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살아가는 힘

저자
문요한 지음
출판사
더난출판사 | 2014-04-01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어떻게 자기 인생을 살 것인가?1인 가구 증가와 100세 시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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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구나. 어제도 열심히 살았고, 아마 내일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내 삶은 왜…?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물론 정말 남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사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떤 경우에는 열심히 사는 것이 열정이나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내지는 불안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면서, 나아가 만에 있을지 모를 실패에 대한 사전 면죄부가 되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은 이를 소외된 능동성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p.30). 행동은 존재하나 주체는 없기 때문이다.

소외된 능동성이라니! 어제의 내 삶, 오늘의 내 삶, 그리고 아마도 내일의 내 삶을 묘사하는데 이보다 적확한 표현은 없을 것 같다. 저자 문요한 씨는 심리 훈련 전문가이지 정신과 전문의로서 닦아온 메스를 이처럼 폐부에 단도직입적으로 들이대고 있다.

 

 

저자의 전작 <굿바이 게으름> 30만부 이상 팔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다. 안타깝게도 책 이름이나 혹은 저자의 이름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렇고 그런 멘탈 힐링을 빙자한 뻔한 책이 한 권 더 늘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고 또 넘길수록 초기의 부정적인 생각은 사라지게 되었다. 너무나 식상한 표현이지만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새삼 되새겨보면서, 진정한 자율성을 찾기 위해 를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책의 장점 중 하나는, 거창한 심리학적이나 정신분석학적 이야기가 아니라 자잘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 점이다. 책의 큰 주제인 자율성 그리고 능동성에 관해서 정신과 의사로서 본인의 상담 사례를 적절히 섞어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말고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저자는 결정 장애와 관련하여 재미 있는 이야기를 한다. 애초에 후회 없는 선택이란 존재하지 않는데 무결점의 결정을 내리기 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면서, 오히려 그렇기에 결정을 못하거나 주객전도의 상황에 빠지곤 한다는 것이다. 추억을 잘 담기 위한 카메라를 고르던 사람이 가격비교 사이트 등에서 수 많은 기종과 다양한 가격대라는 선택지를 마주하면서 어느새 본질과 목적은 상실해버리고 단지 조금이라도 좋은 제품을 싸게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가격이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왜,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가 핵심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면서 비판하고 있다.

 

다만 이 책의 단점은 사례가 지나치게 많이 언급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장점이긴 하지만 동시에 단점이기도 한 것이다. 왜냐하면, 저자가 인용하는 사례의 상당수가 해외의 논문과 연구 결과에서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생생한 목소리를 담으려는 것은 좋으나, 대한민국 3040의 현실에서 벗어난 이야기거나 혹은 지나치게 원론적이고 아카데믹한 이야기를 읽고 있다 보면 생생한 장점조차 희석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 하나 이 책의 아쉬운 점은, 정확한 독자가 누구이며 자율성을 회복하는 대상이 누군지에 대해서 다소 불명확하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는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3040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듯하나, 한편으로는 3040 본인이 아니라 부모로서의 3040을 이야기하면서 그들 자녀의 자율성을 논하는 지점에 이르게 되면 이 책의 목적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혼란스럽게 느껴지곤 한다.

 

 

일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챕터 말미에 다양한 워크북이 포함되어 있어 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순탄한 삶을 살아오던 사람들 중 대다수가 어느 순간에는 비포장도로에서 길을 헤매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다시 평탄한 길로 접어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평탄한 길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깨닫고 그 대신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으면서 울퉁불퉁한 비탈길에서도 이 차의 주인은 나다. 운전은 내가 한다라는 마음을 잃지 않는 마음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사람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대개 스무 살을 넘으면 인생은 방향 표시도 제대로 없는 비포장도로에 접어든다. 누구나 아찔한 어지럼증에 시달리기 쉽다. 그러한 인생에 가장 좋은 멀미약은 포장도로를 찾기보다 운전석에 앉아 핸들을 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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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저자
조르디 쿠아드박 지음
출판사
북로드 | 2014-02-2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사소한 습관에서 복잡한 인간관계까지 행복학 연구가들이 밝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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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 조르디 쿠아드박 지음 / 북로드

 

 

혈액형이 어떻게 되세요?”

