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려면 함께 가라

저자
데이비드 노박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2-09-26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직원의 행복이 고객의 행복으로 이어진다!『이기려면 함께 가라』는...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얌브랜드! 라니, 처음 들어보는 회사이다.

아마도 미국계 회사이리라, 그렇지 않고 회사 이름을 저렇게 장난스럽게 지을 리 없을 테니까.

다단계 회사인가? 아니면 IT 벤처기업인가?


<2012.10.4 Turkey, 안탈야 Antalya 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하며 읽은 책>

 

이러한 의문은 얌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의 이름을 듣는 순간 사라졌다.

피자헛, KFC, 그리고 타코벨. 각기 분야에서 가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외식 브랜드들 아닌가!

이 책은 이러한 글로벌 브랜드를 이끄는 얌브랜드의 CEO인 저자가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비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목표는, 저자가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사람들과 나누고자 함이다.

특히 리더십에 대한 원론적인 강의가 아니라, 실용적인 발전 방안을 나눔으로써 더 좋은 사람이자 더 좋은 리더로 거듭나게 만드는 것이 함께 나아가기의 핵심이다.

 

 

책은 크게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에서는 과연 당신이/리더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목표에 대해서 정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세운 뒤에는, 3가지 단계적인 성취 방안에 대해서 논한다.

우선, 1) 올바른 사고 방식 가지기

세 번째 파트는 2) 계획을 세우고 지지를 확보하기

마지막 파트에서는 3) 실행을 통해 임무 완수하기

 

세 단계로 나뉜 각각의 파트에서는 다시 세부적인 발전 방법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실천적 방안은 저자로서 독자에게 직접 설명하거나 또는 CEO로서 부하 경영진/직원에게 한 말을 인용하는 방식을 통해서 제시되고 있는데, 결국 중요한 핵심은 지금 당장 깨어나야 하며, 무모하고 당돌해 보이기까지 하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절대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저자는 우리가 새로운 리더십과 사고방식을 지닌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들었거나, 혹은 (아마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은 경영인, 정치인 등 수많은 리더들의 좋은 말이 인용되어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저자는 매년 오마하의 KFC에서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을 만나곤 하는데 그 자리를 개인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얻은 지혜를 얌브랜드의 직원들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더 고위 인물을, 더 고급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게 되는 게 보편적인데, 이러한 기회를 개인적으로만 활용할 것인지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눔으로써 공유 가치를 확산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저자는 나름의 명쾌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자면,

따분한 아이디어를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것보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쉽다는 점을 명심하라” (P.32)

매일 출근할 때, 언젠가 성공을 하겠지만 현재는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태도다.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 새로운 계획의 가장 위험한 적이다” (P.267)

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 :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기 위해 나를 완전히 바꾸는 대신, 나에게 편한 방식으로 적응하고 어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톰 라이언, CVS 케어마크 CEO “저는 리더의 임무 가운데 하나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개념적인 면에서 단순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억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점에서 단순하다는 의미죠”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겪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면서, 그가 말하고 싶은 리더쉽과 경영의 본질을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리더십이란 이런 것이다, 경영이란 이러이러한 것이다. 라고 원론적으로 말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얌브랜드의 CEO이기 이전에, 광고꾼이자 마케터 출신인 저자는 좀 더 쉽게 그러나 핵심을 찌르는 광고를 기획하는 것처럼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 영화 등 대중이 쉽게 이해하는 분야의 사례를 가지고 경영의 본질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두 번째 세트 사고방식> 을 통해서 성과를 독려하고 개선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테니스에서 1세트를 큰 점수 차이로 이긴 선수가 2세트에서 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1세트를 진 선수가 더 강한 동기를 부여 받았기 때문이거나, 1세트의 승자가 안주하고 자만한 것일 수 있다. 기업이나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매번 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거나, 같은 결과를 예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1세트의 결과가 좋았다면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1세트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더 잘할 수 있는 기회가 2세트에 주어졌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두 번째 세트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P.142 재구성)

 

저자는 총 14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하루에 1장씩, 2주에 걸쳐 읽을 것을 권하고 있다.

2주가 지난 뒤에 당신은 "훌륭한 리더가 되는 방법을 완전히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록 휴가 중 바닷가에서 단숨에 읽어버리긴 했지만...

