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시간이 남아 교보문고를 방황하다가  "웹 인간론"이라는 책을 우연히 발견했다.
작년에 재미있게 읽었던 우메다 모치오의 '웹 진화론'과 뭔가 비스무리해서 살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 아저씨가 또 다시 낸 책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공동저자로 '히라노 게이치로'라는 이름이 떠억하니 박혀있는 것을 보자마자
히라노 게이치로가 책을 썼던 말야???  하고는,
바로 계산대로 달려가서 책을 사고 까페에 가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1.
두 사람이 16시간에 걸쳐 행한 대담을 정리한 형식이라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며
속에 담고 있는 내용 역시 그닥 무겁지 않고 슬렁슬렁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깊은 내용을 담고 있지도 않고, 전작인 '웹 진화론'에 비하면 시야도 한정되있다는 느낌이 들긴하지만
한 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대담이라는 것 자체가 양방향성을 띄고 있고
우메다 모치오 혼자서 떠들어댄 책이 아니라, 바로 "히라노 게이치로"가 그 대척점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두 사람의 걸어온 길이 다른 만큼, 대담의 방향 역시 상이하게 나타나는데
모치오 는 그야말로 웹 신봉자이며,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이 계속 살아남을 것이라는, 절대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게이치로는
       신세대라 하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이 남아있고 웹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Web (의 엔지니어링, 비즈니스, 기타 등)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관심가진 사람일수록
이 쉽고 간결하게 쓰여진 책을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우메다 모치오의 한없는 낙관주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히라노 게이치로의 비판적이고 비관적인 시각에서 해석해야 하지만 말이다.

2.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송"을 보면서, 젊은 사람(75년생)이 어떻게 이런 방대한 책을 쓸 수 있었을까....라고
감탄했었다. 이 책 서두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그 해답이 되었다.

'장송'을 집핍할 때에는 인터넷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지금 그 작품을 객관적으로 돌이켜보면
 정보의 양이라는 의미에서
그 나이, 그 기간에 그 정도의 소설을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장송'은 제게 뛰어난 재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존재했기 때문에 완성된 작품입니다.
물론 인터넷 상에는 유익한 정보나 믿을 만한 정보는 거의 없었습니다..... (ㅋㅋ)
어쩄든 작업의 효율성은 엄청나게 향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어봐야 하는 이유는, 게이치로 같이
Web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의 시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중심에만 매진할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은 어떻게 비판적으로 보고 있는가를 깨닫는 것이
히라노 게이치로를 통해 이 책이 줄 수 있는 51%의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3.  지난 연말에 읽었던 김영하 씨의 "퀴즈쇼"가 생각났다.
'퀴즈쇼'의 경우 90년대 PC통신 세대를 겨냥해서 작정하고 쓴,
오늘날 우리 시대의 얊팍한 인터넷 지X인 문화에 대해서 비판한 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었는데,
마치 '웹 인간론'은 퀴즈쇼의 일부를 대담형식으로 꾸며낸,

아니, 사실 그보다는
'퀴즈쇼'는 '웹 인간론'의 일부를 소설형식으로 꾸며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웹 상에서 보여지는 여러 행태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혹은 미국 등 나라를 초월해서 대부분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다.
그런 행태 자체를 모치오 처럼 긍정적으로 볼 것이냐, 게이치로/김영하 처럼 부정적으로 볼 것이냐는
종사업종, 디지털/아날로그에 따라 양분하면서 이해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더욱 발전된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사회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정리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 가볍게 쓰여진, non-IT인을 위한 대담집은  사실은 IT인부터 읽어야 하지 않을까?

목차 ===================================================================================================

[제1장] 웹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들

[제2장] 익명 사회의 서바이벌 전술

[제3장] 책, 아이팟, 구글 그리고 유튜브

▪ 표현자의 저작권 문제
  - '소유의 심리학'은 Web, Digital Economy 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mp3, divx를 CD, DVD에 구워놓고는 '소장용'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almost) 모든 것이 NW을 통해서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끌어올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해도
     여전히 사람들은 DVD, HDD에 파일로 소장하길 원할까?    