 

헌혈 센터 직원도 아니고, 간혹 혈액형을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당혹스럽다. “xx형입니다라고 하면, “! 어쩐지 그럴 것 같았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뭐라고 대꾸를 해줘야 할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고작 4가지 분류로 나눠놓으면서, 이상하기 짝이 없는 스테레오 타입에 껴맞춰서 그 사람은 xxx한 사람이야. 왜냐하면 xx혈액형이니까 말이야라고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편함을 넘어 부당함 내지는 무지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성격 대신 행복에 관해서 논하는 이 책은 적어도 그런 면에 있어서 만큼은 혈액형에 비하자면 훨씬 합당한 편이라고 생각된다. 아니 오히려 흥미로운 점이 많은 책이다. 52가지 섹션을 6개 장에 나누어 담은 행복학에 관한 이 책은 수 많은 주제(섹션)별로 심리학자, 경영학자, 의학자 등이 세월에 걸쳐 연구한 각종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행복에 관한 다양한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학문적 근거 있음이라는 든든한 빽과 함께 외롭지 않다는 안도감을 건네 준다.

오늘날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행복은 주관적 안녕감으로서 부정적 감정은 피하고 긍정적 감정을 유지하며 삶의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다. 주관적 안녕감은 무엇이며,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다 필요 없다. 삶의 만족감과 관련된 것이라고만 생각하자.

 

삶의 만족감과 행복에 관한 본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행복에 대한 진지한 잡담

2장.       행복한 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3장.       지극히 사적인 행복

4장.       행복을 오해하지 마라

5장.       진정한 행복의 비결

6장.       행복은 실천하는 것

 

이 책의 특징은 행복에 관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 있다. , 한 섹션에 3-5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일단 분량에 부담이 없고, 꼭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또한 다루는 내용도 돈, 주거지, 건강, 미모, 자녀, 나이, 결혼, 섹스, 친구, 목표, 직업 등 다양한 주제에서의 행복의 의미와 이를 증대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사람살이의 모든 측면에서 볼 수 있는 행복을 소소한 것부터 거시적인 국가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루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기존에 알고 있는 관념을 깨어 부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4장 행복을 오해하지 마라. 이 특히 대표적이다.

 

20. 돈이 행복하게 해줄까?

21. 직장에서 머나먼 전원주택과 직장 옆 원룸 중 어디가 행복할까?

22. 건강해야 행복할까? –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

25. 가장 행복한 나이는? – 65~85세라고 한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행복에 대한 정의 자체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한다.

 

이 책이 좋은 점 또 하나는 각 섹션 별로 레퍼런스(참고문헌)이 모두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많은 한국 번역서들이 원 저자의 노고를 애써 무시해가면서 참고문헌 정리하고 인쇄해봐야 얼마나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참고문헌 자체를 빼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고맙게도 이를 모두 살려주어 만약 연구 결과의 원문이 궁금하다면 이를 직접 찾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정상비정상으로 만든 좋은 사례라고 해야 할까?

 

행복에 관한 대표적인 개념 중 하나는 GDP GNH(Gross National Happiness, 국민총행복 지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거기서 꼭 빠지지 않는 것이 한국의 낮은 순위일 것이다.

 

 

<섹션 8.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세계 가치관조사의 Ronald Inglehart>

 

책에 따르면, 행복은 개인적인 목표에서 온다고 했다. 행복이 되었든, 경제력이 되었든 간에 무의미한 거시 숫자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짜 행복과 성공과 만족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싶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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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저자
세실 앤드류스 지음
출판사
한빛비즈 | 2013-10-2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공동체는 어떻게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줄까?‘타인에게서 얻는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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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스러운 글씨체 아래에 두 사람이 악수하는 그림.
무엇보다 강렬한 노란 바탕에 검정 인쇄.
표지를 보는 순간,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이 끓어 올랐다. 
'작당'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는 어감이 뭔가 비밀스러우면서도 통쾌한 구석이 있는 데다가 
무려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라니.


