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이 마무리되었다.

로컬 지역구와 당파를 떠나서,
개인적으로 응원을 보냈던 몇몇 후보가 낙선하는 안타까운 결과가 빚어진 가운데
치마연대와 후진당이 단 1석도 얻지 못하길 바랬던 것은 역시나 '민심'을 모르고 '현실'을 모르는
내 순진함에 불과했다는 것 역시 확인했다.


각 지역마다 돈봉투니 몸싸움이니 불매운동 낙선운동이 펼쳐진 가운데,
특히 관심가졌던 것은 제주시 을 의 선거 결과였다.

현역 의원인 통합민주당 김우남 후보 VS 한나라당 부상일 후보 의 대결은
단순히 현역 VS 신출 또는 민주당 VS 한나라당 등의 대결이 아니라,
경쟁과 페어플레이 정신에 관한 -얽혀 있다고 믿고 싶었던- 승부였기 때문이다.

4월 1일, 김우남 후보가 부친상을 당했고

그 소식을 들은 부상일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지했으며, 예정된 TV토론에 불참했다.

그 와중에 민노당 김효상 후보, 후진당 강창재 후보는 '유권자와의 약속'이므로 토론회에 참석했고
'둘이 합쳐 지지율 65%'의 두 유력 후보가 빠진 토론회는 아마도 당연히 마땅히 싱겨웠을 것이다...

김효상 후보, 강창재 후보가 부상일 후보를 비난하는 입장도 이해할 수 있으나,
현실, 특히 정치는 현실 중의 현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논외로 치기로 하고
관심있게 보았던 것은 김우남 VS 부상일의 대결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부친상을 당하기전까지 김우남 후보가 쭉 약 3~5%P 앞서왔었고
제주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에서 역시 민주당의 김후보가 승리를 거두었다.

재미있는 것은, 부친상을 당하고 선거운동을 쉬었던 김우남 후보는 그 이후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으나
(당연한 사실인가- 여론조사의 타겟 샘플과 선거운동의 하루 이틀 커버리지를 생각해보면?)

꾸준히 추격하던 부상일 후보가, 김후보의 부친상으로 덩달아 유세를 중단하고
TV토론까지 불참했던 4월 1일 이후로 지지세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4월 1일 밤, TV 앞에 모여든 시청자들이
"... 부상일 후보가 TV토론에 불참하였습니다" 라는 멘트에 반응을 보였던 것일까?

정작 같이 불참했던 김우남 후보는 지지율에 있어서
1. 부친상에 따른 동정표도
2. TV토론 불참에 따른 괘씸죄도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페어플레이를 펼쳤던 부상일 후보만 손해(?)를 보았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여론조사가 원래 다 그래- 라고 생각해버리고 말아버릴까?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정말로 유권자를 몰라본 오만함에 대한 심판이었을까?>

43.1 % VS 37.8 % 로 승부가 갈린 9일 늦은 밤,

패자인 부상일 후보가 승자인 김우남 후보에게 찾아가 축하의 인사를 전했고,
김후보는 부후보에게 화환을 걸어주며 '두 손을 뜨겁게 맞잡았다'고 한다. (정말? ㅋㅋ)

어려운 와중에 추스리고 금배지를 다시 달게된 김우남 당선자에게도,
오만함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경쟁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부상일 낙선자에게도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P.S.  急, 작년 6월 부친상을 당해 마이애미까지 날아갔다가 오자마자
완봉승을 거둬버린 2007년 다승왕 두산 베어스의 '이오수'가 생각났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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