▪ 유튜브의 출현

   - web의 정보는 계속 축적되고, 앞을 향해서만 나아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지나간 정보를 거꾸로 올라가서 검색하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렇게 축적된 정보 속에서 알짜배기가 있을 수 있을텐데
      그런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 구글은 ‘세계정부’인가
▪ 통과의례로서의 <스타워즈>
▪ 다크사이드와의 대결

  - Superstar Economy는 과연 惡 인가?
    Web BIZ를 한다는 사람들은, 롱테일을 추구하고 Head가 되는 것 자체가 악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뭘까?
    항상 Diversity, Tail 을 지향하기 때문에 그렇다기 보다는 그 자체가 Minor 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그 내부에서의 최선책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 아닐까?

  - 한편으로는...
      Web 이 발전하고, Ubiquitous 되고, 사회가 분화될 수록 분명 예전과 같은 Superstar, Megahit는 나올 수 없을터.
     그렇다면, "성공" 혹은 "성장"의 잣대를 무엇으로 봐야 할 것인가?
     "매년 7% 성장" 이라는게 미래에도 과연 가능한 일일까?
      왜 항상 성장해야 하는가?   왜 당해년도 경영계획은 전년도보다 up되어야만 하는가?
      경영학을 조금이나마 공부했다는 놈이 이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일지 모르지만, 정말 모르겠다.
      특히나 IT, 미디어 업계에서는 정체/감소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미 발생했기에,
      결국 중요한건 '신성장 동력'이 될 수 밖에 없을테고
      그런 점에서 head를 추구하기 보다는 차리라 수 많은 tail을 펼치는게 더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 실리콘밸리의 공동체 의식
▪ 오픈소스 사상이란?

[제4장] 인간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웹 인간론 상세보기
우메다 모치오 지음 | 넥서스 BIZ 펴냄
『웹 진화론』의 시즌 2! 웹과 인간에 대한 의미 있는 토론의 현장! 『웹 진화론』을 통해 '웹 2.0'이라는 새 깃발 아래 웹 사이트가 우리 생활과 비즈니스 질서를 얼마나 근본적으로 뒤바꾸고 있는지, 인터넷 세계의 최전선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려주었던 우메다 모치오. 그가 이번에는 신세대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와 특별한 토론을 펼치며 변화의 본질과 미래에 관하여 통찰력 있는 의견을 주고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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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방법, ~~하는 비결 따위의 책은 대부분 가당치도 않은 것들이라 생각해왔다.
일요일 오후 교보문고를 한가로이 거닐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것은
'책을 읽는 방법'이라는 또 하나의 가당치도 않은 책이었지만
동시에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귀퉁이에 자리잡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사진이었다!

가당치도 않은 책 제목이었지만
히라노 라는 브랜드 하나를 믿고, 나아가 "프로 독서가의 기업비밀"이라는 귀여운 카피에 혹해서
냉큼 사서, 언제나 그렇듯이 탐앤탐스에 자리 깔고 앉아서 단숨에 해치워버렸다.

우메다 모치오와 함께 쓴, '웹인간론'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히라노 게이치로는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한 젊은이이기에 앞서
한명의 작가로서, 정보를 접하고 처리하고 활용하는 현대인들의 패턴에 대해서
다소 못마땅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었다.

동일선상에서, 본 책을 통해서
속독에 매진하고, '책'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단순한 실용 서적만을 탐닉하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독서가 무엇인가를
'감히' 이야기해주고자 본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젊은 작가의 치기 어린 주장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시대의 독서 수준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책이라고 할까?

책은 크게 3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기초편 / 테크닉편 / 실천편.
이런 구성 자체가 어찌보면 아이러니하면서도 이 책의 본질을 뜻한다고 볼 수 있는게
기초/테크닉/실전 으로 나뉘어진 구성은
그야말로 '~~하는 방법'이라는 "실용" 서적에 120% 걸맞는 구성이 아닌가 싶다.

고백하건대, 나 자신부터가 속도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독서를 해오고 있었다.
책을 한권 붙들고는, '음... 앞으로 3시간, 11시까지 다 읽어야지' 하는 주문을 외우며
책을 펼치기 시작하니... 어찌 끝까지 똑같은 주의를 기울이며 볼 수 있었을까-
대부분의 책이 용두사미 꼴로 뒷부분에는 대충대충 읽으며 책장을 덮고는 '아 다읽었다!'라고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 최근 내 독서 패턴이었으니, 나야말로 속독 매니아였고
나와 책, 나와 저자와의 대화를 스스로 포기한 채
저자의 목소리가 아닌, 내 생각을 책을 통해서 듣고 싶어하는 아집과 폐쇄적 독서가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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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양이 늘어나면서 처리 불가 상황이 되자, '평판이 좋은 베스트셀러나 읽어볼까'하고 생각하게 된다.

