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30일 14시 30분, 서울시 OO구 XX동 어느 사무실의 모습

 

(상무) “우리 조직에는 혁신이 필요해요. 다같이 모여서 브레인스토밍을 해봅시다”

(직원) “… … … 네”

(상무)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OOO 씨부터 돌아가면서 순서대로 아이디어를 말해봅시다”

(OOO직원) “…….제가 생각하기에 우선 xxx가 미흡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무) “그 이야기는 저번에 나오지 않았나? 그런 식상한거 말고 Something NEW 없나? 다음!”

 

(OOO 옆의 옆 직원) ‘아 젠장…뭘 말하라는거야, 벌써 다음이 나잖아! 왜 여기 앉았을까??’ 

 

어제 아침 주간 회의에서 있었던 일인가? 혹은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인가?

많은 이들이 너무나 자주 겪는 일이 아닌가 싶다. 당신이 상무이건 직원이건 간에.

 

 

 


게임스토밍

저자
데이브 그레이 지음
출판사
한빛비즈 | 2010-12-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변화와 혁신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게임스토밍을 시작하라!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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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스토밍"은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당신이 도망가고 싶은 직원이건, 아무나 붙잡고 시키고 싶은 상무이건 간에.

 

도서 목표 : ‘월요일 아침’을 기다리게 만드는 조직을 만들자

진행 내용 : 조직이 게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90여 가지 방법론

활용 전략 : (아쉽지만) 당신이 직접 팀장이 되거나, 매번 과감하게 주장하는 게 우선

 

 

게임 스토밍이란 무엇인가?

 

게임 스토밍이라는 표현은 사실 널리 쓰이는 ‘브레인 스토밍’과 크게 다를바 없다. 그러나, 본 책에서 논하는 ‘즐거운 사고 방식’은 단순히 딱딱한 회의가 아니라 하나의 가상 세계로서의 ‘게임’을 전제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 꼭 Cyber 이며 Online 만이 가상(virtual) 세계가 아니라, 시공간의 제한을 두고, 규칙이 있으며, 도구를 사용하고, 목표를 공유한 채 현실을 벗어나서 즐기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하나의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가 관심을 갖는 목표는 5 언더파도 아니고, 3:0 해트트릭도 아니며, ‘생산성은 찾아볼 수 없이 지루하기만 회의를 유의미한 시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제법 두툼한 두께지만 결코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게임 스토밍’은 현실에서도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 적용 대상이 어느 정도 수평적이며 대등한 관계가 가능한 집단이나 문화에서 더 잘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소개하는 90여 개의 게임 스토밍 방법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10가지 정도만이라도 익혀두고 현실에서 적용해본다면 충분히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4장에서 논하는 10가지 핵심 게임은, 몸풀기 워밍업으로 쓰일 수도 있고 그 자체가 메인이 될 수도 있다)

1) 7P로 회의 개요 잡기 :Purpose, Product, People, Process, Pitfalls, Preparation, Practical Concerns

2) 관련성 찾기

3) 바디 스토밍: 몸으로 체험하는 브레인스토밍

4) 카드 분류하기: 아이디어를 적은 카드를 적합성/필요성에 따라 분류

5) 점으로 투표하기 : 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스티커 등으로 투표해서 우선순위 결정

6) 공감지도 : 클라이언트의 프로필을 만들고, 그들의 경험에 대해서 공감대 형성 시도

7) 순위 매기기: 명확한 기준에 따라 각자 순위를 매기고 합산하여 결정

8) 포스트업: 포스트잇에 아이디어를 적고 취합, 분류, 필터링

9) 스토리보드: 가장 이상적인 미래상을 그림으로 표현

10) 담당자와 역할 정하기: ‘누가 + 무엇을’에 대한 답을 정의하면서 최우선 순위 업무와 적임자를 선정

  

 

대학교 때 공강 시간에 종종 농구를 즐기곤 했다.

 

제법 실력이 있는 친구들과 한 팀을 구성해서 3:3을 하면 그래도 승률이 50%정도는 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처참하게 박살 난 적이 있다. 0-10으로 진 것이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대학교 농구 동아리에 속한 사람들과 상대해서 그야말로 농락 당한 것이다.