저자는 행복이 4C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4C란, 관계 connection, 소명 calling, 유희 celebration 그리고 통제 control를 뜻한다.
4가지 모두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모두가 연관되어 있는 요소이긴 하지만 
특히 관계와 유희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된다.즉, 즐거운 관계가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즐거운 관계는 어디서 오는가? 바로 대화다. 대화는 우리를 행복의 길로 이끄는 '기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유쾌하고 배려할 줄 아는 대화"를 설명하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다시 정리해보자면,
대화의 목적은 이기심과 탐욕 넘치는 문화를 바꾸기 위한 것이고, 궁극적으로 즐거운 관계를 누리는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보살피고 함께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행복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대화의 의미는 이처럼 중요하며, 저자는 책의 본론에서 이러한 대화의 여러가지 방법과 가능성을 설명한다.

설명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폭 넓은 학술적 배경을 논하고 있다. 심리학, 법학, 사회학, 여성학, 생물학, 경제학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논거를 들면서 본인의 주장을 전개하는 것은 풍부한 글읽기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국내 번역판에는 풍부한 참고문헌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의 주장이 담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책 뿐만 아니라 저자가 참고한 책들과도 만나는 체험이 포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아마 분명 원서에는 참고목록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생략된 참고문헌 목록은 무척 아쉽다.

이 책에서는 대화를 위한 원칙과 방법에 대해서 다양하게 논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행복을 위한 대화의 원칙이 인상적이다.

제 1원칙: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당당하게 말하라
제 2원칙: 경청하라
제 3원칙: 친절하라
제 4원칙: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말하라
제 5원칙: 다른 사람을 인정하라
제 6원칙: 좋은 질문을 하라
제 7원칙: 평등하라
제 8원칙: 당신의 이야기를 하라
제 9원칙: 거침없이 웃어라
제 10원칙: 삶을 모험이라고 느껴라
제 11원칙: 자유롭게 말하라

그 외에도 변화를 위한 3가지 대화 원칙, 곤란한 상황을 돌파하는 대화법, 갈등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등 마치 CNN의 전설적 앵커 래리 킹이 썼을 법한 '대화'에 관한 다양한 원칙을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는 나아가 교육제도와 민주주의까지 확장되어 그 의미를 논하고 있다. 작은 대화에서 출발한 불꽃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와 공동체 전체의 이슈로 타오르고 변화를 이끌었을 때, 결국 이는 다시 개인의 문제로 귀결되어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책의 큰 구성이다. 이쯤에 이르면, 대화의 가치는 단지 나와 너의 관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만, 후반부에 가서는 지나치게 흥분하여 말하는 것이 아쉽다. 책 자체가 마치 독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전개되고 있는데, 문제는 스스로의 속도감에 매몰되어 앞부분에서의 날카로움과 균형감각를 잃어 버렸다는 점이다. 스스로가 밝힌 원칙 중에서 경청하며 친절하고 다른 사람을 인정하라는 원칙이 후반부로 갈 수록 조급함과 당위성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인해 점차 사라져 버리고 있는 점이 이 책의 두 번째 아쉬운 점이다.

책의 원제는 거실 혁명 (Living Room Revolution)이다.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거주 문화 자체가 다른 한국 현실에서, 요즘 '거실'을 드러내놓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가족끼리도 거실에서 공유하는 시간보다 각자의 방에서 5인치 화면을 보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으며 
거실 공간도 50인치 괴물이 중심을 차지한 것도 이미 오래전 일이 아니던가?
그러나, 그렇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함께 웃고 떠들며 작당하라. 우리 집 거실에서부터 유쾌한 혁명이 시작된다."라고 하지 않던가.


세상이 팍팍하다고, 재미 없다고, 힘들다고 이야기하고 불평하기에 앞서 
가장 가까운 '세상'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해보자. 
정말 진부하게 들어 왔지만, 막상 그 의미를 깨닫고 체득하기 쉽지 않은 말이 떠오른다. 
'행복은 내 안에 있다'
지금 마우스와 터치스크린에서 손을 떼고 바로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과 대화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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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잡아다 줄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어라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한빛비즈의 지금 당장 회계공부 시작하라는 한 수 더 뜬다.

고기 잡아오라고 시키진 않겠다. 맛있는 고기와 상한 고기를 구분할 줄 알기만 해라.’라고 말한다.