- 문제는 Sales Volume, Reputation에 기반한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결국 대부분
   그 나물에 그 밥 수준이라는 것일수도 있다.
   주로 1% 혹은 20, 30을 위한 주식,펀드,부동산 등 재테크에 관한 책이거나
   혹은 마**로 같이 정체도, 가치도 알 수 없는 책이 상위권을 항상 차지하고 있거나,
   그도 아니면 노태우시절에 나온 상실의 시대가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거 보면 그냥 재미있을 따름이다.

한달에 책을 백권 읽었다느니 천 권 읽었다느니 자랑하는 사람들은,
라면 가게에서 개최하는 빨리 먹기 대회에서 십오 분 동안 다섯그릇을 먹었다고 자랑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 히라노의 본심이 들어있는 대목이다. 라면 빨리 먹기 대회라니! 사실 살짝 뜨끔했다-
   분명히, 책 중에서는 공장에서 찍어내고는 독자들이 인스탄트로 끓여먹으면서도
   신라면 판매량만큼이나 팔리길 바라는 책들도 있다.
   다음 구절과도 대비되지만, 와인같은 책들과 라면같은 책은 사실은 타겟층도, 집필의도 자체가 다른,
   그야말로 다른 시장에 존재하는 상품들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경제,경영,처세,실용서적 읽기가 취미"라는 사람들이 주위에 이다지도 많을 줄은 몰랐다...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을 20년 동안 집필했다고 하면서,
그것은 최상의 보르도를 단숨에 마셔버리는 것과 같은 부끄럽고 천박한 짓이 아닐까?
- 히라노의 말처럼, 20년 동안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모든 책은 나름대로의 저자의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 고민하고 쓴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어떤 책들이 후자이느냐...에 대해서 히라노도 나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싶진 않지만
   내가 알고 있던 히라노와 그의 '슬로리딩'을 통해서 유추하는 바로는,
   원샷하는 맥주 같은 책 따위에 대해서는 알 바 없지만,
   최상급 와인과도 같은 책들에 대해서만큼은 Slow Slow Slow 마셔라.라고 주문하고 있다.

테크닉편에서의 몇 가지 팁을 소개하자면,
■ 조사, 조동사에 주의하라
■ 사전 찾는 습관을 기른다
■ 작자의 의도는 반드시 있다
■ 앞 페이지로 돌아가서 확인하자
■ 남에게 설명할 것을 전제로 읽는다
■ 밑줄과 표시
■ 再讀 이야말로 가치가 있다


8시 정각에 탐앤탐스에 앉으면서, 언제나 그렇듯이 "3시간"을 목표로 잡고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 아아아 나 이러면 안되는구나; 슬로리딩해야지- 슬로 슬로- 슬로- 슬로, 슬로우, 스을로우......
일부러 천천히 읽고, 줄치며 읽고, 앞 페이지로 돌아가보기도 하고, 잠시 책을 덮고 생각을 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끄적여보기도 하고....... 하면서,
슬로 리딩에 관한 책 자체를 슬로 리딩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책 자체가 심플하고 얇아서 2시간 반 남짓에 해치울 수 있었다.


제일 마지막 테크닉은 바로 재독이었다.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책을 오 년후, 십년 후에 가끔씩 꺼내 다시 읽어보라.
...우리는 자신의 성장의 흔적을 실감할 것이다.
... 읽을 때마다 새로운 발견을 하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한다.
책과 그런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면, 책은 더없이 소중한 인생의 일부가 될 것이다.
'책을 읽는 방법'이라는 책 자체를 과연 3년 5년 10년 뒤에 다시 꺼내어 읽어볼지,
혹은... 그때까지 책을 보관하고 있을지조차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서 슬로리딩의 가치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더 없이 소중한 내 일부라고 할 수 있을 것같다.