그런데, 스코어 자체보다 더 비참했던 것은, 상대의 막강함에 주눅이 들어버린 우리가 0-5쯤 되었을 때 이미 경기를 포기해버렸다는 것이다. 한 점이라도 넣어야겠다는 열의 조차 없이 ‘빨리 10점 넣어라. 그만하게’라는 생각이 우리 셋을 지배했던 것이다.

특히 나름 우리 팀의 에이스였던 녀석조차 상대의 기세에 눌렸는지 일찌감치 포기해 버린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니, 아무리 농구 동아리 선수들과의 시합이었다고는 하지만, 0-10으로 진 것은 당연했다고 밖에 볼 수 없었다.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공통된 규칙 못지 않게 (우리는 농구의 모든 규칙과 how to play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참여자의 열정이 아닐까 싶다.

그 때 우리에게 열정이라고는 어서 이 쪽 팔리는 자리를 피해 맥주 한 잔 하러 가자는 생각밖에 없었을 터이지만…

 

 

지긋지긋한 회의와 아이디어 발상과 브레인 스토밍과 다시 이어지는 토론을 즐겁게 만드는 것은 결국 참가자 특히 에이스의 열정일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비록 서툴지만 현장에서의 도입을 통한 체득화가 우선시 되어야 하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라도 대한민국의 모든 팀장님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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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적 금융 사회

저자
제윤경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9-17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못 갚을 줄 알면서도 빌려 준 약탈적 금융을 고발한다!『약탈적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몇 번이고 한숨을 쉬면서 덮어버린 책을, 어디 끝까지 읽어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다시 펴고 또 덮고, 또 펴고…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이 책은 1%에 속할지도 모르는 (물론 절대 아니지만), 혹은 스스로가 99% 인지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나에게는 결코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의 주장은 한결 같다.

“갚고 싶어도 못 갚는 건 내 책임이 아니다”
“ 목 갚을 줄 알면서도 빌려 준 금융 시스템은 약탈적일 뿐이다” 라며.


1: 99 프레임의 편리함
책에서 드는 예시가 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병원의 실수로 고혈압 처방을 받고 약을 받았다. 병원은 환자가 자기 병도 모르고 엉뚱한 약을 받았다며 오히려 환자를 탓하고, 환자는 본인의 무지함에 대한 자괴감에 빠진다 (p.187)

 

그러나, 당뇨병을 치료하라며 하루에 1알씩 복용해야 하는 약을 처방 받았는데, 일주일에 1알씩 먹는 것은 물론이며 대신 매일마다 술과 고기를 먹는 환자에 대해서는 왜 비난하지 않는가?

 

그것은, 저자들이 바라보는 사회의 프레임 자체가 99%의 환자 대 1%의 의사로 나누기 때문에, 99%의 환자 편을 드는 것이, 설령 환자가 틀린 행위를 했을지라도,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렇게 1:99의 프레임은 편하다. 쉽다. 간결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유혹을 받는다.

그렇지만 동시에 매우 위험하다. 선동이 될 수 있으니까.
적의 적은 친구라고 했던가? 사회 통합의 가장 기본은 공통의 적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던가?

 

단어선택도 절묘하다.  

“다만 보통 사람에게는 이자율을 선택할 자유가 없다는 게 문제 아닌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우리의 전전전전 대통령도 ‘보통 사람’ 이었으니까.

 

 

소비자는 절대 선인가?

 

책에서 (과도한) 부채를 짊어진 사람들은 결국 약탈적 금융의 피해자일 뿐이라고 변호한다.

나아가, 현재의 금융 시스템은 반드시 개혁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명확하게 ‘적’을 규명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부동산 광풍, 교육 광풍에서 절대적으로 종속 변수인가?
소비자는 순진한 피해자 일 뿐인가?

