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들이 이긴다

저자
모기룡 지음
출판사
한빛비즈 | 2013-03-25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착한 사람들이 이긴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착한 사람’에 대...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당신은 스스로 착하다고 생각하는가?

…… 그런데 왜 당신은 그만큼 인정 받지 못하고 오히려 불행한가?

혹시 당신이 착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 아닌가?

어쩌면 당신은 착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스스로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온 사람들이 정작 왜 불행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만약 정말 착한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행복하고 나아가 성공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접근 방식만 놓고 본다면 상당히 독특한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그런 부분이다. 새로운 윤리사상이라 할 수 있는 덕윤리를 통해서 개인이 어떻게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가를 밝혀내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상당히 흥미로운 접근의 책이지만, 아쉽게도 저자 서문을 넘기고부터는 흥미를 유지할 만한 요소를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책의 구성은 1. 착함이란 무엇인가, 2. 당신은 이성적인가 감성적인가, 3. 어떻게 덕을 실천할 것인가 라는 3장 아래에서 15개의 챕터가 있으며, ‘덕윤리가 어떻게 21세기의 새로운 선함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해 일관된 메시지를 던지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학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심리언어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인지과학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한다. 본인의 학문적 커리어처럼 본 책에서 선함덕윤리에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표현 방법이나 표현 내용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느껴진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기존의 도덕 관념 혹은 상식에 대해서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하나하나 반박을 하면서, 그 대항마로 내세우는 덕윤리는 실체를 밝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덕윤리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 어디 시골 동네 이름인지도 모르겠다만, 덕윤리에 대해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덕윤리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서 논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행해져야 할 작업은 덕윤리의 정의를 소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핵심 과정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마치 당연히 덕윤리에 대해서 독자들이 다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출발하는 기분이다.

 

예를 들어 보자. 

지금까지 공리론과 의무론, 이성의 시대였다.

그러나 물질주의와 결과주의 시대는 점차 막을 내리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ㅇㅇㅇ이 힘을 얻을 것이라 기대된다.

 

라고 한다면, ㅇㅇㅇ이 무엇이든 간에 ㅇㅇㅇ의 정의를 먼저 자세히 해주고 왜 ㅇㅇㅇ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것이 보편적인 논리 순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 책에서는 ㅇㅇㅇ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 자체를 너무나 당위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절차는 불필요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물론 ㅇㅇㅇ이란 덕윤리다.

 

 

두 번째 문제점은, 기존의 의무론과 공리주의에 대해서는 무수히 많은 약점을 들어서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면서, 덕윤리에 대해서는 한없이 무한사랑에 가까운 방어논리를 펴고 있다는 점이다. , 덕윤리는 마치 완전무결하고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 저자 본인이 덕윤리에 대해서 속된 말로 꽂혔다고 해서 너무 지나치게 아전인수격으로 높게 평가한다는 점이다. 이는 첫번째 문제점에서의 당위성에서 파생된 것이라 생각한다. 덕윤리의 도래 자체가 너무나 당위적이기 때문에, 덕윤리를 비판하는 모든 논리에 대해서 방어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문제는 그 방어의 도가 지나쳐서 마치 용비어천가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세 번째 위험한 부분은 편파적 사랑의 가치에 대해 주장하는 부분이다.

차별적이고 편파적인 사랑을 할지라도 그 대상을 확대시키면 공동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고이러한 사랑의 확장은 인류 전체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난 이런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국수주의와 민족주의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오랜 역사에 걸쳐 입증된 사례인데, ‘나쁜 동기를 지닌 공동체에 대해서 반대하고 더 큰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공동체를 비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지구상에 얼마나 될 것인가? 만약 이게 정말 보편적으로 가능하다고 믿는다면, 미안한 이야기지만 전 인류가 초인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믿는 책상머리 연구자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가장 어이 없었던 것은 5절 오타쿠는 착할까, 착하지 않을까라는 부분이다.