가까이 두고 종종 뒤져볼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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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Smart?
Dorothy Leonard와 Walter Swap이 제기한 딥 스마트라는 개념은,

탁월한 의사 결정은 두뇌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감성에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두 가지가 조화된 ‘심오한 지혜’라는 것이다.

- 하바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글을 정리한 포스팅 http://hrlab.co.kr/40015502451

 

이 책 Deep Smart는 바로 그런 점에서 출발하였다.

진정한 리더, 현명한 리더는 책상머리에서 쌓은 지식 Book Smart만으로도 될 수 없고, 야전 경험 Street Smart만으로도 될 수 없다고 한다. 서로 다른 종류의 지식과 경험이 한데 어우러지는 21세기형 인재가 되기 위한 방안을 이 책은 다루고 있다.


대한민국 IT벤쳐 게의 멘토 이정규 씨가 저술한 “딥 스마트”는

사실 ZDnet의 <구결 경영> 칼럼에 기고한 글 중에서 5개의 파트와 각 파트 별 10개씩 총 50편의 글을 엮어서 만든 책이다.

구결 경영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list.asp?column=0130

 

 

이렇게 기존에 나온 글을 엮어서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것은 셋 중의 하나이다.


첫 번째는 단편으로 쓴 글을 마구잡이로 모아놨더니 그 자체가 또 의미 있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소설집은 하나 하나가 재미 있지만, 모아놓으면 또 나름의 스토리를 가진 것처럼 읽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은 경우 이렇게 성공적이기 어렵지 않나 싶다.  마구잡이로 모아놨더니,

마치 스트라이커만 11명 모아놓은 축구팀마냥 모으고 보면 별 느낌이 오지 않는 경우가 두 번째이다. - 사보기에 아깝다! -

(그나마 골키퍼만 11명 모아놓은 팀보다는 성적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는, 나름의 분류와 정렬 체계 속에서 일관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경우이다.

저자가 처음 단편을 쓸 때부터 하나의 책으로 기획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그만큼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일관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딥 스마트는 바로 세 번째와 같은 책이다.

 

1. 관계가 미래를 결정한다
2. 조직으로 실현하라
3. 비즈니스의 판단기준을 만들어라
4. 전문역량을 계발하라
5. 생각을 최적화하라

 

특히 인상적인 부분이 두 곳에 있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서두와 말미에 각각 있었다.

게다가 두 부분 모두 한 글자로 된 단어들에 대한 저자만의 풀이였으며, 말장난같이 들리지만 그 의미는 크게 다가왔다.


챕터 01 실시간으로 업이 쌓인다. 에서,

저자는 “웹 Web”에 우리가 남기는 디지털 흔적이 곧 자기 자신에 대한 “업 業”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한다.

즉, 웹=업이라는 주장이다. 스마트한 사람이 되기 전에, 훌륭한 리더가 되기 전에, 또는 갓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중요한 것은 관계이며, 특히 SNS 시대에서는 웹에 남은 자신의 흔적이 곧 자기 자신의 업이 되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업을 쌓아야 한다는 말이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잘난 사람이 되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라, 특히 SNS와 같은 공간에서는.

 

 

챕터 50+1 당신은 지금 딥 스마트의 출발선에 있는가?

에서, 저자는 성공의 비결 – 소위 말하는 Key Success Factor는 – 1%의 운이 결정적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이는 99%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노력은 “공”이다.

즉, 1%의 “운”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99%의 “공 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한다.

‘집에 곰이 침입했을 때 내보내는 방법은?’ 이라는 조크가 어릴 때 유행이었다.
해답은 간단하다, “곰” 글자를 뒤집으면 “문”이 되니까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을 좌우하는 “운”도 그 해답은 가까이에 있다. 뒤집어 보면 “공”이 된다. 운=공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출처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view.asp?artice_id=20110603095900

 

 

모처럼 자상한 멘토를 책을 통해서 만났다.

부하 직원이 회사를 옮기면, 옮길 회사의 상사를 직접 만나서 잘 부탁한다는 그런 상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정규 씨는 그런 분이다. 떠나간 사람조차 아끼고 돌봐주는 그런 사람이라면, 허튼 소리를 쉽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는 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분답게, 많은 사례와 비유를 IT를 통해서 풀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IT 분야 종사자라면 더욱 쉽고 재미있게 읽힐 것 같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영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적합한 책이다.