 

빚을 갚을 능력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가 그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는 논리라면,

몸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담배를 만들어서 판 담배회사도 당연히 잘못이고,

역시 몸에 해로운 걸 알면서도 햄버거를 판 맥도날드도 잘못이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 사회가 흡연자의 손을 들어주는 미국이 아닌 이상에야) 제조 회사에 책임을 묻는 것은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물론, 지금까지 이런 목소리가 대세였다고 저자들은 말하며, 사실 이러한 사고 자체가 잘못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갚으려고 애를 써도 못 갚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여기에는 빌려 준 자의 책임이 훨씬 크다” (P. 54)

그렇다면, 빌려주지 말았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못 갚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돌려 받기를 체념해주길 바란다는 말인가?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던가?

‘충동적인 투자를 유발하는 것은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 모든 상품/서비스의 마케팅은 다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본 책에서도 인용한 책인 마틴 린드스트롬이 지은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에 나온 대로 가장 좋은 것은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가? 속고 속이는 것이 마케팅이고 현대 자본주의라면, 개개인이 똑똑해지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만큼은 저자들의 노고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고자 하였으며, 채무와 관련된 민생 운동을 펼쳐서 사람들을 똑똑하게 깨우치려고 해왔으니까. 그러나, 이 책은 너무 나가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렇게 복잡한 이야기까지도 필요 없이, 차라리 ‘금융 회사는 약탈자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돈 빌리지 마라’라고만 이야기했으면 더 설득력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빌리는 건 빌리는 거고, 안/못 갚는 건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는 논리는 어떻게 나오는지 잘 이해할 수 없다. 책의 의도가 너무 지나친 나머지, 오히려 실패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대안은 무엇인가?
부채라는 시한 폭탄이 대한민국 가계, 기업, 심지어 정부 –최근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부채가 다행스럽게도 이슈화되고 있다. 어느 누가 대한민국 정부의 부채가 GDP 대비 아직 안전한 수준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인가 – 가 동시 다발적으로 폭발하기 일보직전인 현재에, 이런 기회를 통해서 한번쯤 시스템을 점검하고 되돌아 보는 목소리는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우면서 치명적인 부분은, ‘so what?’이 없이 그저 현재의 자본주의 혹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문제만 나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으로 제시하는 것은 “빚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당당하게 사회적 시스템을 요구하자. 그런 채무자의 목소리야말로 합리적인 채무 조정과 채권 회수, 그리고 진정한 사회 경제적 안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라며 실컷 기대감에 가득 차게 하더니 맥 빠지게 만든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P.S. 세대 간 제로섬 게임과 폭탄 돌리기

 

몇 일전 대학 친구를 만났다. 어린 딸 하나를 두고 있는 목동 전세 거주자이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 매물이 하나 나왔는데, 2~3억 빚을 내서라도 그걸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중이었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20년간 은행의 노예로 사는 거지, 뭐’


라고 했지만, 적어도 자녀 양육과 교육의 측면에서 그 정도 어려움은 감내할 수 있다는 나름의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다. 물론 주위에선 다 만류하고 있지만.

 

문제는, 지금 40대, 50대에서는 저런 식의 투자 혹은 투기가 많았다는 것이고 지금은 그걸 받쳐줄 20, 30대가 줄어 들었다는 것이 아닐까?

나는 언론에서 하우스 푸어 이야기가 나올 때면, 단지 소득의 수준으로 계층을 구분 짓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세대 간의 문제로도 충분히 나눠볼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베이비부머, 혹은 (구) 386 세대가 짊어진 폭탄을, 20대와 30대가 물려 받아야 하지만 지금 젊은 층에서는 그럴 여력이 안되니까, 윗 세대가 여전히 껴안고서 어려워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물론, 지금의 20,30대는 절대 그 폭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마 그렇게 세대 갈등으로 가게 되면 현재의 부채 폭탄은 꽝 터져버리지 않을까? 영화 ‘파이트클럽’에서 신용카드 회사 서버를 폭파시킬 생각을 하는 것처럼, 언젠가 터질 폭탄이라면 차라리 시원하게 터져버리는 게 (무척 극단적이지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젊은 세대에게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저자들이 말하는 99%가 누구를 지칭하는 지 잘 모르겠지만, 3포 세대 젊은이들의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가?