 

 

이 책은, 회계사가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에게 회계의 중요성을 알려주면서 어떻게 회계 정보를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마케팅은 너무나 중요해서 마케터에게만 맡길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의 관점에서 이를 변주하자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회계는 너무나 중요해서 마케터도 알아야만 한다라고.

 

회계의 본질은 의사결정이다.

이 책은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유용한 판단 도구가 될 수 있는 각종 회계 정보를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경영의 언어인 회계를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마치 영문학을 공부하려면 영어를 공부하고, App을 만들려면 프로그래밍을 공부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이 책은 복잡한 회계 계산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회계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풍부한 사례로 쉽게 쓰여진 책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다뤄야 할 것들은 다 다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알아야만 하는 회계를 설명하는 이 책의 진가는 다양한 사례에 있다.

연예, 소설, 스포츠, 만화, 미드, 영화 등 다양한 주변 사례를 통해 회계의 A to Z를 설명해주고 있다. 잉글랜드의 축구팀에 속한 이청용과 박주영 선수가 현재 놓인 위치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는 원가가 얼마인지? 유튜브 조회수 8억건을 넘긴 싸이는 2012 11월 현재 얼마만큼의 돈을 벌었는지?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스마트폰, 애니메이션 말고도 무엇을 만들었는지? 등등 일상 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쉬운 사례를 통해, 어렵게만 느껴지는 계를 먹기 좋게 잘 떠주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한빛비즈의 지금 당장시리즈로 나온 제목이지만 부제를 감히 달자면, 회계학자의 대중문화 읽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꼼꼼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매사에 덤벙덤벙하던 20살 청년은 전공 필수라는 회계 과목이 무척 싫었다.

딴에는 열심히 계산해서 차변과 대변을 맞췄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가서 보니 몇 십억이 오가는 계산 속에서 단돈 50원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까짓 50원쯤! 내 돈 보태드릴게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찌되었건 교수님은 100점짜리 문제에서 단 20점 밖에 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하셨다. 애당초 불가능한 흥정을 끝으로 그 청년 인생에서 회계 계정은 마감되었다. 강산이 변한 세월이 흐르고 우연히 회계와 관련된 책을 다시 접하게 되었다. 결코 쉽게 읽을 수 없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술술술 책을 다 읽고 나서 청년은 생각했다.

, 이 책을 대학 때 보았더라면 그깟 '50' 때문에 울지 않았을 텐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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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 선택이다 / 이민규 / 더난출판

 

작년에 읽었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목의) 책은 <긍정의 배신>이라는 책이었다.

왜 맹목적 긍정주의가 더 해로운지, 항상 비관주의에 대해서 경계하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사실 그에 못지 않게 해로운 것은 바로 긍정주의였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 나는 긍정의 힘을 믿지 않는다.

 

 

 

 

라는 사고는 가장 좋아하지 않는 사고 중 하나이다. (그렇다고 간디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물론 나 역시 저런 순환적 사고를 통해 변화를 체험해왔기 때문에 100%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저런 사고 방식의 일부 기저에는 밑져야 본전 아니겠느냐? 라면서 맹목적 긍정주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매사에 투덜이로 지내는 것은 아니며 나름 여유가 있고 웃음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맹목적 수준의 긍정적 사고에 대해서는 비관적 사고보다도 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매년 베스트셀러 목록에 비슷비슷한 책이 계속 올라오고 심지어 <시크릿>같은 허무맹랑한 책이 그토록 많이 팔린 것을 보면 사람들은 계속 무엇인가 치유를 원하고 변화를 원하…………지만

매번 결국 그 자리에 머물면서 무엇인가를 계속 갈구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행복도 선택이다>.

내가 이런 류의 책의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지만, 알고 보니 나름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를 통해 올해의 책, 올해의 베스트 셀러, SERI 선정 CEO 추천도서 등으로 선정되면서 100만 부가 팔린 저자이며, 그 외에도 다수의 저서를 통해 ‘1% 행동 심리학을 주장해온 사람이었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었다.

 

이 책에서는 15개의 파트에서 15개의 심리학적 용어를 통해서

부정적 사고를 설명한 뒤, 긍정적 사고를 유도하며, 이를 통한 적극적 태도를 권장한다.

