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검색어 1위를 만들어라"
'실시간 검색어 1위 만들기'가 유행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조직적인 움직임을 통해 검색어 1위에 등극시키는 것. 여러 사람이 동시에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검색어 인기순위에 '뜬다'는 점을 이용해 특정 사안을 알릴 때 주로 사용된다. 좋은 일이든 그렇지 않은 일이든 언제나 화제 속에 있어야 한다는 게 연예인의 불문율. 이에 팬들이 직접 나서주는 것이 연예인들로서는 싫지 않다.
< 원본 기사엔 SS501 사진이 있었으나, 블로그 미관 상 삭제 >
◇특명 'SS501 600일'=1월 넷째주 오후 3시 현재, 검색어 1위는 'SS501 600일'이다. 팬카페와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SS501의 데뷔 600일을 축하하는 글과 함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지켜야 한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검색어 1위 오전 오후까지 뒤쳐지지 않게 뛰어요"(iop8523), "600일 축하, 실시간 검색어 1위 계속 가요"(rlatmdrlqkqh) 등 댓글을 통해 서로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UCC도 검색어 순위를 끌어올리는데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네티즌 'lucy'는 "어느덧 600일이란 시간이 다가왔습니다…1월 28일은 펄라이트그린 풍선으로 가득하길"이라는 문구와 함께 1분 56초 분량의 동영상을 만들었다. 2005년 데뷔 초부터 지금까지의 활약상을 영상에 담았다.
◇'우리는 한다면 한다'=지난 18일 '황우석 서명'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인터넷 신문 '국민의 소리'는 '황 교수 연구 재개와 특허 보호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수개월째 벌이고 있다. 이들은 목표를 이룰 때까지 하루 두 번(오전 11시, 오후 5시) '황우석'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라는 지시를 황우석 지지자들에게 하달해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13일에도 2년 전 7집을 마지막으로 해체한 그룹 god의 7주년을 기념하는 검색어가 1위에 올랐다. god 팬들은 팬카페 등에 "god 7주년을 축하하는 검색어를 띄워라"는 목표를 설정, 'god 7주년'을 검색어 1위에 올렸다.
◇검색어 밀어올리기 왜?=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배경을 영향력을 확인하는 쾌감 때문이라고 진단했다.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어기준 소장은 "세(勢)를 과시하는 형태로 검색어 조작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여럿이 모여 뜻을 관철시켰을 때 오는 성취감에 네티즌들이 쾌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검색어가 단순히 한 단어에서 뜻이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현상의 창구 역할을 한다"며 "검색어는 관심에서 벗어난, 또는 새로운 알림의 정보로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손 쉬운 수단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언론과 방송에서 검색어 순위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중복되는 아이피를 차단하지 못한다면 검색어 조작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