... 지나치게 나가버린 이 책을 읽다보니, 내 사고도 너무 나갔다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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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려면 함께 가라

저자
데이비드 노박 지음
출판사
흐름출판 | 2012-09-26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직원의 행복이 고객의 행복으로 이어진다!『이기려면 함께 가라』는...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얌브랜드! 라니, 처음 들어보는 회사이다.

아마도 미국계 회사이리라, 그렇지 않고 회사 이름을 저렇게 장난스럽게 지을 리 없을 테니까.

다단계 회사인가? 아니면 IT 벤처기업인가?


<2012.10.4 Turkey, 안탈야 Antalya 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하며 읽은 책>

 

이러한 의문은 얌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의 이름을 듣는 순간 사라졌다.

피자헛, KFC, 그리고 타코벨. 각기 분야에서 가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는 외식 브랜드들 아닌가!

이 책은 이러한 글로벌 브랜드를 이끄는 얌브랜드의 CEO인 저자가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비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의 목표는, 저자가 쌓아온 지식과 노하우를 사람들과 나누고자 함이다.

특히 리더십에 대한 원론적인 강의가 아니라, 실용적인 발전 방안을 나눔으로써 더 좋은 사람이자 더 좋은 리더로 거듭나게 만드는 것이 함께 나아가기의 핵심이다.

 

 

책은 크게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에서는 과연 당신이/리더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목표에 대해서 정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목표를 세운 뒤에는, 3가지 단계적인 성취 방안에 대해서 논한다.

우선, 1) 올바른 사고 방식 가지기

세 번째 파트는 2) 계획을 세우고 지지를 확보하기

마지막 파트에서는 3) 실행을 통해 임무 완수하기

 

세 단계로 나뉜 각각의 파트에서는 다시 세부적인 발전 방법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실천적 방안은 저자로서 독자에게 직접 설명하거나 또는 CEO로서 부하 경영진/직원에게 한 말을 인용하는 방식을 통해서 제시되고 있는데, 결국 중요한 핵심은 지금 당장 깨어나야 하며, 무모하고 당돌해 보이기까지 하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절대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저자는 우리가 새로운 리더십과 사고방식을 지닌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들었거나, 혹은 (아마도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은 경영인, 정치인 등 수많은 리더들의 좋은 말이 인용되어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저자는 매년 오마하의 KFC에서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을 만나곤 하는데 그 자리를 개인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얻은 지혜를 얌브랜드의 직원들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더 고위 인물을, 더 고급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게 되는 게 보편적인데, 이러한 기회를 개인적으로만 활용할 것인지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눔으로써 공유 가치를 확산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저자는 나름의 명쾌한 해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자면,

따분한 아이디어를 실행 가능하게 만드는 것보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쉽다는 점을 명심하라” (P.32)

매일 출근할 때, 언젠가 성공을 하겠지만 현재는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태도다.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 새로운 계획의 가장 위험한 적이다” (P.267)

인드라 누이, 펩시코 CEO :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기 위해 나를 완전히 바꾸는 대신, 나에게 편한 방식으로 적응하고 어울리려고 노력했습니다”

톰 라이언, CVS 케어마크 CEO “저는 리더의 임무 가운데 하나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개념적인 면에서 단순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기억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점에서 단순하다는 의미죠”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겪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면서, 그가 말하고 싶은 리더쉽과 경영의 본질을 설명해준다는 점이다.

리더십이란 이런 것이다, 경영이란 이러이러한 것이다. 라고 원론적으로 말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얌브랜드의 CEO이기 이전에, 광고꾼이자 마케터 출신인 저자는 좀 더 쉽게 그러나 핵심을 찌르는 광고를 기획하는 것처럼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 영화 등 대중이 쉽게 이해하는 분야의 사례를 가지고 경영의 본질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두 번째 세트 사고방식> 을 통해서 성과를 독려하고 개선하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테니스에서 1세트를 큰 점수 차이로 이긴 선수가 2세트에서 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1세트를 진 선수가 더 강한 동기를 부여 받았기 때문이거나, 1세트의 승자가 안주하고 자만한 것일 수 있다. 기업이나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매번 같은 일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거나, 같은 결과를 예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1세트의 결과가 좋았다면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1세트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더 잘할 수 있는 기회가 2세트에 주어졌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두 번째 세트를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P.142 재구성)

 

저자는 총 14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하루에 1장씩, 2주에 걸쳐 읽을 것을 권하고 있다.