 

Intrapersonal Communication

Paranoid Thinking

Negative Cognitive Distortion

Comparison Trap

Conformity Phenomena

Explanatory Style

Controllability Effect

Contrast Effect

Appreciative Inquiry Technique

Reciprocity Principle

Plus by Minus Principle

Facial Feedback Theory

Empathetic Communication

Transition Strategy

Mind Flip Technique

 

  

이 책을 읽으면서, 어김 없이 많은 부분이 불만이었다. 이런 류의 책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편으로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인상 깊은 부분은 밑줄을 치고, 메모를 하고, 따로 노트에 정리도 해두었다.

 

행복은, 저자의 말처럼 선택이다. 선택은 밀튼 프리드먼의 말처럼 자유로운 조건 하에 주어져야 한다.

내가 택한 선택은 이런 류의 책을 대할 때 항상 그랬듯이- 비판적 접근이었다.

그러나, 나에게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주어졌고, 나름의 배운 점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행복하다.

그게 내가 정의하는 행복이며, 내가 가진 그릇에서의 행복이며, 내가 가진 나름의 긍정적 사고다.

 

결국 긍정의 정의도, 선택의 가능성도, 행복의 의미도 다 개인적인 것이 아닐까?

심리학적 학술 용어를 통해서 보편 타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가 현재 놓인 상태에 대해서 진단하고 해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내가 남들보다 더 잘났거나, 더 긍정적이라거나, () 행복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태도(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이 두려운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류의 책은 끊임 없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비관론자의 인식론을 정리한 부분이다.

택시가 잡히지 않으면 비관주의자들은 왜 항상 이렇게 일이 꼬이지하고 <지속적>으로 자문한다.

시험 성적이 나쁘게 나올 때, 비관주의자들은 난 공부 체질이 아니야라며 <전반적>으로 생각한다.

우산이 없는 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비관주의자들은 꼭 내가 우산을 갖고 나오지 않으면 늘상 비가 오더라하고 <내부적 원인>으로 투덜거릴 수 있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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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30일 14시 30분, 서울시 OO구 XX동 어느 사무실의 모습

 

(상무) “우리 조직에는 혁신이 필요해요. 다같이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을 해봅시다”

(직원) “… … … 네”

(상무)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OOO 씨부터 돌아가면서 순서대로 아이디어를 말해봅시다”

(OOO직원) “…….제가 생각하기에 우선 xxx가 미흡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무) “그 이야기는 저번에 나오지 않았나? 그런 식상한거 말고 Something NEW 없나? 다음!”

 

(OOO 옆의 옆 직원) ‘아 젠장…뭘 말하라는거야, 벌써 다음이 나잖아! 왜 여기 앉았을까??’ 

 

어제 아침 주간 회의에서 있었던 일인가? 혹은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인가?

많은 이들이 너무나 자주 겪는 일이 아닌가 싶다. 당신이 상무이건 직원이건 간에.

 

 

 


게임스토밍

저자
데이브 그레이 지음
출판사
한빛비즈 | 2010-12-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변화와 혁신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게임스토밍을 시작하라!전략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게임 스토밍"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당신이 도망가고 싶은 직원이건, 아무나 붙잡고 시키고 싶은 상무이건 간에.

 

도서 목표 : ‘월요일 아침’을 기다리게 만드는 조직을 만들자

진행 내용 : 조직이 게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90여 가지 방법론

활용 전략 : (아쉽지만) 당신이 직접 팀장이 되거나, 매번 과감하게 주장하는 게 우선

 

 

게임 스토밍이란 무엇인가?

 

게임 스토밍이라는 표현은 사실 널리 쓰이는 ‘브레인 스토밍’과 크게 다를바 없다. 그러나, 본 책에서 논하는 ‘즐거운 사고 방식’은 단순히 딱딱한 회의가 아니라 하나의 가상 세계로서의 ‘게임’을 전제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 꼭 Cyber 이며 Online 만이 가상(virtual) 세계가 아니라, 시공간의 제한을 두고, 규칙이 있으며, 도구를 사용하고, 목표를 공유한 채 현실을 벗어나서 즐기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하나의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가 관심을 갖는 목표는 5 언더파도 아니고, 3:0 해트트릭도 아니며, ‘생산성은 찾아볼 수 없이 지루하기만 회의를 유의미한 시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제법 두툼한 두께지만 결코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게임 스토밍’은 현실에서도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 적용 대상이 어느 정도 수평적이며 대등한 관계가 가능한 집단이나 문화에서 더 잘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소개하는 90여 개의 게임 스토밍 방법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10가지 정도만이라도 익혀두고 현실에서 적용해본다면 충분히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4장에서 논하는 10가지 핵심 게임은, 몸풀기 워밍업으로 쓰일 수도 있고 그 자체가 메인이 될 수도 있다)