책을 읽는 방법 상세보기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독서가 히라노 게이치로가 제안하는 '슬로 리딩' <책을 읽는 방법>은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로 꼽히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독서법을 담은 책이다. 스물넷의 나이에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며 해박한 지식과 도시문명에 대한 섬세한 시각으로 주목을 받아온 저자가, 그 작품세계의 근간이 된 창의적인 독서 기술을 전해준다. 독서가의 입장에서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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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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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기쁨도 좌절도 거친 욕망들도
         
저 바다가 마르기 전에 사라져 갈텐데

사라져가야 한다면 사라질뿐 두려움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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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 여년의 간격을 두고 '군중 혹은 대중' 에 관해 쓴 두 권의 책.
 

The Crowd, A study of popular mind, 1896      - Gustave Le Bon
The Wisdom of Crowds, 2004                      - James Surowiecki

Web 2.0 에서 흔히 말하는 집단 지성을 언급하는 데 있어
일종의 바이블이 되고 있는 '대중의 지혜'와

그 책보다 100 여년 먼저 나왔으면서, 제임스 서로위키에게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프랑스 혁명과 전후의 역사를 둘러싼 '군중 심리'에 관한 책.

'군중 심리'를 읽으면서, 작년에 재미있게 읽었던 '대중의 지혜'를 다시 들쳐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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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는,
100 여년 전에 썼다는 것을 감안해도 놀랍도록 새롭고 신선하면서,
오늘날 현대 사회의 양상에 대한 많은 예측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일부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하는 관점도 있지만, 이는 "100 년전"을 감안하면
저자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당시 사회의 인식 수준이 그정도에 불과했다는 한계를 뜻하는 것이니
오히려 재미있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군중의 특성 가운데 몇가지 - 충동, 흥분, 분별, 능력의 상실... - 는 여자, 미개인, 어린애 같은 진화의 열등 유형에 속하는 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요즘 누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없으려니와, 이렇게 말했다가는 ... 뎅강....


책 전반에 있어서, 프랑스 혁명에서의 군중의 등장과 그 뒤로 이어지는 절대군주 나폴레옹의 재등장,
그리고 몰락, 왕정으로의 회귀, 또 다른 혁명, 또 이어지는 실패... 속에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회의와 함께 계몽주의와 합리주의에 대한 부정이 강하게 깔려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회의 동력으로, 새로운 사회의 권력으로의 "군중" 에 대한
저자의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짙게 배여있다.


몇 가지 인상적인 문구를 추려보자면...

P56 군중에게 어필하는 예술은 백이면 백 하나같이 낮은 수준이기 마련이지만 특수한 재능을 요구한다. 연극이 성공할 것인지의 여부는… 각본을 받아 본 극장 지배인 자신도 성공 여부를 확신하지 못한다.
P212 우리가 과거 종교사상을 공격할 수 없었던 것처럼 군중의 주권도 공격할 수가 없게 된것이다…. 당시 막강한 힘을 발휘했던 종교사상의 지배권을 확인하고도 자유사상가가 이것을 공격할 엄두를 낼 수 있겠는가?


군중은 혹은 대중은 절대 집단인가? '항상 옳은 선택을 내리는가?

개인적인 관심사가 바로 여기서 출발하는데,
Collective Intelligence 는 옳은 선택인가? Wikipedia 와 Britanica 의 논쟁에서 보는 것처럼,
집단의 결정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해주어야 하는 것인가?

오늘날 사람들은 '인터넷에 의해서' 과거 그 어느때보다 똑똑해졌다고 자부하지만,
과연 그렇다고 해서 <전혀 이성적이지 않고>
감정적인 요소의 Social Contamination 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작년 여름 웹을 뜨겁게 달구었던
진중권 선생님과 특정 일부 익명 네티즌들과의 한판 승부가 떠올랐다.
진거사가 공격했던 것은, 디워 자체에 대해서거나 심형래 감독에 대해서가 아니라
디워를 둘러싸고 있는 '군중들의 태도'에 대해서 공격한 것이라고 볼 때,

당시 사회에 감염되기 시작하던 전체주의 혹은 사회주의에 대한 경고 못지않게
인터넷이라는 가면의 무기를 지니게 된 감염된 대중들을 향한 공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관점에 따르자면> 진거사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대중을 "논리로 설득"하려 했기 때문이란다.
... 그렇기 때문에 '네티즌때문에 꼭지가 돌았다'라는 말이 오히려 설득력있었던 것은 아닐까? ㅋ


집단의 선택이 항상 옳을 수만은 없다. 더군다나 감정적인 분위기에 감염되어 버린 집단은
구성원 개개인의 결정보다도 낮은 수준의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따라서. 그런 감염을 억제하고 Cascading 혹은 Herding Behavior 을 차단하기 위해서
James Surowiecki 가 언급했던, 개방성 독립성 그리고 다양성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군중 사이에서 개방성, 독립성, 다양성을 유지할 것이냐?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2008 년 한해 동안 내가 찾아내야 할,
논문 주제와도 직결되는,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ㅜㅜ


그 밖에도, 군중에 대한 저자의 시선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몇 가지 예문을 적어본다.