2주가 지난 뒤에 당신은 "훌륭한 리더가 되는 방법을 완전히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록 휴가 중 바닷가에서 단숨에 읽어버리긴 했지만...

가까이 두고 종종 뒤져볼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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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뱀파이어

저자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음
출판사
북로드 | 2012-09-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1년 처음 소개되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속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뱀파이어라는 괴물이 대중문화계를 떠돌고 있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물론 한국에서도 인기가 있었지만, 미국에선 더 신기했던게 10대 뿐 아니라 20-30대 여성도 열광했다는!!) 새 Twilight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을 보았고, 특히 몬스터가 당당하게 세상을 활보할 수 있는 할로윈 시즌에는 대학가 앞 서점 조차 온갖 뱀파이어 물로 도배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 현상을 볼 때마다 왜 난데 없는 뱀파이어가 이토록 인기를 끌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화성에 로켓이 착륙하고, 온갖 동물을 복제해낼 수 있는 이 시대에 말이다.

 

 

그러다 우연히 ‘대통령의 뱀파이어 The President’s Vampire’라는 소설을 보게 되었다. ‘피의 맹세’라는 작품의 후속작으로서, 기본 플롯은 제목처럼 미합중국 정부 측에는 140년 넘은 뱀파이어 요원이 미국을 지키기 위해서 무슨 일이든지 다 해낸다는 구성이다.

 

최근 뱀파이어 물이 인기라는 트렌드를 따라 흔하디 흔한

 

뱀파이어끼리 혹은 뱀파이어와 인간이 살육을 벌이는 이야기나

파릇한 뱀파이어끼리 사랑에 빠지는 달콤한

 

이야기보다는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뱀파이어인 케이드와 함께 그(것)과 대통령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는 인간 잭이 콤비를 이루어 미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를 무찔러 나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뱀머리 괴물을 만들어 낸 자들의 목표, 자의건 타의건 간에 인간이기를 포기한 뱀머리 괴물 (특히 무서운 건 자의로 인긴아기를 포기한 자가 가장 똑똑한 리더라는 점)이 노리는 목표, 그리고 그들의 먹잇감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소비 문화에 젖어버린 수많은 일반인들. 세 집단이 각기 다른 목표를 향해 충돌하는 접점에서 “우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초인적 – 존재 자체가 인간을 넘어섰긴 하지만 –인 능력을 지닌 케이드가 있었다.

 

 

그.러.나.

 

사실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는 액션 어드벤쳐 스릴러 형식을 띄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과연 21세기에 미국이라는 국가의 존립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가, 국가와 산업을 지탱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끊임없이 대립존재를 만들어내야만 했던 미국이 이제는 어디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가, 권력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가다듬어지는가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시중에 널려있는 뱀파이어 물과 차별화가 되지 않나 싶다.

 

물론 액션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지만, 그보다는 음모론, 특히 미국 역사와 연관된 음모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어울릴법한 소설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국 역사에는 음모와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 소설은 그 중에 일부를 마치 ‘페이크 다큐’ 식으로 가져옴으로써 ‘대통령의 뱀파이어’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 그것보다 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을까?

  

미국에서는 이미 3권 Red, White, and Blood 가 출시되었다. 비록 시리즈 1권인 ‘피의 맹세 Blood Oath’를 건너뛰고 2권부터 읽게 되었지만, 앞 뒤에 각각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어쩌면 더 큰 즐거움일지도 모르겠다. 영화화도 준비되고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일테고.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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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국내의 한 락 페스티벌에서 라디오헤드가 공연을 해서 큰 화제가 되었다그만큼 그들을 열렬히 바라는 팬들이 지구 반대편에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 책 라디오 헤드로 철학하기는 라디오헤드를 대중문화 아이콘 뿐이 아닌철학적인 현미경과 망원경을 통해 바라보는 위험하면서도 담대하고 발칙한 시도의 책이다. 16명이 공동 저술했다고 해서일종의 오타쿠’ 팬덤 현상이 아닐까 싶었으나… 이거 웬걸저자 하나하나가 철학문학음악적 내공을 지닌 사람들이다.