Deep Smart라는 것은 IT분야에서만 요구하는 인재상이 아니라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반부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업무 툴과 사례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비록 뒤로 갈수록 지나치게 세세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또한 리더 혹은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만 읽어야 할 책이 아닐 수 있다. 이제 막 출근하기 시작한, 혹은 출근을 앞두고 있는 신입사원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가르침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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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뱀파이어

저자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음
출판사
북로드 | 2012-09-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1년 처음 소개되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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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라는 괴물이 대중문화계를 떠돌고 있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물론 한국에서도 인기가 있었지만, 미국에선 더 신기했던게 10대 뿐 아니라 20-30대 여성도 열광했다는!!) 새 Twilight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보았고, 특히 몬스터가 당당하게 세상을 활보할 수 있는 할로윈 시즌에는 대학가 앞 서점 조차 온갖 뱀파이어 물로 도배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 현상을 볼 때마다 왜 난데 없는 뱀파이어가 이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화성에 로켓이 착륙하고, 온갖 동물을 복제해낼 수 있는 이 시대에 말이다.

 

 

그러다 우연히 ‘대통령의 뱀파이어 The President’s Vampire’라는 소설을 보게 되었다. ‘피의 맹세’라는 작품의 후속작으로서, 기본 플롯은 제목처럼 미합중국 정부 측에는 140년 넘은 뱀파이어 요원이 미국을 지키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지 다 해낸다는 구성이다.

 

최근 뱀파이어 물이 인기라는 트렌드를 따라 흔하디 흔한

 

뱀파이어끼리 혹은 뱀파이어와 인간이 살육을 벌이는 이야기나

파릇한 뱀파이어끼리 사랑에 빠지는 달콤한

 

이야기보다는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뱀파이어인 케이드와 함께 그(것)과 대통령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는 인간 잭이 콤비를 이루어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를 무찔러 나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뱀머리 괴물을 만들어 낸 자들의 목표, 자의건 타의건 간에 인간이기를 포기한 뱀머리 괴물 (특히 무서운 건 자의로 인긴아기를 포기한 자가 가장 똑똑한 리더라는 점)이 노리는 목표, 그리고 그들의 먹잇감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소비 문화에 젖어버린 수많은 일반인들. 세 집단이 각기 다른 목표를 향해 충돌하는 접점에서 “우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초인적 – 존재 자체가 인간을 넘어섰긴 하지만 –인 능력을 지닌 케이드가 있었다.

 

 

그.러.나.

 

사실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는 액션 어드벤쳐 스릴러 형식을 띄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과연 21세기에 미국이라는 국가의 존립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가, 국가와 산업을 지탱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끊임없이 대립존재를 만들어내야만 했던 미국이 이제는 어디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가, 권력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가다듬어지는가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시중에 널려있는 뱀파이어 물과 차별화가 되지 않나 싶다.

 

물론 액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지만, 그보다는 음모론, 특히 미국 역사와 연관된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어울릴법한 소설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 역사에는 음모와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 소설은 그 중에 일부를 마치 ‘페이크 다큐’ 식으로 가져옴으로써 ‘대통령의 뱀파이어’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 그것보다 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을까?

  

미국에서는 이미 3권 Red, White, and Blood 가 출시되었다. 비록 시리즈 1권인 ‘피의 맹세 Blood Oath’를 건너뛰고 2권부터 읽게 되었지만, 앞 뒤에 각각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어쩌면 더 큰 즐거움일지도 모르겠다. 영화화도 준비되고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일테고.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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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의 인생지략

저자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출판사
더난출판사 | 2012-09-05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인생의 전환점에 선 당신, 지금 당장 마키아벨리를 만나라!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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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독설하는 언니, 독설하는 방송인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무슨 심리였을까? 좋은 소리만 듣고, 격려와 북돋음만 듣고 살아도 때론 견디기 힘든 게 인생인데 말이다. 독설에는 때로는 듣는 이로 하여금 더 힘이 빠지게 하거나, 분노케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설을 내뱉는 사람이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솔직하게, 치장 없이 하고 싶은 말을 했고 그 말들이 사실 듣는 이에게 더 도움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독설은 쉽지 않다.

