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Crowd Computing 혹은 Cloud Computing 이 대세라고 한다.


한글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하길래 도대체 Cloud 인지 Crowd 인지 몰라서 주위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찾아본 기억이 난다.
구글링해보면 둘 다 제법 낚이는 걸로 봐서는 (영어로 쓰는) 사람들조차도 혼동하는 게 분명해 보인다.
- Crowd가 어떻게 ‘클’이 되느냐? 라고 한다면 할말 없다만, 한국 토종의 R 과 L 콤플렉스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니까ㅎㅎ

Cloud Computing 이 어원으로 보이나, 그 의미를 생각해보면 Social Computing의 관점에서 볼 때
Crowd 도 전혀 얼토당토하지 않은 것 같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혼동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각설하고, 최근 ‘Big Switch’를 읽었는데, 소위 말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미래에 대해서 쓴 책이다.

전기가 100 년 전에는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콘센트에 꼽기만 하면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유틸리티가 된 것처럼,
앞으로 인터넷은 하나의 필수품이자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유틸리티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나아가서 그렇게 보편화된 인터넷을 통해 모든 컴퓨터가 하나로 연결될 것이고, 더 이상 클라이언트 기반의
어플리케이션은 존재하지 않고 서버에서 빌려 쓰는 형태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런 개념을 바탕으로 “IT doesn’t Matter” 라는 제목의 아티클을 발표해서
 많은 IT 기업으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었다. (자기 밥그릇이 중요하지 않다는데!)

CRM과 ERP가 대 국민/기업 사기극에 불과했다고 비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컴퓨팅도 결국은
한때의 경영 FAD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름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다만 읽는 중간 계속 Google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웹 기반의 어플리케이션과 이를 가능케 하는 대용량의 서버라고 생각한다면,
구글만큼 이에 적합한 회사도 없으리라.


Information 이 Lock-In되는 시대에 과연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구글의 세계 정복 야욕에 대한 비판과 경고의 목소리도
매초마다 늘어나는 Gmail 의 저장 용량만큼이나 쑥쑥 커오고 있다.

(당사자들은 전세계의 정보를 다 디지털화하겠다 라는 주장이지만,
한편으로는 정보=권력의 시대임을 감안하면, 내게는 ‘세계 정복’이라고 들린다)
과연 구글의 Don’t Be Evil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감을 지닌 사람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2기가에 육박하는 이메일을 저장하고 있고, 몇 년간의 교감을 통해 내 검색 패턴을 알고 있고, 아이팟과 연동되어
내 스케쥴을 바싹 꿰고 있는 저 Gee 녀석이 언제가 나를 배신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두려운 일이다.


극단적으로, 어느날 갑자기 구글이 모든 서비스를 유료화하겠다고 선언한다면, 거기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을까?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고, 최적화시켜주고, 스케쥴 관리를 해주는 집사가
어느날 파업하고 월급을 (올려) 달라고 주장하는데 쉽게 해고해버릴 수 있을까?

구글이 실제로 야욕을 드러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고, 설령 그런 일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때 가서 새로운 대체재가 (비록 불편하고 열악할지라도)  “무료로” 분명히 등장할 테니
결국 구글이 스스로 악수를 두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하더라도... 분명히 가능한 시나리오 라고 생각된다.


80년대 쌀개방 반대 이론은 누가 만들었을까?

한편으로는 오늘날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가 엮어져서 Lock-in과 Network Effect 가 너무나 흔한 개념이 된 시대에서 보면
80년대에 미국 쌀 개방을 두고 벌어졌던 촌극이 얼마나 순진하기 짝이 없었나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왜 요즘은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조차도 존재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쌀을 개방하면 사람들은 싸다고 그것만 사먹을텐데,
언젠가 미국에서 쌀 값을 10배 20배로 받아버리면 한국 사람들은 굶어죽게 된다”

라는 것이 내 기억에 남아있는 무시무시한 주장이다.


정말 단순화해서,
현시점에서 미국 쌀 비싸서 못 먹겠으면 중국 쌀 먹으면 될 거 아닌가.(라고 해도 먹는 사람은 없겠지만)

먹는 문제는 생존의 문제니까 단순화시킬 수 없고, 시장 논리로만 해결할 수 없다.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장논리로 인해 쉽게 가격을 조작할 수 없는 시대라는 것 쯤은 닌텐도 DS를 사려는 10살짜리 꼬마도 알지 않는가

그렇지만, 소고기 개방을 포함해서, 농민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이해는 된다만....
이제는 왜 아무도 정보의, 네트워크의 (외국 기업에 대한) 종속 현상을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을까?

시대가 세련되어지고 사람들이 똑똑해져서 더 이상 그런 이야기는 순진하다 못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이제는 다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까?
혹은...사람들은 이미 프리챌의 사례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 것일까?



클라우드 컴퓨팅은 대세가 될 수 있을까?

대체재가 존재할 수 없는, 혹은 Lock-In 효과가 너무나도 지독하게 강한 기업은 위험하다.

특히나, 정보=권력의 시대에,
전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정보를 DIgitalized 해서 제공하려는 Gee 기업은 특히 위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네트워크의 Lock-in 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려 오늘도 Googling 하고,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자 Gmail 에 들어간다.
그리고는, 내일 할일을 정리해서 아이팟과 싱크시키고자 구글 캘린더를 연다......

힘없는 개인이 어쩌겠나... 용량 크고, 싸고(혹은 무료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종속될 뿐......ㅎ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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