오타쿠는 결과적으로 해롭다고 비판하면서, 공리주의 사회에서는 자신이 좋으면 좋은 것이라는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착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 오타쿠는 공리주의적 관점에서는 해롭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는 착각이며, 덕윤리적 관점에서 본다면 지극히 해로운 존재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공리주의적 주장에 대한 비판을 약간 비틀어 보자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저자는) 덕윤리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까 (덕윤리는) 좋은것이라고 밑도 끝도 없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저자 역시 자기 편의주의적으로 공리주의적 관점에 빠져서 덕윤리를 바라보고 있으며, 불필요하게 오타쿠를 꺼내어 들어서 본인의 설익은 주장을 논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편 저자는 오타쿠를 변태 또는 역겨움의 존재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논리 전개 자체의 미흡함은 차치하더라도, 너무나 편협한 주장이 아닌가 싶다.

 

더욱 신기한 것은, 저자 본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에 관해서 장문의 리뷰를 썼다는 것이다. 에반게리온은 그 내용 자체가 오타쿠에 관한 내용일 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둘러싼 팬덤 자체가 거대한 오타쿠 문화를 형성한 그야말로 오타쿠를 위한, 오타쿠에 의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오타쿠를 비판하는 자가 오타쿠 문화의 핵심에 관한 리뷰를 썼다?

이 정도 내용으로 정성을 들여 쓸 정도면 이미 오타쿠의 반열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싶다. 본인의 과거에 대한 자아비판적 성격으로 본 챕터를 집필한 것인지, 혹은 본인이 생각하기에 본인은 어디까지나 애호가이며 매니아일뿐 오타쿠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오타쿠가 아닌 내가 보기에, 오타쿠에 대한 오타쿠적 비난 자체가 오히려 더 역겹게 느껴지지만. 만약 착함이라는 항목에 겸손함이 포함된다면 그러한 덕목에 대해서도 저자본인 스스로가 성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을 내려보기를 감히 권한다.

 

 

철학과 윤리를 논하는 '논리적인' 책은 거의 읽지 않은 나로서는 그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는 책이 몇 권 되지 않는다. 다만 최근에 읽은 기억나는 책이라곤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와 (조금 확대하자면) 만들어진 신정도일 것이다. 비교 대상이 너무 불공평하게 느껴지는가? 각자 자기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내공을 쌓은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이 불공평한가? 똑같은 한 권의 책을 두고 읽어야 하는 독자의 관점에서는 지극히 평등하다고 생각된다. 모기룡 씨는 분명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은 분명하지만 자기 논리에 있어서 불필요한 부연설명이 너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정작 본인의 핵심 메시지도 놓치는 우를 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은 저자의 주장만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여러 부분에서 이도 저도 아닌 방어논리가 불쑥 불쑥 튀어나와서 정작 저자의 논지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편이다. 이는 인터넷 글쓰기, 블로그 포스팅 성격에 가깝다고 봐야할 것 같다. 만약 저자가 덕윤리의 가치에 대해서 주장하고 싶다면 끝까지 밀어부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런데, 자기 소신이 필요한 곳에서는 한없이 움츠러들면서 (마치 악성 댓글에 미리 쉴드를 치듯이) 정작 자기 소신이 불필요한 곳에서는 과잉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소신과 내공이 300페이지가 넘는 책에서 일관적으로 펼쳐 나가기에는 아직 미흡하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덕윤리는 A라는 점에서 훌륭하다. 물론 B도 나름 괜찮은 부분이 있다.덕윤리는 B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덕윤리는 A 뿐만 아니라 B도 포함하기에 매우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내게는 이런 황희 정승같은 논리가 비겁하게만 느껴진다.

 

나의 최종 결론은 다음과 같다.

 

나는 좌뇌형 인간이며, 감성보다 이성을 중시한다.

나는 의무론적이며 공리주의적 사고를 중시한다.

따라서 나는 의무론과 공리주의적 관점에 기반한 '선함'을 추구하겠다.

그러므로, 나는 덕윤리가 논하는 선함에 대해서는 굳이 관심 갖지는 않겠다.