 



음악가는 철학자이며, 철학자는 록커이다.

 

지금은 트위터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그러나 한 때는 대한민국을 주름 잡았던 서강대 철학과 출신의 한 중년 락커가 오래 전에 말한 적이 있다.

“비트겐슈타인(영국의 철학자)을 읽고 ‘이 사람은 로커다’ 하고 생각했어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사적 위상이 어떻고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과 전공의 락커가 철학자는 락커다라고 말했다면, 그와 반대로 락커는 철학자다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비록 논리적으로 반드시 성립하는 문장은 아니지만). 

그러니까,

 

라디오헤드는 철학자다

라고 주장하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이 책은 흥미로운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비틀즈와 핑크 플로이드를 끼워 넣은 채 대중음악의 철학적 위상에 대해 논하고자 하는 기본 밑밥을 깔고 있다. 그리고 2장에선 본색을 드러내서 라디오헤드의 음악이 청중들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 가를 아리스토텔레스의 카타르시스에서부터 영화 매트리스를 통해 널리 알려진 시뮬라르크에 걸쳐 설명한다. 3장에선 외부로 시선을 넓혀 라디오헤드의 음악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이 환경보호와 음악산업 혁신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4장은 마치 2장과 3장의 정--합이라도 되는 것처럼, 라디오헤드의 음악적 사상이 외부 환경인 현실 정치 현실과 어떻게 맞닿아 있고 이를 어떻게 비판하는지를 논한다. 마지막 5장은 탈 해체를 특징으로 삼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와 라디오헤드가 얼마나 잘 부합하는가를 고찰한다.

  

책을 읽기 전 내가 라디오헤드에 대해서 아는 것은 딱 두 가지였다.

 

하나, 수많은 청춘의 가슴에 불을 지른 ‘Creep’이라는 노래. 사실 라디오헤드를 안지는 오래되었고 주변에 많은 광 팬이 있었지만 관심이 없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우울하면서도 불쾌하게 만드는 라디오헤드를 듣는 이유는 동정심과 두려움이라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해서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하겠지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싫어했던 것이다. ‘왜 이렇게 우울하기 짝이 없는 음악을 들어야 하나?’ 그래서 책 전반에 걸쳐 논하는 라디오헤드 음악의 철학적 의미에 대해서는 사실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이 내게 흥미로웠던 것은 내가 유일하게 라디오헤드에 관해서 알고 있는 두 번째 사실 때문이었다. 3장에서 음반사라는 중간 매개체가 자본의 힘을 바탕으로 어떻게 음악(혹은 문화)산업의 중심에 자리잡고 음악가와 소비자 양측으로부터 폭리를 취해 왔으며, 라디오헤드가 이를 어떻게 때려 부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 2007년 음반 산업을 뒤흔든 ‘In Rainbow’ 앨범의 니 맘대로 가격을 내렴’ (Pay-what-you-want) 판매 전략이야말로 혁신을 가져온 봉기였다는 것이다. (관련된 오래된 포스팅 하나 http://eugenepark.tistory.com/144)

 

 


라디오헤드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읽어도 될까?’

 

라디오헤드를 몰라도 철학과 미학의 관점에서 대중문화 코드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임마뉴엘 칸트의 현상학적 관점에 따르자면 라디오헤드를 좋아하게 되는 것은 서서히 쌓이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급진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또 누가 알겠는가? 제목의 함에 끌려 책을 잡았지만, 어느 새 틈만 나면 High and Day My iron Lung,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 등을 듣고 있는 나처럼 될지?

 

물론 지산 락페까지 달려간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라디오헤드의 팬이라면 읽어 봄직한 책이 아닐까 싶다. 자기가 좋아하는 밴드를 둘러싼 이면에 담긴 의미까지 알려주는 가이드북이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지면서 부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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