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이태리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또 어딘가로 떠날 예정입니다.

비정기적인 고정 방문객이건, 정기적인(1회) 비고정 방문객이건 간에
여기까지 와주신 점에 깊은 감사말씀드리며
향후에도 종종 개인적인 낙서는 지속될 것 같지만 그 빈도는 짐작하기 어렵네요.


이태리 여행의 목표는, 주인 없는 San Siro 를 구경하는 것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으나
여행에서 얻은 점 중 하나는 "이자가 중요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종종 즐겨찾는 Buckshot 님의 Read & lead 의 최근 포스팅 "복리, 알고리즘" 에서
개인간, 그룹간 차이를 발생시키는 것은 꾸준함을 동반하는 일종의 복리다. 라고 하였지요.
제가 이태리의, Venice Verona Milano 를 돌아보면서 느낀 것 역시 "복리"였습니다.

2000 여 년전, 500 여 년전, 100 여 년전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어마어마한 은행 예금을 끼고 앉아서 
거기서 발생하는 이자만으로도 이런 삶을 누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15분의 최후의 만찬 관람을 위해서 한국에서 미친듯이 클릭질해서 겨우 예매하거나,
좁아터진 좌석에 낑겨앉아 세계 최대의 야외 오페라를 즐기라고 강요하는 Arena di Verona 도,
소매치기와 잡상인이 들끓고, 외국인한테 언제라도 바가지 씌울 준비가 되어 있는 시장도,

그 모든 것이 로마제국과 그 후예들이, 지금의 후손들에게 물려준 복리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독한 담배나 피고, 설탕을 들이부어도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한국 못지 않은 다혈질을 지녔어도
세계적으로 (나름) 큰소리치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오랜 역사에서 물려져 내려온 은행 예금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거기서 발생하는 이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얼토당토 않게, 그래서 문화의 힘이 중요하다. 라는 결론을 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사회의, 집단의, 국가의 미래를 논하기에 앞서
저 개인적이나마 '은행 예금'을 쌓아두고자 잠시 어딘가로 떠나보겠습니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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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DA에서 발행한,

유럽에서 바라보는 미래인터넷 (Future Internet 2020 재구성) 브리핑 보고서 (링크)
    - 저 :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분석팀 + 한국정보보호진흥원 u-IT 서비스보호팀



미국의 PEW INTERNET & AMERICAN LIFE PROJECT 에서 작년 말에
2020년 인터넷의 미래를 전망한  ‘The Future of the Internet Ⅲ’를 발표한 바 있는데 (관련포스팅)

이번에는 유럽에서 바라본 2020년의 인터넷 미래상을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시나리오 기반으로 묘사한 보고서이다. (원문링크)


차세대 인터넷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EU 측의
미래 전략을 조금이나마 살펴볼 수 있을 듯-


*) 관련 링크
www.future-internet.eu

EU 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연구가 정리되어 있다.
Towards the Future Internet - A European Research Perspective (책 보기)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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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그 자체이자, MTV 그 자체인 MJ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에 수많은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가족에게서는 사인 자체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으며

바보 마이클잭슨, 서거 이후 사건사고 정리 (링크)


한편에서는  분향소도 설치도 되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일 언론"한국네티즌,마이클 분향소설치?" (링크)


고인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전세계를 뒤덮은 가운데,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보았다.

NYT : After Jackson, Fame May Never Be the Same (기사)


요지는, MJ의 업적과 명성은 이제 더 이상 그 누구도 도달하거나 넘 볼 수 없는 것이 되었다라는 말.

MJ는 MTV라는 네트워크의 독재자이자 독점상품이 되면서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고
- 1) 그가 이룩한 앨범 판매량의 관점에서 오늘날 필적하기란 아예 불가능하고
- 2) 설령 앨범판매량을 따라온다하더라도, CULTURE로서의 MJ의 위상에는 결코 다가설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미디어가 분화되고, 콘텐츠가 다양화되면서
'그들 각자의 취향'을 지니게 되었기에, 과거처럼 하나의 통일된 취향을 지니는 것은 이제
실질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꼬리가 길어지면서(롱테일) 앞대가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는,
Mega - Ultra - Super Star의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세상에 살면서,
누구를 만났을 때, " Lady Gaga 아세요?"라고 물어봤을 때 상대방은 뭐라고 대답할까?



우리 시대 최후의 Icon 이자 President인 그를 위해서 분향소라도 차려할 판이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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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dge를 읽다가, 예전에 읽었던 자료가 생각나서 되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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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ia Knobloch-Westerwick and Jingbo Meng  가 쓴, 


Looking the Other Way

: Selective Exposure to Attitude-Consistent and Counterattitudinal Political Information 논문이

Communication Research  저널 Volume 36, Number 3 (June 2009) 에 게재되었다.