 

 

p.s. 베스트셀러 넛지(Nudge)’의 공동 저자인 Cass.R.Sunstein은 시카고대학 로스쿨 교수로서 주로 마이너리티의 중요성, 사회 통합의 의미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람 심리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며 왔지만, 그의 기본 뿌리는 어디까지나 법률이며 법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책에서는 계속해서 심리학자 선스테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통섭의 관점에서 혹은 선스테인이 심리학 저널에도 논문을 발표했기 때문에 심리학자라고 칭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기본 뿌리는 법학자라는 것을 밝히고 싶다(뭐 선스테인 본인이 나 심리학자요라고 말했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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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유명해진 딥 쓰로트(Deep Throat)’란 자기가 몸담았던 조직의 치부를 드러내는 양심선언을 통해 뒤늦게나마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외부인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내부 고발자를 뜻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금융계 실상을 고발하는 딥 쓰로트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조진환 씨는 금융회사에서 재무 컨설턴트로 종사해왔으나, 회사의 단기 이윤 창출을 위한 상품 판매에만 몰두하는 금융 업계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나아가 초등학생 아들을 둔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고자순수한 머니 코치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이력을 둔 저자가 자녀를 위한 진정한 경제교육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핵심

돈은 쉽게 물려줄 수 있다. 그러나 쉽게 물려 받은 돈은 쉽게 사라질 수 있다. 심지어 부모 세대에서 쉽게 번 돈은 자녀에게 물려지기도 전에 금방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록 쉽게 물려줄 수는 없지만 일단 경제습관이 상속되면 이는 부모가 세상을 떠나고 자녀가 노후를 맞이하는 시점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의 구성

책은 크게 5가지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현재 금융권에서 진행되는 경제 교육에 대해서 내부 고발하면서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한 경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당위성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2장은 이 책의 핵심으로서 아이에게 반드시 남겨줘야 할 8가지 경제습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협상은 과감하게, 계약은 신중하게

금융도 상품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성공한 사람들은 투자가 아니라 본업으로 돈을 벌었다

투자를 하려면 무조건 3원칙을 따르라

인생계획은 항상 돈 계획과 함께 세워라

좋은 빚이란 없다

보험은 재테크가 아니라 위험에 대한 비용이다

아이의 노후보다는 꿈과 미래가 먼저다

 

3장에서는 아이들이 가장 널리 배우는 용돈기입장의 무용론을 설명하고 대신 3개의 통장을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 말한다. 자녀가 아니라 부모를 위한 4장에서는 성인의 관점에서 필요한 경제 관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모든 생활 습관이나 가치관과 마찬가지로 경제습관 역시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책을 마무리한다.

 

 

책의 주요 독자

책의 키워드가 상속인만큼 이 책의 메인 타겟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아이가 없으며 당장 갖게 되더라도 적어도 6-7년 뒤에야 에 대해서 대화가 될 것이기 때문에 다소 섣부른 독자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 자신도 한 명의 경제 주체이며 부모이기 이전에 자녀이기 때문에 우선 내가 지닌 경제 습관을 돌아보고 고쳐나가기 위한 점에서 이 책은 나와 같이 자녀가 없는 사람이나 심지어 대학생에게도 의의가 있을 것이다.

 

 

책의 의의

세세한 경제 지식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 경제일간지를 3개월만 정독하면 주식이 어떻고 환율이 어떻고 수출이 어떻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제을 알고 싶다면 경제학원론 책을 들여다보면 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상식이 머리 속에 얼마나 들어 있느냐가 아니라 평상시에 세상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바라보고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느냐는 점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왜 그러한 경제적 사고를 지녀야만 하는지, 어떻게 하면 경제 지식이 아니라 경제 습관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근본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경제학교육과 경제학습의 차이를 정의하는 부분이다. ‘경제 교육이라고 하면 학교에서 미시와 거시, 각종 그래프를 통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배우는 경제학 교육을 생각하기 쉽지만 극히 일부의 학계나 업계 종사자를 제외하면 이는 불필요한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보다는 실제 생활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기 위한 경제 학습이 중요시되어야 하며 이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와 실습을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되어야만 하는 지혜일 것이다.

