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느영화제 60주년과, 페데리코 펠리니에 헌사하는 33+2편의 영화 모음집
재미 있었던 건....
기타노 다케시, 라스 폰 트리에, 아키 카우리스마키, 켄 로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아톰 에고이앙, 로만 폴란스키, 데이빗 린치, 제인 캠피온.정도...?
라기 보다는,
감독 크레딧을 보지 않아도
'아 이건 xxx가 만들었음직한 영화인데?'라고 추측한 것이 맞았을 때의 쾌감이 좋았다고나 할까.
감독 몇명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퍼즐 맞추기 유희를 즐기는 꼴이란! ㅋ
- 사실 원래 스타일이 싫으니까 3분짜리조차도 좋아해줄 수 없던 사람들도 있었다.. 왕*위 같이?
작년에 보았던 '사랑해, 파리'에서도 작가 특유의 냄새들이 듬북담북 묻어나오는게 좋았는데,
"Ma Style"이 중편도 아닌 3분이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서도 가능한 걸 보니
왜 '거장'이라고 인정받는지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을터!
아쉬운 것은
칸의 아들인 쿠엔틴 타란티노와
non 유럽인이면서 칸과는 특별한 관계가 없긴 하지만 우디 알렌이 없다는 정도?
영화를 보면서,
도대체 21세기에 저런 극장이 정말로 존재하는 걸까?
라는 의구심이 든 영화가 몇 편 있었다.
로케이션인지 세트인지 의심스러운 공간이 몇몇 영화에 나와있었는데,
한 국가를 뒤지면, 혹은 전세계를 뒤지면 뭐 어디엔가는 있을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대한극장이 떠올랐다.
인디아나 존스, 백튜더퓨처 등의 영화를 보러 설레는 마음에 부모님 손을 잡고 가던,
가로 24미터 x 세로 19미터의 초대형 스크린에, 70 mm 원형필름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던 그곳.
머리가 굵어지고 나서, 폐관전 마지막 상영이라던
상상을 넘어서는, 말도 안되는 스케일의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보면서... 아아 이런게 '영화'구나! 라는 감동을 잊을 수 없었던 그곳.
그런 대한극장도 이미 몇 년전 멀티플렉스로 변신하면서
지하철 역과 직통되고, 층마다 오징어와 팝콘을 판매하고, 옥상엔 로즈가든이 열리고...
복합
- 인간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문화'라고 하더라도... 팝콘 먹고 오징어 먹는게 문화의 증대일까?
대작 위주의 상영을 고집하며, 한창때는 146만 명의 연 최고 관객동원을 기록하였다.
최근 들어 극장의 형태가 영화만을 상영하는 대형극장 위주에서
쇼핑과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관으로 전환하는 추세에 따라
대한극장 홈페이지에 실린 내용이다.
홈페이지 콘텐츠를 위해서 누군가가 대충 작성했을 것이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본인들 스스로의 역사를 너무나 간과하는 듯한 무심한,
strategy-less 한 저런 문구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고 불쌍하고 처량하게까지 느껴졌다.
남들이 하니까 우리도 "추세에 따라" 한다. 라는 말이
생각 없는, 영혼이 없는, 전략 없는 대응책으로 느껴지는 건 지나친걸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6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서
321개 극장 중 198개가 멀티플렉스며 (63%)
1880개 스크린 중 1,562 스크린이 멀티플렉스며 (83%)
356,691 좌석 중 289,069 좌석이 멀티플렉스 (81%) 라고 한다.
이미 국토의 80% 이상이 멀티플렉스 (7개관 이상 혹은 5대 체인 소속) 이 되어버린 마당에
과거를 회귀하고 그리워하는건 소용없는 짓일테고
무식하게 2,000 석에 가까운 단관 70mm 극장을 운영하는 건 대한극장 입장에서도
땅 파서 먹고 살아라 식의 전혀 도움되지 않는 처사임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나만의 영화관'으로 간직하고 있던 어릴적 그 웅장한 대한극장의 추억은
이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아쉬움만큼은 어쩔 수 없는 가 보다.
...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해리슨 포드 세 환갑 노장은 19년만에 돌아왔지만
추억의 중절모와 채찍은 DIGITALized 된,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에서 느낄 수 밖에 없다는게
자본의 산물이자 시간의 흐름이라면야... 어쩔 수 없지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