가령 패배감에 쌓여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패배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지 마라! 네가 약했기 때문이니까

 

라고 패자에게 감히 누가 내뱉을 수 있을까? 그것보다는 너무 자책하지마, 운이 없어서 그랬을 뿐이야. 다음엔 잘 할거야.’ 내지는 너는 최선을 다했어. 다만 심판이 오심을 저질렀을 뿐이야식으로 패자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이 훨씬 보편적일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현실을 직시하고, 패자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달콤한 사탕발림보다는 냉혹한 충고가 더 소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 마키아벨리의 인생지략은 역사상 손 꼽히는 독설가 중 한 명인 마키아벨리 Machiavelli가 현대인들에게, 특히 비즈니스맨들에게 하는 독한 충고를 재해석한 책이다. 마키아벨리의 대표저서인 군주론을 이미 읽어 보았든, 읽지 않았던 간에 이 책은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상사, 선배, 후배 등 사이에 끼여 있는 거의 모든 비즈니스맨들에게 일종의 현실적인 처세술로 도움이 되는 충고가 가득 담겨 있다.

  

 

 

 

사실 책을 읽지 않아도, 목차만 보더라도 마키아벨리가 어떤 충고를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몇 가지를 추려보자면, 아래와 같다. 그러나 이 책의 장점은 단지 마키아벨리의 충고를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저자인 나이토 요시히토 씨는 일본의 심리학자로이자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하나 하나의 절마다 마키아벨리의 충고를(원문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충고가 어떻게 현실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지를 다양한 심리학 실험, 설문 결과를 인용하면서 소개하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충고와 현대 심리학에서의 근거를 통해서 저자는 어설픈 위로보다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독설을 해주고 있다. 다만 마키아벨리와 이 책의 차이가 있다면, ‘군주론이 군주가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는 비단 군주로서가 아니라 냉혹한 군주를 섬기는 영리한 백성의 입장도 같이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상사로서 뿐만 아니라 부하로서 살아남는 효과적인 방법을 논하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일본 원서에서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풍부하게 소개된 학술 레퍼런스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부 심리학 논문은 비단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로서 뿐만 아니라 그 자체를 좋은 예시로 활용할 수도 있을 텐데 제대로 된 인용이 달려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고 해야겠다.

   

<목차 일부 발췌>

1장 지배하지 않으면 지배당한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살아가는 힘이다|나쁜 사람이 대접받는다 |상사의 말을 흘려들어라|나쁜 마음을 억압하지 마라|친절은 미덕이 아니다

 

2장 승리하기 위한 수단을 선택하라

편파적인 인간관계를 추구하라|사람을 쉽게 믿지 마라|주변의 질투를 경계하라

 

3장 권모술수도 전략이다

결단력이 없어도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절대 기록을 남기지 마라|모든 것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쓸데없는 참견이나 충고를 삼가라

 

4장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복수를 꿈꿀 수 없을 만큼 철저히 짓밟아라|인간의 타산성을 이용하라|의외의 보상을 하라|벌은 단숨에 상은 조금씩 천천히 베풀어라

 

5장 사자처럼 추진하고 여우처럼 성공하라

부모의 후광을 최대한 이용하라|세상 사람들의 상식적인 의견을 경계하라|값싼 충고에 흔들리지 마라|본심을 숨기고 위장하라|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가까이 하라

 

6장 난세야말로 찬스다

행운의 여신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다른 사람의 능력을 이용하라|자신에게 야박한 사람이 되라|모든 것은 결과로 평가받는다|비정한 사람이 성공한다

 

 이제 와서 밝히는 바이지만, 마키아벨리의 저서는 단 한 줄도 읽어본 적이 없다. ‘군주론 Wish List에 들어온 지도 10년이 넘은 듯하나 이런저런 이유로 읽어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비록, 이렇게 간접적이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알 게 되었고, 이 난세를 헤치고 나아가기 위해서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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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물음표 위에 서다