 

 

새 정부의 장관 지명 후보자들 중에서 지명 바로 전/후에 부모로부터 물려 받거나 자녀에게 물려준 재산의 증여세를 뒤늦게 납부하여 논란이 된 인물들이 몇 있다. 또한 최근 L그룹 계열 오너가 자녀 및 손자에게 수백억 원 대의 불법 증여를 안겨주어 비난을 받고 있다. 당장 줄어든 2013년 연말정산 결과를 두고 멘붕에 빠진 우리네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행태에 분노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자녀들은 이러한 세상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둥을 세워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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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재미있게 읽은 책을 꼽자면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한빛비즈)가 순위에 들어있다

두 명의 KDI 연구원이 공동 집필한 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문학/신화/공연/예술 등의 다양한 인문 분야 이면에 숨어 있는 경제학적 관점을 논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통섭과 융합이 유행이 되기 시작하면서, 경제학과 인문학이라는 전혀 별개의 영역으로 보이지만 사실 우리네 삶이라는 공통 분모 속에서 두 이질적 분야를 하나로 재해석한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를 읽고 간략히 느낌을 적어 둔 적이 있는데 (http://eugenepark.tistory.com/202) 마지막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마무리를 했었다.

 

이 책에서 제시된 모든 개념들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들 + 누락된 개념들 중에서 중요한 것들을 선정해서 <네티즌의 경제학 서재(가제)>와 같은 책을 만들면 어떨까? 영화를 주제로만 해도 무수히 많은 사례가 나올 수 있을 텐데. Dark Knight’에서의 게임 이론, ‘철의 여인’에서 드러난 영국의 경제위기 등등……

 

그런데, 나의 그런 바램은 이미 <경향신문>의 박병률 기자가 3년 전부터 영화 속에 숨은 경제라는 이름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고, 드디어 그 중의 일부를 새롭게 엮어 책으로 출간하였다. 바로 경제학자의 영화관이 그 책이다. 경제부 기자를 지내고 현재는 세종시에서 경제부처 출입기자로 활동 중인 박병률 기자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영화라는 대중 미디어를 통해서 경제 상식과 함께 경제학자의 프레임을 알려주고자 본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크게 5개의 챕터 속 35편의 영화로 구성된 이 책은 경제와 경제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두려움 없이 쉽게 읽힐 수 있게 쓰여졌다.


1장 영화 속 경제 원리는 영화의 줄거리가 곧 경제학에서 말하는 이론(예를 들어 경제학 교과서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희소성의 개념부터, 절대우위 vs 비교우위, 가격 차별성 등)을 논한다. 2장 영화 속 경제심리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합리성 또는 제한된 합리성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3장 영화 속 경제사에서는, 자본주의 4.0에 이르는 과정, 화폐의 시작, 대공황의 여파, 주식 버블과 붕괴 등 역사적/경제적 사건이 배경이 되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4장 영화 속 현실경제에서는 경제 이론/심리/역사를 바탕으로 영화 속에 묘사되는 현실과 경제적 가치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 5장 영화 속 경제지표에서는 한발짝 물러나서 영화 속 인물, 시대, 사건 등을 경제학적인 지표(예를 들어 GDP, 엥겔지수, 고용통계 등)로 설명하면서 신문의 경제면에 나오는 각종 숫자가 결국 우리 삶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각 영화의 마지막에는 ‘B컷 경제이야기 1~2장 정도 덧붙여 있다. 본문에서 다룬 개념을 바탕으로 더 상세한 이야기를 하거나, 곁가지에 해당하는 가십성 이야기를 던짐으로써 독자에게 흥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마 정식 지면 기사에서는 다루지 못한 뒷이야기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부분은 책 본문과는 별개로 소소한 재미를 주고 있다.