1) 7P로 회의 개요 잡기 :Purpose, Product, People, Process, Pitfalls, Preparation, Practical Concerns

2) 관련성 찾기

3) 바디 스토밍: 몸으로 체험하는 브레인스토밍

4) 카드 분류하기: 아이디어를 적은 카드를 적합성/필요성에 따라 분류

5) 점으로 투표하기 : 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스티커 등으로 투표해서 우선순위 결정

6) 공감지도 : 클라이언트의 프로필을 만들고, 그들의 경험에 대해서 공감대 형성 시도

7) 순위 매기기: 명확한 기준에 따라 각자 순위를 매기고 합산하여 결정

8) 포스트업: 포스트잇에 아이디어를 적고 취합, 분류, 필터링

9) 스토리보드: 가장 이상적인 미래상을 그림으로 표현

10) 담당자와 역할 정하기: ‘누가 + 무엇을’에 대한 답을 정의하면서 최우선 순위 업무와 적임자를 선정

  

 

대학교 때 공강 시간에 종종 농구를 즐기곤 했다.

 

제법 실력이 있는 친구들과 한 팀을 구성해서 3:3을 하면 그래도 승률이 50%정도는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처참하게 박살 난 적이 있다. 0-10으로 진 것이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학교 농구 동아리에 속한 사람들과 상대해서 그야말로 농락 당한 것이다.

그런데, 스코어 자체보다 더 비참했던 것은, 상대의 막강함에 주눅이 들어버린 우리가 0-5쯤 되었을 때 이미 경기를 포기해버렸다는 것이다. 한 점이라도 넣어야겠다는 열의 조차 없이 ‘빨리 10점 넣어라. 그만하게’라는 생각이 우리 셋을 지배했던 것이다.

특히 나름 우리 팀의 에이스였던 녀석조차 상대의 기세에 눌렸는지 일찌감치 포기해 버린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니, 아무리 농구 동아리 선수들과의 시합이었다고는 하지만, 0-10으로 진 것은 당연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공통된 규칙 못지 않게 (우리는 농구의 모든 규칙과 how to play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참여자의 열정이 아닐까 싶다.

그 때 우리에게 열정이라고는 어서 이 쪽 팔리는 자리를 피해 맥주 한 잔 하러 가자는 생각밖에 없었을 터이지만…

 

 

지긋지긋한 회의와 아이디어 발상과 브레인 스토밍과 다시 이어지는 토론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결국 참가자 특히 에이스의 열정일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비록 서툴지만 현장에서의 도입을 통한 체득화가 우선시 되어야 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라도 대한민국의 모든 팀장님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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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정치경제학

저자
박훈탁 지음
출판사
더난출판사 | 2012-08-2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경제위기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 꼼수의 비밀!『위험한 정치경제학』...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돌아보라 1997.

 