저자
권은아 지음
출판사
한빛비즈 | 2012-08-14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서른 넷, 당신은 행복한가?빛나는 삼십 대를 위한 현실적인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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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일단 눈길이 간다. 서른 넷이라니? 서른 셋도, 서른 다섯도 아니고 34라니(부끄럽게도,내 나이잖아!) 책 속에서는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추측컨대 서른 다섯이면 이미 삼십대 후반에 접어든 것 같고, 서른 둘이나 셋은 아직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가 아닐까? 군대를 다녀온 남자가 27살에 직장 생활을 시작한다면 34살은 대리 4년 차가 되어 과장 진급을 앞두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을 시기이기도 하다(적어도 내가 다녔던 회사는 사원 4, 대리 4년의 체계였다). 뭐가 되든 어쩌랴? 서른셋 싱글 내집마련 이라는 책과 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 또는 서른다섯의 사춘기 사이에 낀 것이 서른 네 살인데.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챕터의 제목에서 느낌이 온다.

 인생의 진도표” / “관계의 주기율표” / “마침표가 없는 일” / “쉼표도 삶이다

랩처럼 운율 Rhyme을 맞춰 읽어보면 그 의미가 더 살아난다. 각각이 문장 내에서 그리고 전체 흐름에서 의미를 지닌 단어들이라고 생각된다. 저자가 짬짬히 적은 글들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고 하지만, 제법 구성이 짜임새가 있고 마치 깐깐하지만 알고 보면 자상한 언니/누나가 술 잔을 마주하며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책을 읽다가, 자기 계발서에 실린 충고의 전형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았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좋은 충고에 속하는 것들이지만, 일부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2B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어서 그랬나 보다. 본인이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 다른 이에게/후배에게는 하라고 권유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사실 이는 전체 내용 중 아주 일부에 속한 것이고, 거기에는 저자 개인의 여러 가지 사정이 있을 테니 눈 감아 줄 수 있다. OO를 해봐야 잘 아는 건 아니지 않으니까 그게 무엇인지는 읽는 이들의 판단에 맡긴다. 

 

 최근 나는 어릴 적 나를 키우고 이뻐해 주신 외할머니를 천국으로 보내 드리게 되었다. 마지막 장례 예배를 드리고, 외할아버지 홀로 40년 간 지키신 무덤에 나란히 내려드리면서 이별의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픔을 달래고 돌아오는 길에 이 책을 읽었는데,

사랑하는 부모님을 잃은 입장에서는 그것이 아무리 남들 눈에는 충분히 사신 분이었다 할지라도 그 이별이 너무 빨리 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P.117)”

라는 구절이 너무나 마음에 와 닿았다. 아직 내가 할머니께 갚아야 할 사랑은 너무 많이 남았는데….하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저 구절에 마음이 꽂힌 것은, 내가 비슷한 사건을 막 겪었기 때문이리라.

 

자기계발서 혹은 자전적 에세이의 특징은 저자와 독자가 교감하는 지점이 개개인마다 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적어도, 권은아씨와 나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에 대해서 그 순간만큼은 교류하고 있었다. 이런 책은 크게 얻을 수 있는 게 없을 수도 있겠지만, 읽는 이가 어떤 상태냐, 어떤 마음이냐에 따라서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교감에 실패하더라도 크게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을까?

 

일에 지쳐서 쉼표가 필요한 사람, 그러나 커리어에 마침표가 아닌 느낌표를 찍고 싶은 사람, 인간 관계를 이끌어 나가는데 있어 명확한 표가 필요한 사람, 내 인생이 지금 어디쯤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도표를 얻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세세하고 잔잔하면서도 울림 있는 조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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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정치경제학

저자
박훈탁 지음
출판사
더난출판사 | 2012-08-2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경제위기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 꼼수의 비밀!『위험한 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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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라 1997.

 