 

 

책의 전체적인 인상은 흥미로웠다. 어렵게 느껴지는 경제상식을 영화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영화의 해석은 지나치게 자의적인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해야 할까? 많은 영화 평론이 원작자(감독/시나리오 작가)의 의도를 넘어서서 해석하는 것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이 책에서도 일부 그런 부분이 보였다. 그런데, 그런 부분도 읽다보면 어느 샌가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는데? 어쩌면 감독과 작가가 경제학적인 배경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들었을지도 몰라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이 책의 핵심 주제대로 경제()이란 결국 현실에서 뗄 수 없으며, 영화는 현실을 묘사하고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결국 영화의 흐름은 경제()적으로 거의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는 보다 직접적인 이유로 기자라는 저자의 핵심 역량이 작용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글을 설득력 있고 맛깔 나게 썼다는 말이다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경제학 박사가 이러한 책을 썼다면 아무래도 훨씬 이론적이면서 딱딱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물론 교수님들 중에서도 글을 재미있게 잘 쓰는 분들이 있지만 (예를 들어, 정재승 교수나 최재천 교수의 글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안타깝게도 대중적으로 재미있게 글을 잘 쓰는 경제학 교수는 적어도 내 짧은 식견으로는 아는 바가 없다 (, 경제학은 최소의 자원으로 최대의 가치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경제학자의 글쓰기 역시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미덕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이와 관련하여 서문에서 저자는 말한다.

저는 경제학자만큼은 경제를 모릅니다. 하지만 영화평론가보다는 조금 더 압니다.

저는 영화평론가만큼은 영화를 모릅니다. 하지만 경제 학자보다는 조금 더 압니다.”

 

통섭과 융합은 모든 분야에서의 전문 지식보다는 오히려 얕지만 넓게 아는 지식이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취미로 영화를 즐기며, 직업적으로 경제를 다루는 사람이, 글쓰기라는 역량을 발휘해서 만든 이 책은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와 본 책을 이어 이러한 성격의 책이 계속 시리즈로 출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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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렇고 그런 경영 (이론)에 관한 책인가? 아이러니하지만 지루하게도 파괴와 혁신이라니.

 

C. Christensen이 주창한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이 주목을 받은 뒤로 파괴와 혁신 없이는 경영학에서 논하는 그 어떤 성공 사례도 설명하기 어렵게 되었다. 특히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기술 변화로 인해 경쟁 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21세기에서 파괴와 혁신이라는 말은 너무나 당연한 표현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뒷표지를 보고는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죽은 경영학자들에게 살아있는 아이디어는 없다

 



도발적이면서 선언적인 문구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소위 말하는 경영 구루 Guru에 대해서 논할 자격도 없는 나이지만, 뻔하디 뻔한 경영학 이론에 대해서 어느 정도 반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사상을 죽은 아이디어라고 말하는 이 책은 과연 무슨 내용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게다가 책 서문 앞에서 언급된 경제학은 현상을 분석하지만 경영학은 생존을 위해 진화한다

라는 또 다른 도발적인 문구는, 왜 이 책이 거의 20년 전에 인기를 끌었던 경제학 관련 책 제목과 유사한 카피를 말하는지에 대한 답을 내려주고 있다. 경제학을 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겠지만, 경제학에 비해 더욱 진화가 절실한 경영학이야말로 죽은 아이디어가 발 디딜 틈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 지금껏 당신이 알던 경영학은 죽었다 2) 창조와 혁신에 대한 오해와 진실 3) 권한과 통제의 두 축을 장악하라 4) 기업을 성장시키는 하이퍼포머의 조건. 각 장마다 5개의 절로 구성되어서 총 20개의 '비상식적인' 21세기의 '상식'을 논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모든 절이 비슷한 흐름을 지니고 있다.

우선 살아 있다고 알고 있는 경영 이론을 소개하고, 그 이론이 지닌 한계와 문제점을 진단한다.

