는 거지, 뭐’


라고 했지만, 적어도 자녀 양육과 교육의 측면에서 그 정도 어려움은 감내할 수 있다는 나름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물론 주위에선 다 만류하고 있지만.

 

문제는, 지금 40대, 50대에서는 저런 식의 투자 혹은 투기가 많았다는 것이고 지금은 그걸 받쳐줄 20, 30대가 줄어 들었다는 것이 아닐까?

나는 언론에서 하우스 푸어 이야기가 나올 때면, 단지 소득의 수준으로 계층을 구분 짓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세대 간의 문제로도 충분히 나눠볼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베이비부머, 혹은 (구) 386 세대가 짊어진 폭탄을, 20대와 30대가 물려 받아야 하지만 지금 젊은 층에서는 그럴 여력이 안되니까, 윗 세대가 여전히 껴안고서 어려워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물론, 지금의 20,30대는 절대 그 폭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마 그렇게 세대 갈등으로 가게 되면 현재의 부채 폭탄은 꽝 터져버리지 않을까? 영화 ‘파이트클럽’에서 신용카드 회사 서버를 폭파시킬 생각을 하는 것처럼, 언젠가 터질 폭탄이라면 차라리 시원하게 터져버리는 게 (무척 극단적이지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젊은 세대에게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저자들이 말하는 99%가 누구를 지칭하는 지 잘 모르겠지만, 3포 세대 젊은이들의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가?

... 지나치게 나가버린 이 책을 읽다보니, 내 사고도 너무 나갔다 보다 :)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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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려면 함께 가라

저자
데이비드 노박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2-09-26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직원의 행복이 고객의 행복으로 이어진다!『이기려면 함께 가라』는...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얌브랜드! 라니, 처음 들어보는 회사이다.

아마도 미국계 회사이리라, 그렇지 않고 회사 이름을 저렇게 장난스럽게 지을 리 없을 테니까.

다단계 회사인가? 아니면 IT 벤처기업인가?


<2012.10.4 Turkey, 안탈야 Antalya 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하며 읽은 책>

 

이러한 의문은 얌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의 이름을 듣는 순간 사라졌다.

피자헛, KFC, 그리고 타코벨. 각기 분야에서 가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외식 브랜드들 아닌가!

이 책은 이러한 글로벌 브랜드를 이끄는 얌브랜드의 CEO인 저자가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비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목표는, 저자가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사람들과 나누고자 함이다.

특히 리더십에 대한 원론적인 강의가 아니라, 실용적인 발전 방안을 나눔으로써 더 좋은 사람이자 더 좋은 리더로 거듭나게 만드는 것이 함께 나아가기의 핵심이다.

 

 

책은 크게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에서는 과연 당신이/리더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목표에 대해서 정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세운 뒤에는, 3가지 단계적인 성취 방안에 대해서 논한다.

우선, 1) 올바른 사고 방식 가지기

세 번째 파트는 2) 계획을 세우고 지지를 확보하기

마지막 파트에서는 3) 실행을 통해 임무 완수하기

 

세 단계로 나뉜 각각의 파트에서는 다시 세부적인 발전 방법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실천적 방안은 저자로서 독자에게 직접 설명하거나 또는 CEO로서 부하 경영진/직원에게 한 말을 인용하는 방식을 통해서 제시되고 있는데, 결국 중요한 핵심은 지금 당장 깨어나야 하며, 무모하고 당돌해 보이기까지 하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절대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저자는 우리가 새로운 리더십과 사고방식을 지닌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들었거나, 혹은 (아마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은 경영인, 정치인 등 수많은 리더들의 좋은 말이 인용되어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저자는 매년 오마하의 KFC에서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을 만나곤 하는데 그 자리를 개인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얻은 지혜를 얌브랜드의 직원들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더 고위 인물을, 더 고급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게 되는 게 보편적인데, 이러한 기회를 개인적으로만 활용할 것인지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눔으로써 공유 가치를 확산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저자는 나름의 명쾌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자면,

따분한 아이디어를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것보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쉽다는 점을 명심하라” (P.32)

매일 출근할 때, 언젠가 성공을 하겠지만 현재는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태도다.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 새로운 계획의 가장 위험한 적이다” (P.267)

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 :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기 위해 나를 완전히 바꾸는 대신, 나에게 편한 방식으로 적응하고 어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톰 라이언, CVS 케어마크 CEO “저는 리더의 임무 가운데 하나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개념적인 면에서 단순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억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점에서 단순하다는 의미죠”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겪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면서, 그가 말하고 싶은 리더쉽과 경영의 본질을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리더십이란 이런 것이다, 경영이란 이러이러한 것이다. 라고 원론적으로 말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얌브랜드의 CEO이기 이전에, 광고꾼이자 마케터 출신인 저자는 좀 더 쉽게 그러나 핵심을 찌르는 광고를 기획하는 것처럼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 영화 등 대중이 쉽게 이해하는 분야의 사례를 가지고 경영의 본질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두 번째 세트 사고방식> 을 통해서 성과를 독려하고 개선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테니스에서 1세트를 큰 점수 차이로 이긴 선수가 2세트에서 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1세트를 진 선수가 더 강한 동기를 부여 받았기 때문이거나, 1세트의 승자가 안주하고 자만한 것일 수 있다. 기업이나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매번 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거나, 같은 결과를 예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1세트의 결과가 좋았다면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1세트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더 잘할 수 있는 기회가 2세트에 주어졌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두 번째 세트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P.142 재구성)

 

저자는 총 14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하루에 1장씩, 2주에 걸쳐 읽을 것을 권하고 있다.

2주가 지난 뒤에 당신은 "훌륭한 리더가 되는 방법을 완전히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록 휴가 중 바닷가에서 단숨에 읽어버리긴 했지만...

가까이 두고 종종 뒤져볼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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