[ 논문 ABSTRACT : 링크 ]


논문 일부 요약


     평균 22세, 여학생 62%의 미국 대학생156명에게

1) 총기 규제, 2) 낙태, 3) 건강 보험, 4) 최저임금 이슈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고

6주 뒤, 가상의 온라인 잡지에서 위의 4개 주제에 관해 찬-반이 명확하게 갈리는 기사들을 제시한 뒤

피실험자들이 주로 어떤 기사를 읽는지 테스트한 결과


  +) 본인과 정치적 견해가 (진보 or 보수) 같은 기사의 클릭수가 더 높았으며,

  -) 본인과 정치적 견해가 반대 입장인 기사는 어쩌다 클릭하더라도 잠시 흝어보는 정도에 그침



연구를 주도한 Knobloch-Westerwick 교수는 


“같은 견해의 기사만 골라 읽으면 정치적 입장이 한쪽으로 더 쏠리게 되고 사회 양극화는 심해진다”며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선택권은 늘어나지만 실제로는 자기가 보고 싶은 기사만 읽고 있다”고 지적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정치 성향에 관한 연구는 사실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신문이 핵심 미디어일 때도, TV가 핵심일 때도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어왔으나

인터넷이 핵심으로 자리잡고 미디어의 영향력이 극대화되면서

수많은 정보의 저변에는 Herding, Cascade, 동조효과와 함께 양극화 현상이 더욱 강하게 발생하면서

내편 아니면 네편 식의 편가르기가 발생하는 것은...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일터.


知彼知己 百戰百殆 이랬더라-

자기들끼리 옳다구나 조회수올리고 추천하면서 박수쳐봐야, 편협한 시각만 더 편협해질 수 밖에....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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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Societies need Dissent" 의 저자 Cass Sustein  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나오자마자 사놓고
그동안 이래저래 정신 ㅇ벗어서 고이 모셔놨던 책 "넛지"



2/3 정도 읽었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내용 - 특히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의 정책입안자에게 - 으로 가득차 있다.


주의할 것이 있다.

놀라움과 우연한 발견이 사람들에게 재미와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이 주요 정보원이 된다는 사실은
그리 멋진 일만은 아닐 것이다.

가끔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배우는 것도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좋아할 수는 없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 중략 ......

설사 당신이 민주당 지지자로서 민주당을 옹호하는 책들을 좋아한다고 해도
공화당 지지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지 않은가?

공공심을 가진 선택 설계자들은 사람들에게 그들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선택하지 않았을 법한
방향으로 넛지를 가하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안다.

<넛지 P. 158~159 발췌>



Collaborative Filtering, Recommendation, Reputation 등
소위 Social Web 혹은 Web 2.0 에서 말하는 알고리즘의 기반은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로부터 추출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Netfilx에서 추천하는 영화를 보고
Amazon에서 "이 책을 구매한 사람들이 구매한 책"을 읽고
Daum에서 혹은 Naver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은 기사"를 읽는 행위, 아니면 아예,

조중동을 읽거나 혹은 경향신문, 한겨레신문을 읽고 MBC를 보는 저널리즘 소비 등

이미 필터링된 (추천) 컨텐츠, 언론을 소비하는 행위가 많아질수록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한쪽 편향으로 치우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본인은 이런 소비가 많아질수록 세상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편향된(biased) 세계에 대한 정보만 많아지고 있으며
우리 '편"에 속한 채 그 속에서 위안을 얻고, 서로 고개 끄덕이고 박수쳐주는 자위행위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은
이와 관련된 오래된 심리학 실험들을 굳이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우파건 좌파건에 관계없이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10 여 년 전, 막 세상에 대해 어렴풋이 알아가기 시작할 무렵
매일 아침 조선일보를 보는 동시에 매주 한겨레21을 구독하던 시절에
내가 바라보던 세상은 모든 것이 모순 천지였다.
똑같은 사태에 대해서 어쩜 이렇게 하는 이야기들이 다른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따라서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주자니 (머리 속에 들어있는) 반대편의 입장이 내 손을 끌어내리곤 했다.


그런 과정을 거침으로서 내가 균형잡히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라고 말하는 것은
물론 애시당초 있을 수도 없는 캐구라이지만

Sustein의 전작 제목처럼 "사회는 반대파가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고
여기서 말하는 사회(Societies)는 2인 이상이 모인 어떤 집단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마인드에도 똑같이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인 것은 자기(들)은 한쪽 극단으로 이미 치닫고 있으면서 상대편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 주제에
자기(들)은 사회적 소수이며 반대파(anti-Power)이기 때문에 "정치적" 당위성을 확보했다면서
저울의 양쪽 끝에 자리잡고 서로 으시대고 있다는 것이 2008년 그리고 2009년 대한민국의 불행 아닐까 싶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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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공짜 까페가 등장했다 !!!