그리고 나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상식의 경영 이론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반복적인 공통 구조는 어떤 독자에게든 장점이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경영이론에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독자라면, 본인이 알고 있던 이론이 지닌 한계와 함께 새로운 대안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경영 이론 자체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 절에서 기존 이론과 새 이론을 모두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개의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모두 접하게 되어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도발적인 아이디어는 분명 21세기에 필요한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오래된 아이디어가 반드시 잘못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네모를 그릴 필요도, 때로는 세모를 그릴 필요도 있는 것이 진짜 경영이고, 어떤 도형을 택할 것인지는 경영 환경이 아니라 사람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가지 이론을 모두 알게 되는 것은 오히려 득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동아 비즈니스 리뷰의 편집장이자 국제경영학 박사라는 저자의 이력에 맞게 풍부한 참고문헌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 학술서적이 아닌 이상에야 국내 저서에서 참고문헌 자체를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인데, 최신 논문을 비롯한 100개가 넘는 참고문헌을 통해서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위한 교량 역할에 충실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논하는 20개의 아이디어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그렇지만, 경영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 언급된 20개의 未生아이디어가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완전히 살아있는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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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people),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는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

- 아브라함 링컨, 게티스버그 연설(1863) 

 

150년이 지난 오늘날, 저 말이 유효하다고 믿는 대한민국 국민은 얼마나 있을까? 오히려 국민을 등진(against people) 정치가 보편화되어 있다고 믿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국민의 정부에서 경제 멘토로, 참여 정부에서 경제 과외교사로 활약한 저자 최용식 씨는 이제 더 이상 이런 불행한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대통령을 위한 경제학(최용식 / 한빛비즈 을 집필했다. 비록 책 제목은 대통령을 위한것이지만,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반 국민을 위한 책이라고 한다. 국민 개개인이 경제 현황과 전망에 대해 똑바로 직시하고 있어야, 그에 합당하는 정치인을 키워내고, 그렇게 선출된 대통령과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세울 수 있고, 다시금 국민을 위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책은 서문에서부터 작심하고 강하게 나간다. 비단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복지 문제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하고 있다. ‘복지만능주의에 대해 비판하면서, 성장을 해야 복지가 가능한 구조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잠깐! 저자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간접적이나마 몸을 담은 경력이 있지 않은가? 지난 두 정부는 복지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지 않았던가? 저자의 입장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최근 일련의 복지주의가 수용 가능한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과도해진 것이라고 보는 것일까? 어찌되었든 저자의 주장은 책 전반에 걸쳐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복지와 성장으로 대표되는 일련의 경제 이슈는 그만큼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고, 2012년 대한민국 사회가 분열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복지는 목적이지 수단이 아니며, 성장이라는 수단의 뒷받침을 받아야 한다고.

복지를 통해서 성장을 이룬다는 것은 수많은 해외 사례를 통해서 불가능한 것이라고 입증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진정한 대안은 민영화, 개방화, 규제완화로 요약되는 신자유주의 정책이라고 이야기한다. 복지를 위해서는 새로운 집행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신의 직장은 국가 경쟁력을 좀먹는 역할을 할 뿐이라며 국가 주도의 복지 우선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보편적 복지가 재정부담과 함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기관, 공공사업, 복지정책에 대해 반대 의견을 펼치는 저자의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이 갔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대로 신자유주의의 전면 도입 역시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다. 대다수의 정책이 빛과 그림자를 가지고 있듯이 신자유주의는 효율화라는 긍정적인 부분을 가져올 수 있지만 소외되는 집단을 만드는 폐해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쟁은 책 한 권으로 정리될 수준의 문제는 절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념적 가치가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는 언론과 정부에서 주장하는 것만큼 암울하고 비관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다.위기설의 근원지는 대부분 정부에서 나왔는데, 이는 사실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서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외부 환경만큼 좋은 핑계거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한국이 더 크게 발전하기 위해서 지금만큼 좋은 기회가 없으며, 이 기회를 잘 잡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 경제가 절대 부정적인 상황에 직면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국민들이 자부심과 희망적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성장이 먼저든 분배가 먼저든 무엇이 중요하랴? 허리띠 졸라매고 키운 다음에 나눠먹든, 일단 주어진 것을 나눠먹고 힘을 내서 덩치를 더 키우든 간에 정말 중요한 것은 “내일 먹을 것이 있다라는 사실 자체를 자각하는 것이 희망을 잃은 오늘날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선거가 몇 일 남지 않았다.

