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사려면 마트에 가라 <크리스 카밀로 지음, 차백만 옮긴, 한빛비즈 냄>


 원서 : Laughing at Wall Street: How I Beat the Pros at Investing (by Reading Tabloids, Shopping at the Mall, and Connecting on Facebook) and How You Can, Too



주식을 사려면 마트에 가라                         Laughing at Wall Street: How I Beat the Pros at Investing (by Reading Tabloids, Shopping at the Mall, and Connecting on Facebook) and How You Can, Too



<본 리뷰는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도서를 읽고 쓴 것임을 밝힙니다>


서문: 2006년 9월부터 2010년 4월까지, 내가 직접 운용한 투자포트폴리오는 자산가치가 83,752 달러에서 2,388,311달러로 774.22퍼센트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외부 회계법인 와그너, 유뱅크앤니콜스가 검증해준 내 투자수익 동향은 독자들이 직접 볼 수 있게 Chriscamillo.com에 공개했다.



책장을 펴자마자 나온 서문을 보고, 일단 움찔했다. 3년 반 동안 774.22퍼센트의 투자수익률이라니. 비슷한 기간 동안의 내 펀드는 7%의 수익도 내지 못했을텐데.  서문에서 인용한 “당신이 말로만 떠든다면 의심할지 몰라도 당신이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믿을 것이다”라는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실증 사례가 있을까 싶었다. 이 책은, 경험 또는 금융계에서 보여주는 온갖 복잡하고 현란한 기술이 없더라도 성공적인 주식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목차만 보더라도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고 했었던가? 이 책은 그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3장. 투자전문가와 증권분석가의 말을 무시하라. 투자를 위해서는 4장. 오랜 습관을 버리면 숨은 돈이 보인다. 로 투자 재원을 만든 다음에 5장 투자자의 안경을 주변을 둘러보아라. 투자를 위해서 반드시 6장. 재무지식은 없어도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8장. 대중의 힘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좀 더 극적으로 9장.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High risk이긴 해도 옵션 투자에 눈을 뜰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성공적인 결실을 거두면 10장 정보 차익거래 투자자의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판을 뒤집는 정보’를 남보다 먼저 찾아내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금융계보다 더 나은 실적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한다. 12살짜리 소년이 주식에 눈 떠가면서 로켓 발사 같은 기적에 가까운 지식이나 네이비 색 명품 수트 같은 근엄함이 없어도 투자자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설득력과 함께 흡입력 있는 전개로 펼쳐 보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말 제목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판을 뒤집는 정보’가 마트 같이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촉’을 세워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쇼핑몰에서도, 주간지에서, 편의점에서, 영화를 보다가, 드라마를 보다가 등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또 하나 주의 깊게 볼 점은, 이렇게 찾아낸 정보를 주변 지인과 대중네트워크 – 페이스북, 혹은 포털의 증권 게시판 등 – 에서 공유하고 검증하라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의 금융 전문가들이 포착하지 못한, 그리고 관심도 갖지 않을 분야의 주식은 저평가 되어 있을 경우가 많으나 주변의 일반인 ‘대중’을 통해서 정보를 가다듬고 기꺼이 검증 받을 때 비로소 정말 가치 있는 투자 기회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을 읽으면서, 대학교 때 직간접적으로 얻은 교훈이 떠올랐다. 


하나. 소비자 행동분석이라는 수업에서 교수님은 매주 말씀하셨다. ‘마케터라면 주말마다 마트에 가보고, 연속극을 봐야한다’라고. 사람 붐비는 마트는 지금도 끔찍하게 싫어하고,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줄거리의 연속극은 영어 대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면 보지 않는 나로서는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말이었지만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일반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바라봐야지만 트렌드를 읽고 앞서나갈 수 있다는 말씀은 이 책을 통해 몇 년 만에 기억 속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둘. ‘컬처 코드’에서 클로테르 라파이유가 주장한 말이다. ‘아이에게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주는 게 아니라, 맥도날드 주식을 사줘야 한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며, 경제관에 대한 개념과 미래 수익은 부수적인 가치로 따라올 수 있다며. 



그래도 명식이 주식 책인지라 후반부에서는 아주 약간의 전문 용어가 등장한다. 특히 콜 옵션과 풋 옵션을 통한 하이 리스크 전략은 소위 ‘대박’의 필수 조건이면서도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촉’을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옵션 등을 통해서 2배가 10배로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우선 ‘종목 발굴’이 먼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는 774%라는 수익률이 허황된 숫자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주위에는 여의도에서 일하는 친구도,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다. 그들에게는 ‘투자전문가와 펀드매니저의 말을 무시’하라는 이 책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특히 한 녀석은, 주식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한 종목을 ‘시장의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친절하게 조언했었지만 불과 2개월 사이에 100% 넘게 폭등한 사실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난 지금도 주식에 큰 관심은 없고, 가끔 재미 삼아 사는 것마다 족족 손실을 기록하는 마이너스의 손이었다. 앞으로도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는 않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촉’을 세우라는 작지만 큰 교훈을 배운 것만으로도 지금까지의 모든 손실을 일순간에 다 만회한 듯한 기분은… 근거 있는 자신감이 아닐까 싶다.




P.S. 월스트리트에 대한 반감 혹은 조롱은 책 전반에 걸쳐 – 제목부터- 나타나고 있는데 몇몇 구절은 웃음이 절로 나오게 된다.예를 들어 

“세상에는 모든 이들이 탐내는 직업은 바로 증권분석가와  LA나 라스베가스에서 일하는 기상캐스터다. 이 두 직업은 그다지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말만 번드레하게 잘 하면 큰 보수를 받을 수 있다.(p.47)” 

“수수료를 주고 중개인을 고용해서 로또 숫자를 고르게 하는 건 어떤가? (p.48)”

”월스트리트야말로 애플 제품이 오랫동안 가장 인기 없는 곳이다. 남성 중심적이고 권위적이면서 일에만 집중하는 월스트리트의 분위기는…(p.146)”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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