P64 군중이 무의식적 동기에 많이 좌우되고 합리적 판단에 어둡다고 지나치게 불평해서는 안된다

P75 군중은 사실과 허구를 식별하지 않으려는 명백한 경향이 있다

P194 아주 전문적인 성격이 아닌 의제를 놓고 협의하기 위해 심의회가 열렸을 경우 참가자의 지
적인 기준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P194 배심원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든 판결이 동일하다는 사실에 전문가들도 놀라고 있다.

P201 우리는 단연코 배심원 제도를 지지해야 한다. 배심원이야말로 어떤 개인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군중을 형성한다. … 나로서는 부당한 기소를 당할 경우 배심원의 심판을 받을지언정 단 한건이라도 사법관의 심판을 받을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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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참 뭐하다- / 신해철, 지승호 공저 / 부엔리브로

사실, 출간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다만, 나는, 그저, 단지,  Nell 4th Separation Anxiety 를 예약 구매하고자 했는데
CD 1장만 달랑 사면 배송비가 부과된다고 해서 놀란 마음에
신간 서적을 뒤지다가... 이책을 발견하고 덜컥 장바구니에 넣어버린 경우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딱 2개로 함축될 수 있는 내 고등학교 시절의 키워드 중 하나가 N.EX.T 라는 점에서
- 나머지 하나는 독서실 지하에서 매일 2시간씩 하던 Capcom 에서 나온 Street Fighter EX -

실은 너무너무너무너무 사고 싶었으나
단지 ' 너 아직도 신해철 좋아하냐?'라는 자신에게 묻는 질문에 대답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

그렇다고, 배송비를 아끼려고 샀다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잖아!'라는 지적 앞에선 숨을 수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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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에 대한 이야기, 나아가 문화적이건 정치적이건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
삶에 대한 태도, 음악에 대한 일관성,  아이돌 그룹에 대한 생각,  기독교에 대한 생각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접하면서,

이 사람은 정말 영리한 사람이구나 와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면이 있으면서 진짜 자기 삶을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에 대한 태도에서는 Hero 와 Hope 를.
Komerican Blues와 우리가 만든 세상을 보라에서는 우리, 혹은 너희 나아가 대한민국에 대한 생각을.
그 외의 수많은 '철학과를 나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철학적인 가사들이
그저 가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고가 가사를 낳고 표현을 낳고 행동을 낳는.......
대한민국이라는 후진국 내에서만 놓고보면 누구보다도 앞서있는 선진'국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책장을 다 넘기고 나니, 소장하고 있는 그의 모든 앨범을 꺼내서
- 부끄럽거나 혹은 자랑스럽게도 그 중 몇몇 앨범에는 친필 사인이 녹아들어있는 -
그가 걸어왔던 길이자 동시에 10대 후반의 나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길을 되돌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면접 때,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는 말에 대뜸 '신해철이요' 라고 했던 녀석이나
S모 전자의 입사지원서 존경하는 인물로 '무라카미 류'를 썼던 녀석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자신 조차도 알 수 없지만,
상호 링크된 두 사람이 가르쳐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만큼은 오랫동안 간직될 것 같다.


98년 경에 읽었던 '무라카미 류는 도대체?'에서 신해철이 쓴 글이

류와 나의 가장 큰 공통점은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끔직이도 싫어하는 것이다.
나는 류가 말한 "권력을 가진 자에게 복수하는 것은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초라한 기성세대가 정말 싫다.
기성세대로 그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나는 사춘기 3년을 살다 죽겠다.

라는 구절이 여전히 나에게 전적으로 유효한지는 알 수 없지만,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만큼은 아직까지, 앞으로도 지속되길 스스로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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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밴드, 관심병 밴드 NELL의 새앨범.