어느 쪽이 웃고 어느 쪽이 씁쓸해하던 간에 그들에게는 고작 5년의 권력이 주어질 뿐이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5년은 한국 경제에게 회복 불가능한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던 노키아가 5년 사이에 부도 가능성 55% 취급을 받으며 이토록 몰락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그리고 국민을 위해 50년 뒤를 내다보는 경제 정책을 펼치는 대통령을 가져볼 때도 되지 않았는가, 똑똑한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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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잡아다 줄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어라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한빛비즈의 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는 한 수 더 뜬다.

고기 잡아오라고 시키진 않겠다. 맛있는 고기와 상한 고기를 구분할 줄 알기만 해라.’라고 말한다.

 

 

이 책은, 회계사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에게 회계의 중요성을 알려주면서 어떻게 회계 정보를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마케팅은 너무나 중요해서 마케터에게만 맡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의 관점에서 이를 변주하자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회계는 너무나 중요해서 마케터도 알아야만 한다라고.

 

회계의 본질은 의사결정이다.

이 책은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유용한 판단 도구가 될 수 있는 각종 회계 정보를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경영의 언어인 회계를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마치 영문학을 공부하려면 영어를 공부하고, App을 만들려면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이 책은 복잡한 회계 계산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회계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풍부한 사례로 쉽게 쓰여진 책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다뤄야 할 것들은 다 다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알아야만 하는 회계를 설명하는 이 책의 진가는 다양한 사례에 있다.

연예, 소설, 스포츠, 만화, 미드, 영화 등 다양한 주변 사례를 통해 회계의 A to Z를 설명해주고 있다. 잉글랜드의 축구팀에 속한 이청용과 박주영 선수가 현재 놓인 위치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는 원가가 얼마인지? 유튜브 조회수 8억건을 넘긴 싸이는 2012 11월 현재 얼마만큼의 돈을 벌었는지?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스마트폰, 애니메이션 말고도 무엇을 만들었는지? 등등 일상 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쉬운 사례를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계를 먹기 좋게 잘 떠주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한빛비즈의 지금 당장시리즈로 나온 제목이지만 부제를 감히 달자면, 회계학자의 대중문화 읽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꼼꼼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매사에 덤벙덤벙하던 20살 청년은 전공 필수라는 회계 과목이 무척 싫었다.

딴에는 열심히 계산해서 차변과 대변을 맞췄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가서 보니 몇 십억이 오가는 계산 속에서 단돈 50원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까짓 50원쯤! 내 돈 보태드릴게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찌되었건 교수님은 100점짜리 문제에서 단 20점 밖에 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하셨다. 애당초 불가능한 흥정을 끝으로 그 청년 인생에서 회계 계정은 마감되었다. 강산이 변한 세월이 흐르고 우연히 회계와 관련된 책을 다시 접하게 되었다. 결코 쉽게 읽을 수 없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술술술 책을 다 읽고 나서 청년은 생각했다.

, 이 책을 대학 때 보았더라면 그깟 '50' 때문에 울지 않았을 텐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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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Smart?
Dorothy Leonard와 Walter Swap이 제기한 딥 스마트라는 개념은,

탁월한 의사 결정은 두뇌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성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두 가지가 조화된 ‘심오한 지혜’라는 것이다.

-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글을 정리한 포스팅 http://hrlab.co.kr/40015502451

 

이 책 Deep Smart는 바로 그런 점에서 출발하였다.

진정한 리더, 현명한 리더는 책상머리에서 쌓은 지식 Book Smart만으로도 될 수 없고, 야전 경험 Street Smart만으로도 될 수 없다고 한다. 서로 다른 종류의 지식과 경험이 한데 어우러지는 21세기형 인재가 되기 위한 방안을 이 책은 다루고 있다.