돌이켜 보던데, 1997년은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해였다. ‘동렬이도 없던 해태 타이거즈 왕조가 마지막 우승을 한 해였으며, 풋풋한 사랑의 열병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해였으며, 동시에 수능문제집에서 헤어나지 못한 10대의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7년은 적어도 당시를 기억하는 대한민국 모든 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해였다. 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 라는, 이름도 생소하고 물리적인 실체도 불명확한 단체가 한국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한국이 IMF의 관리를 겪게 된 이유가 소위 말하는 전염이론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당시 동남아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마치 태풍마냥 한반도에 상륙해서 초토화시켰기 때문에 한국이 그런 수모를 겪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은 당시 동남아를 들었다 놨다 했던 Hot Money는 오히려 한국으로 들어와서 97년 가을 대한민국은 적어도 재정적으로는 오히려 안정상태에 있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된 목표이자 일관된 주장은, 1997년 말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트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정치와 경제가 음험한 관계로 맺어져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일반 대중들이 정치인들의 보편적인 특성에 속지 않고 현명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때 이 모든 게 노무현 때문이다 또는 이 모든 게 청계천 때문이다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본인의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전자를 택할지 후자를 택할지는 다르겠지만, 사회가 이 모양인 것이, 내 은행잔고가 이 수준인 것은모든 것이 다 대통령 OOO 때문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은 이와 유사하다. “IMF가 발생한 것은 1997 11월에 발생한 (민주당이 주도한) 국회의 금융개혁법안 거부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또한 정치인들의 포풀리즘적 성향과 단기 성과집착주의는 비단 대한민국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의 목숨은 미국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기 때문에, 결국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FRB의 의사결정은, 정치적으로 절대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 책은 경험적/실증적 분석과 동시에 이론적 배경을 통해 금융위기가 발생한 인과적 과정 Causal Process’를 설명하는 탄탄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특히 Bruce G. Carruthers의 비교경제사회학 논문에서 단서를 포착하여, 4단계의 논리적 매커니즘을 통해 금융시장은 정치적 안정성과 연계되어야만 성립 가능하다는 주장에는 어떠한 반박도 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저자 주장의 핵심은 역사적 제도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탄탄한 이론적 근거를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전반적으로 다소 불편하다. 너무 단정적인 어투 때문이다. 예를 들어

또다시 글로벌증시 대폭락과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그 시기가 에셋자산운용 강방천 회장이 일본의 국가부도가 날 것으로 예측한 2017년이 아니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P.211)”

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저자의 주장이 맞다는 보장도 어디에도 없다.

 

저자의 이러한 강한  그리고 삐딱한 - 시선은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닥칠 잠재적 위기를 다른 이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문제의 원인과 본질을 (남과 다르게) 꿰뚤어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소위 반골기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은 다수보다 똑똑한 소수라는 의견 다양성의 관점에서 깊게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편, 이런 사고방식(이런 저서)에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쉽게 비판할 수 있지만, 그 비판의 주체가 되는 자기 자신만큼은 예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책의 많은 부분이 역사적 제도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이렇게 지나치게 특정 이론에 집착하고 마치 만능열쇠와 같이 활용할 경우에는 오히려 자그마한 반론에 의해서도 전체 주장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국내외의 학술적 논거를 비롯하여 다양한 참고문헌을 자랑하고 있지만, 후반부의 글로벌 경제에 대해 진단하는 부분에 이르게 되면 마치 Economist지와 Wall Street Journal의 요약본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물론 근거 없는 예측과 단정은 위험하다. 그러나 특정 소스에만 의존하는 주장도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저자 박훈탁 씨는 과거를 돌이켜 살펴보고 일정한 흐름을 찾아내어 논리를 구성하는 능력은 탁월하나, 아쉽게도 미래를 내다보는 독립적인 시야는 아직까지는 찾아내지 못한 것 같다.

 

 

방대한 결론의 끝은, 중산층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주식투자만이 살 길이라는 결론을 접하게 되면 힘이 쭉 빠지고 만다. 국내외의 정치경제적인 그릇된 구조에 대한 진단과 비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서였을까? 혹은 어찌되었건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달해야만 한다는 강박증 때문이었을까?

 

중산층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다.

     특히, 선물 투자는 절대로 하지 말되 선물 시장의 흐름을 읽은 다음에 초우량주와 ETF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는, 토지 구입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주요 지역의 땅값은 비싸니까 지방 농지를 구입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직접 농사를 짓기 위한 지리적, 시간적 여유 확보를 위해서는 가능하면 지방에서 직장생활을 하라고 한다.

 

 

두 주장이 참신하면서도 실행 가능하게, 그럴듯하게 들리는지....?

