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Viewpoint의 글을 보다가 최근 읽은 (사실 작년에 쓰인 글이지만...) 글을 떠올려 보았다.
'빅 스위치 Big Switch'의 저자인 Nicholas Carr 가 쓴 글이 그것이다.

구글은 우리를 Bing신으로 만드는가? Is Google Making Us Stupid? (링크)


영어가 아니더라도 결코 짧지 않은 글을 읽으면서,
나 역시 인터넷 Reader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번 호흡을 가다듬을 수 밖에 없었다.

인터넷(구글로 대표)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의 읽기 패턴이 파편화되고 집중력이 분산되었다는게 요지이다.

뭔가 흥미로운 글을 읽다가 어느 순간 정신차리면 가십 기사를 읽고 있다거나...
굳이 로그인까지 해서 다운받은 50장 100장 짜리 보고서를 눈이 아니라 마우스로 읽고 있다거나...
심지어 책을 폈는데, 10장 정도 읽다보면 책에 밑줄을 긋고 클릭하고 싶은 느낌이 있다거나
하는 경험들이 누구나 한두번쯤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이퍼텍스트를 통해서 비선형적으로 이루어지는 독서의 방식이 증가하는 것이
마냥 비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글읽기 방식일 수도 있으나
마치 음악시장의 패턴이 변화한 것처럼,출판시장도 점점 인터넷스럽게 바뀌어가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카의 글이 흥미로운 한 이유는 (내용이 아니라 구성적으로도 무척 좋은 글이다.사족 참조)
새로운 도구나 기계장치의 해로움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반론이 존재해왔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글쓰기를 하게 되면 머리(기억력)이 돌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고
구텐베르크 혁명기에도 지식의 싸구려화 혹은 신성함의 쇠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 물론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둘 다 틀렸다. 그렇다면 인터넷 시대에는 또 다른 방식이 등장할터 ? -
그런 관점에서, "You should be skeptical of my skeptism" 이라고 스스로의 한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의 주장을 비관론자의 의견일 뿐이라고 치부해서는 안된다.
원인 혹은 결과에 관한 링크가 100 개 걸려있다고 해서 그걸 논리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듯이
한가지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한 페이지를, 한 챕터를, 한 권을 몽땅 할애해서 머리속의 흐름을 정리해 놓은
저자의 창작과정을 직접 차례차례 밟아가지 않는다면
저자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며, 본인 스스로는 결코 그런 흐름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집단적 글쓰기/글읽기가 새로운 시대의 그것이 된다고 한다면...
세르게이/래리의 방대한 꿈인 모든 인간의 두뇌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것이 종착점으로 된다면...
'대중의 지혜'가 곧 내 지혜가 되는 세상이 된다면...
굳이 각 개체가 자유의지에 따라서 살아갈 이유도 없지 않을까? Welcome to Matrix World.


한편 ITViewpoint 의 글은 아래와 같다.
트위터로 멍청해지고, 페이스북으로 영리해진다? (링크 :  ITViewpoint )

... 영국 한 대학의 Tracy Packiam Alloway 박사 ( http://tracyalloway.com/ ) 에 따르면,
트위터를 사용하면 바보가 되고, 페이스북을 사용하면 똑똑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워킹 메모리 활용과 연결지어 설명했다.

...연구팀은 “트위터에는 한없는 정보를 끝없이 지속적으로 수신함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지나치게 간결하다. 뇌는 그러한 정보를 처리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시간이 점점
짧아져, 뇌를 회전시키기 어려워지며,
따라서 신경절의 접속을 둔화 시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흥적인 문자 메시지, 마이크로블로깅(트위터 등), 유튜브 시청 등이
대표적으로 워킹 메모리 감소의 주 원인으로 지적됐다.
- ITViewpoint 재인용


그렇다고 해서 트위터를 비난하고 페이스북을 찬양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난독증이라고 생각한다.
사용자 개개인의 이용 패턴에 따라서 트위터가 매우 유용한 정보창구로 활용될 수도 있고
페이스북이 단순한 사진 교환창구로 활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마냥 일반화시키기 보단 개개인에게 달린 문제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니콜라스 카의 글에서처럼...인터넷 사용이 읽기/쓰기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 확실한 것 같다.


p.s. 니콜라스 카의 글은 그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아 네 권의 라이팅 교재에 실리게 되었다고 한다.

The Best American Science and Nature Writing 2009, edited by Elizabeth Kolbert;
The Best Technology Writing 2009, edited by Steven Johnson;
The Best Spiritual Writing 2010, edited by Philip Zaleski.
또한 Writing Logically, Thinking Critically. 에도 실렸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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