3월 음반 판매 1위
콘서트 전석 매진(임박)

계속 엠피삼으로 듣다가,
오랫만에 코드 조차 뽑아놓았던 콤포넌트를 통해서 듣는 CD는 확실히 다른 맛.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종이 책은 여전히 나올 것이고, CD도 여전히 나올 것 이라고 바라고 또 바라지만
... LP의 운명처럼, CD 역시 시장성이라는 이름하에 언젠가 소멸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긴
비오는 토요일 오후 :(


※  간만에 CD라는 미디어를 접해보니 감회가 새롭다.
     고등학교때는 용돈을 아껴서 CD를 사는 로망이 있었는데,
     클릭질 몇번으로도 온갖 노래를 다 들을 수 있는 요즘엔 그런 로망이 없다는게 불현듯 슬퍼졌다.
     술 쳐마셔서 속을 괴롭힐 바에는, 그 돈으로 CD를 사서 마음과 귀와 뇌를 즐겁게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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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VS 네이버 검색대전쟁   강병준 류현정 지음, 전자신문사

지난주에 서울집에 와보니 택배가 하나 와있었다.
Nell 4집일 것이라 생각하고 열어보니, 난데없는 전자신문사에서 보내 준 책!
구글VS네이버 를 주제로 한 uTV 컨퍼런스에서 질문 한개 던진 것 때문에
고맙게도 전자신문사에서 싯가 무려 12천원의 책을 공짜로 보내줬다-

... 질문 자체도, 사실 진지하기보다는 장난으로 물어본 거였는데, 덜컹 채택될줄이야.
       구글이 언제까지 Don't be Evil 을 고수할 수 있을것이라고 보느냐?
       우메다 모치오와 히라노 게이치로의 대답집 '웹인간론'에 펼쳐진 것처럼
       구글리언에 대한, 구글리언을 위한, 구글리언에 의한 스타워즈 세계는 현실세계가 아니지 않느냐?

각설하고,
공짜로 받은 책이니 기분좋게 읽으려고 지난주 토욜밤에 집앞 탐앤탐스에서 된장질을 했다.
주룩주룩 비오는 날, 새로산 새하얀 옷을 입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 책은 일단 손에 잡으면, 그 자리에서 다 읽지 않으면, almost 그대로 끝이라는 많은 경험이 있기에
   한번 자리 잡고 폈다하면 가능한 한 그자리에서 끝장을 내버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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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 없는 책 속에서 본 몇가지 것들...


UGC와 UCC의 차이점.
: UCC가 생산과 창작에 비중을 두었다면 UGC는 변형과 편집, 유통을 강조한다.
->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대한민국 'UCC'의 99.99935%는 UGC!

네이버는 미디어다.
미디어란, 좋은 기사 혹은 콘텐츠로 독자와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이를 통한 광고 수익이 본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버는 그들이 아무리 부정해도 미디어다.
그러나 최휘영 대표는 "네이버는 미디어가 아니다"라고 끝까지 부정하고 있다.

==> 통제와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처음부터 그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것.
      그러나 네이버는 누가 봐도 미디어이며, 그런 점에서 "미디어 다음"을 표방하고 나온
      다음과 차별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 차별되는지는,
      ...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외부에서 지각하는 자신의 정체성마저 부인할 정도로 영악하다고 해야할까?


구글 : 정보 생산자가 아닌 정보 검색자     VS    네이버 : 정보 검색자 + 정보 생산자

==> 나아가, 네이버는 정보 독점자/정보 독재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닐까?
      마치 백화점이나 도박장이 시계와 유리창을 없애는 것처럼, 네이버 역시 내부에 최대한 가두기 위한
      전략으로서 정보의 순환구조, 정보의 독점화, 정보의 폐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구글 10 계명
1. Focus on the user, and all else will follow
2. It's best to do one thing really, reall well.
3. Fast is better than slow
4. Democracy on the web works.
5. You don't nedd to be at your desk to need an answer.
6. 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
7. There's always more information out there.
8. The need for information crosses all borders
9. You can be serious without a suit.
10. Great just isn't good enough.

... 이런 회사에서 일한 다면,


남자는 뒷머리가 와이셔츠 깃에 닿아서는 안된다.
여자는 귀를 3cm 이상 덮으면 안된다.


S모 회사와 같은 복장 규제가 있더라도 상관 없을게야 ㅜㅜ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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