 

 

<위험한 정치경제학>은 앞으로도 시리즈로 출간할 계획인 것 같다. 정치인들의 본질적인 음흉한 속성을 밝혀내고 비판하는 것은,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메이저언론부터 블로거까지 모두가 갖춰야 할 중요한 태도이다. 다만, 부디 다음번 위험한 정치경제학 2.0’에서는 보다 미래지향적인 비전까지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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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를 정리하다, 지나간 나의 20대에 큰 힘이 되어 주었던 영양제와 같은 책을 '발굴'했다.

제목은 불순하기 짝이 없다. 까페에 들고 가서 읽다가...뭔가 민망한 마음에 표지를 가리고 읽은 적도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건, 1996년에 예문 출판사에 나온 건데

판권이 바뀐 건지... 요즘은 작가정신 출판사에서 나오는 것 같다.


 

비록 제목은 불순하지만, 이 책은 22살에 일본 최고 문학상 중 하나인 아쿠타카와 상을 수상한 무라카미 류가 본인의 학창 시절인 1969년을 배경으로 하는 자전적 성장 소설이다. 일본의 전공투에서부터 비틀즈, 롤링스톤즈, 제니스 조플린, 히피 문화가 배경이 되어 요즘 말로 '잘나가고 Cool해지고 싶은' 소년의 이야기랄까?


나중에 영화로도 제작되어 부천국제빤타스띡 영화제에서 감상하기도 했다.




제목은 불순하기 짝이 없다. 까페에 들고 가서 읽다가...뭔가 민망한 마음에 표지를 가리고 읽은 적도 있었다.


선생, 형사, 동네 불량배와 같은 권력층에게 복수하는 방법은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 

이라는 생각을 가진 남자 고등학생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주인공은 짝사랑하는 아리따운 여학생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온갖 꾀를 지어내고 시시하기 짝이 없는 동네에 페스티벌이라는 문화를 가져오는 선구자이다. 더 나아가 단지 재미있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

라는 현수막을 학교 외벽에 설치하고 119일 동안 근신을 먹은 문제아 이기도 하다.


오직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과, '재미 있어서'라는 이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읽는 이들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한 없이 유쾌함에 가까운 성장기'라고 해야할까?


나는 이 책을 20살에야 처음 접하게 되었다.

만약 고3때 처음 읽었더라면 내 인생이 크게 바뀌었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가끔 해본다.

학교를 점거하고, 교장실에 X 테러를 저지르는....일 까지는 못했겠지만,

하여튼 더 재미 있는 10대를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0대에 접어들어서 이 책을 읽은 게 다행스럽기도 하다.

지나간 과거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만, 이미 지나간 버린 시간을 붙잡고 후회하기 보다는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어찌되었든 학창 시절에 근신, 정학을 안 받게 해주었다는 장점도 있고....)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했던 것과 비슷한 20대 초 중반의 젊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힘든 10대 학창시절을 견디고 대학에 진학하고 사회에 나왔지만....

세상은 마음 먹은 대로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더더욱 힘들어만 가는 시기의 그들에게

비록 돌아갈 수 없는 10대 시절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위안을 받고,

동시에 과거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얻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권하는 바이다.


<상상력이 권력을 쟁취한다>

주인공이 옥상을 바리케이트 점거하고 아래로 내건 현수막의 문구다.

권력에 저항하고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센 권력을 갖는 게 아니라 

(그들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상상력을 가지는 길이다.

즉, (기성세대 등 기득권보다) 즐겁게 사는 것이 그들을 이기는 길인 것이다.


예전에 장기하와 얼굴의 노래 중에 '별일 없이 산다'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었다.

그 노래야 말로 '그야말로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였던 것이... 69의 가치관이 그대로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네가 깜짝 놀랄만한 애기를 들려주마 /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뭐냐 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 뭐 별다른 걱정 없다 / 나는 별일 없이 산다


... 그런데 사실 이 책은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사는 게 힘들고 팍팍하다는 느낌이 어디 20대에만 오는가?

30대 애정 푸어도, 40대 에듀 푸어도, 50대 하우스 푸어도 다 마찬가지로 힘들다. 나이들면서 내색을 안할 뿐이지.

그럴 때 아무 생각 없이 즐겁고 유쾌하게, 마치 한편의 코메디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고 나면

삶에 지치고 보이지 않는 권력에 압제 당하고 있다는 느낌의 당신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또 다른 힘이 주어질 것이다. 상/상/력.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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