- NYT 기사 : Making Honesty a Policy in Indonesia Cafes


인도네시아가 온갖 분야에서 부패로 썩고 있으니까,
사람들에게 정직함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기 위한 Anti부패 캠페인 차원에서 Honesty Cafes를 열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먹은 커피에 대해서 양심껏 돈을 내라- 라는, 
Caffeine-Free가 아니라 Cashier-Free 개념의 까페라고 한다.


제법 흥미로운 개념의 이 Honesty Cafes에 대해서
Predictably Irrational (번역본 :상식 밖의 경제학) 저자인 Dan Ariely 가 한 마디 던졌다.

- 링크 : Cashier-Free Honesty Cafes – Will They Work?


Dan은 이러한 Honesty Cafes는 구현되기 힘든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이런 "정직"까페에서도 사기(cheat)을 하기 때문에 원래 목적을 달성 못할 뿐만 아니라
더더더더욱 나쁜 것은, 이 까페가 Cheating (즉, 부패)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즉, 우리 속담에 "거짓말은 도둑놈 될 장본" 에 꼭 들어맞는 시츄에이숀인 것이다.


# 2.
 
공짜까페 기사를 보면서, 문득 얼마전 본 "후불제 공연"에 대한 기사가 생각났다.

[RADIOHEAD] 의 사례처럼, 디지털 콘텐츠의 자율 (후불) 가격제도는 알고 있었지만,
오프라인 문화산업에서도 이런 시도가 행해지는 줄은 몰랐기 때문에, 관심있게 봤었던 기사고
그 외에도 이미 10여년전부터 - 어쩌면 더 오래? - 이런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자유후불제 혹은 관람료후불제:  정해진 입장료가 따로 없고, 공연 관람 후 관객이 원하는만큼 지불하는 제도


오는 30일까지 신촌 아트레온에서 공연하는 해오른누리
자유후불제 방식을 채택

해오른누리 측에 따르면, "공연의 경제적 가치 책정을 관객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함으로서
관객스스로 공연관람수준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보다 앞서, 그룹 백두산의 최소리 씨와  (
"감동받은 만큼만 관람료 내세요" )
인천시립극단의 [봄날] 공연 혹은 컬트엔터테인먼트의 [새싹 발표회] 등에서 자유후불제를 채택한 바 있다.


자유후불제에 대한 변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는데
하나는 공연 수준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에서 나오는 당당함이고
다른 하나는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홍보 목적인 경우이다.

그런데, 수익을 기대한 전자의 경우에 대개 기대 이하의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 3.

공짜 까페와 공연 후불제

결국 둘 다 소비자의 양심(이란 말은 너무나 포괄적이지만)에 맡기는 행위로서,
좋게 보면 소비자 참여적인 행위지만, Dan Ariely 의 비판처럼 이는 오히려 해로운 전략일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새싹 발표회]의 경우처럼 애시당초 돈을 버는게 목적이 아니라면,
혹은  [Radiohead] 처럼 돈이 아쉬운게 아닌 Big Player 가 아니라면,

후불제 공연은 기대 수익 이하의 성과를 거둘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잘못된 방향으로 길들여서, 다음-다다음 공연에서조차, 혹은 아예 공연/문화 산업에 대해서
올바른 내지는 합당한 수준만큼 지불한다는 개념 자체를 공연 기획자 스스로가 빼앗아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PWYW:Pay What You Want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굳이 공연 후불제를 도입하면서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면,
공연이 끝나고 나가는 길에 자율 지불함을 마련해놓되 한쪽 구석에는

지금까지 저희 공연을 보신 분들께서는 평균 XXXXX 원을 내셨습니다.


라고 써놓는게 사람들의 (Super) EGO를 한번이라도 더 자극하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평균에 회귀하고 동화 (Conformity) 되고자 하는 마음을 생각해 본다면
실제 평균금액이 아니더라도, 그냥 얼추 원하는 가격으로 대충 써놓기만 해도 제법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4족.

... ...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공짜'로 준다면 당신은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자판기 커피값이라도 내겠습니까?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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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부슬 봄비를 지나 어느새 여름이다!


광화문글판 블로그 : http://blog.naver.com/kyobogulpan/140069447125 <스크린세이버 제공>


6월엔 UFO가 온다! 라고 외치면서 6월을 기대/회피했건만
어쨌건 6월의 중턱에 도달했고...
어쩌면 최근 몇 년간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치열한 6월을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하면서...

강남역 탐앤탐*에서 철야작업을 하기 위해 터벅터벅 걸어가는 중에
교보문고 강남점의 '광화문글판'이 여름판으로 변경된 사실을 알았다.

언제 보더라도 생동감이 느껴지는 광화문글판의 이번 버젼이,
지칠대로 지친 나에게 큰 위안이 된다...



"물고기"야 뛰어올라라. 한입에 낼름 삼켜주마!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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