돌이켜 보던데, 1997년은 나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해였다. ‘동렬이도 없던 해태 타이거즈 왕조가 마지막 우승을 한 해였으며, 풋풋한 사랑의 열병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해였으며, 동시에 수능문제집에서 헤어나지 못한 10대의 마지막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97년은 적어도 당시를 기억하는 대한민국 모든 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해였다. 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 라는, 이름도 생소하고 물리적인 실체도 불명확한 단체가 한국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한국이 IMF의 관리를 겪게 된 이유가 소위 말하는 전염이론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당시 동남아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마치 태풍마냥 한반도에 상륙해서 초토화시켰기 때문에 한국이 그런 수모를 겪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은 당시 동남아를 들었다 놨다 했던 Hot Money는 오히려 한국으로 들어와서 97년 가을 대한민국은 적어도 재정적으로는 오히려 안정상태에 있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 책의 주된 목표이자 일관된 주장은, 1997년 말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트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정치와 경제가 음험한 관계로 맺어져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일반 대중들이 정치인들의 보편적인 특성에 속지 않고 현명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때 이 모든 게 노무현 때문이다 또는 이 모든 게 청계천 때문이다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본인의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전자를 택할지 후자를 택할지는 다르겠지만, 사회가 이 모양인 것이, 내 은행잔고가 이 수준인 것은모든 것이 다 대통령 OOO 때문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은 이와 유사하다. “IMF가 발생한 것은 1997 11월에 발생한 (민주당이 주도한) 국회의 금융개혁법안 거부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또한 정치인들의 포풀리즘적 성향과 단기 성과집착주의는 비단 대한민국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의 목숨은 미국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기 때문에, 결국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FRB의 의사결정은, 정치적으로 절대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 책은 경험적/실증적 분석과 동시에 이론적 배경을 통해 금융위기가 발생한 인과적 과정 Causal Process’를 설명하는 탄탄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특히 Bruce G. Carruthers의 비교경제사회학 논문에서 단서를 포착하여, 4단계의 논리적 매커니즘을 통해 금융시장은 정치적 안정성과 연계되어야만 성립 가능하다는 주장에는 어떠한 반박도 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저자 주장의 핵심은 역사적 제도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탄탄한 이론적 근거를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전반적으로 다소 불편하다. 너무 단정적인 어투 때문이다. 예를 들어

또다시 글로벌증시 대폭락과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그 시기가 에셋자산운용 강방천 회장이 일본의 국가부도가 날 것으로 예측한 2017년이 아니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P.211)”

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저자의 주장이 맞다는 보장도 어디에도 없다.

 

저자의 이러한 강한  그리고 삐딱한 - 시선은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과 미래에 닥칠 잠재적 위기를 다른 이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문제의 원인과 본질을 (남과 다르게) 꿰뚤어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소위 반골기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입장은 다수보다 똑똑한 소수라는 의견 다양성의 관점에서 깊게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편, 이런 사고방식(이런 저서)에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쉽게 비판할 수 있지만, 그 비판의 주체가 되는 자기 자신만큼은 예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책의 많은 부분이 역사적 제도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이렇게 지나치게 특정 이론에 집착하고 마치 만능열쇠와 같이 활용할 경우에는 오히려 자그마한 반론에 의해서도 전체 주장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국내외의 학술적 논거를 비롯하여 다양한 참고문헌을 자랑하고 있지만, 후반부의 글로벌 경제에 대해 진단하는 부분에 이르게 되면 마치 Economist지와 Wall Street Journal의 요약본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물론 근거 없는 예측과 단정은 위험하다. 그러나 특정 소스에만 의존하는 주장도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저자 박훈탁 씨는 과거를 돌이켜 살펴보고 일정한 흐름을 찾아내어 논리를 구성하는 능력은 탁월하나, 아쉽게도 미래를 내다보는 독립적인 시야는 아직까지는 찾아내지 못한 것 같다.

 

 

방대한 결론의 끝은, 중산층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주식투자만이 살 길이라는 결론을 접하게 되면 힘이 쭉 빠지고 만다. 국내외의 정치경제적인 그릇된 구조에 대한 진단과 비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서였을까? 혹은 어찌되었건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달해야만 한다는 강박증 때문이었을까?

 

중산층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다.

     특히, 선물 투자는 절대로 하지 말되 선물 시장의 흐름을 읽은 다음에 초우량주와 ETF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는, 토지 구입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주요 지역의 땅값은 비싸니까 지방 농지를 구입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직접 농사를 짓기 위한 지리적, 시간적 여유 확보를 위해서는 가능하면 지방에서 직장생활을 하라고 한다.

 

 

두 주장이 참신하면서도 실행 가능하게, 그럴듯하게 들리는지....?

 

 

<위험한 정치경제학>은 앞으로도 시리즈로 출간할 계획인 것 같다. 정치인들의 본질적인 음흉한 속성을 밝혀내고 비판하는 것은,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메이저언론부터 블로거까지 모두가 갖춰야 할 중요한 태도이다. 다만, 부디 다음번 위험한 정치경제학 2.0’에서는 보다 미래지향적인 비전까지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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