대한민국 IT벤쳐 게의 멘토 이정규 씨가 저술한 “딥 스마트”는

사실 ZDnet의 <구결 경영> 칼럼에 기고한 글 중에서 5개의 파트와 각 파트 별 10개씩 총 50편의 글을 엮어서 만든 책이다.

구결 경영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list.asp?column=0130

 

 

이렇게 기존에 나온 글을 엮어서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것은 셋 중의 하나이다.


첫 번째는 단편으로 쓴 글을 마구잡이로 모아놨더니 그 자체가 또 의미 있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소설집은 하나 하나가 재미 있지만, 모아놓으면 또 나름의 스토리를 가진 것처럼 읽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은 경우 이렇게 성공적이기 어렵지 않나 싶다.  마구잡이로 모아놨더니,

마치 스트라이커만 11명 모아놓은 축구팀마냥 모으고 보면 별 느낌이 오지 않는 경우가 두 번째이다. - 사보기에 아깝다! -

(그나마 골키퍼만 11명 모아놓은 팀보다는 성적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는, 나름의 분류와 정렬 체계 속에서 일관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경우이다.

저자가 처음 단편을 쓸 때부터 하나의 책으로 기획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그만큼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일관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딥 스마트는 바로 세 번째와 같은 책이다.

 

1. 관계가 미래를 결정한다
2. 조직으로 실현하라
3. 비즈니스의 판단기준을 만들어라
4. 전문역량을 계발하라
5. 생각을 최적화하라

 

특히 인상적인 부분이 두 곳에 있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서두와 말미에 각각 있었다.

게다가 두 부분 모두 한 글자로 된 단어들에 대한 저자만의 풀이였으며, 말장난같이 들리지만 그 의미는 크게 다가왔다.


챕터 01 실시간으로 업이 쌓인다. 에서,

저자는 “웹 Web”에 우리가 남기는 디지털 흔적이 곧 자기 자신에 대한 “업 業”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한다.

즉, 웹=업이라는 주장이다. 스마트한 사람이 되기 전에, 훌륭한 리더가 되기 전에, 또는 갓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중요한 것은 관계이며, 특히 SNS 시대에서는 웹에 남은 자신의 흔적이 곧 자기 자신의 업이 되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업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잘난 사람이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라, 특히 SNS와 같은 공간에서는.

 

 

챕터 50+1 당신은 지금 딥 스마트의 출발선에 있는가?

에서, 저자는 성공의 비결 – 소위 말하는 Key Success Factor는 – 1%의 운이 결정적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이는 99%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노력은 “공”이다.

즉, 1%의 “운”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99%의 “공 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한다.

‘집에 곰이 침입했을 때 내보내는 방법은?’ 이라는 조크가 어릴 때 유행이었다.
해답은 간단하다, “곰” 글자를 뒤집으면 “문”이 되니까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을 좌우하는 “운”도 그 해답은 가까이에 있다. 뒤집어 보면 “공”이 된다. 운=공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출처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view.asp?artice_id=20110603095900

 

 

모처럼 자상한 멘토를 책을 통해서 만났다.

부하 직원이 회사를 옮기면, 옮길 회사의 상사를 직접 만나서 잘 부탁한다는 그런 상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정규 씨는 그런 분이다. 떠나간 사람조차 아끼고 돌봐주는 그런 사람이라면, 허튼 소리를 쉽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는 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답게, 많은 사례와 비유를 IT를 통해서 풀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IT 분야 종사자라면 더욱 쉽고 재미있게 읽힐 것 같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영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적합한 책이다.

Deep Smart라는 것은 IT분야에서만 요구하는 인재상이 아니라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반부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업무 툴과 사례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비록 뒤로 갈수록 지나치게 세세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또한 리더 혹은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만 읽어야 할 책이 아닐 수 있다. 이제 막 출근하기 시작한, 혹은 출근을 앞두고 있는 신입사원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가르침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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