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

저자
박유연 지음
출판사
한빛비즈 | 2012-08-06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복잡한 세계 경제를 꿰뚫는 경제 입문서!『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
가격비교

 

명색이 상경계열을 졸업하였지만, 경제학은 공통필수에 해당하는 과목들만 듣고 남은 학창 시절 내내 외면했었다. 거기에는 몇 가지 사정이 있었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은 내게 전혀 매력적이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였다. 그렇지만, 사회에 나와 이런 저런 일을 하고 공부를 하다 보니 단지 학문으로서가 아닌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 동작 원리로서의 경제의 중요성이 절실하게 다가왔고 마치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듯 학창 시절의 무관심이 아쉽게 느껴진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매일 아침 신문을 펴기만 해도 도대체 미국의 금리 인하 소식이 한국 증시에 왜 영향을 주는지, 중국의 부동산 시장의 작은 변화가 중남미 국가의 경제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직관의 수준이 아니라 그러니까 말이지…’하면서 명상 아닌 명상에 접어들게 만드는 것은 나름 凡 전공인으로서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내곤 했었다.

 

그러던 와중에 한빛비즈에서 출간된 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의 기획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한빛비즈에서 기존에 나왔던 .. 시리즈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세계경제를 다룬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은, 더 이상 신문의 경제 섹션을 읽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지 않아도 된다는 반가운 이야기나 나름 없었다.

 

조선일보 경제부 기자인 저자 박유연 씨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뉴스를 보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그저 피상적으로 소식을 접하고 단편적으로 판단할 뿐이다.[]것이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이다. 국제 경제 뉴스가 우리 경제에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고, 결국 내 일과 재산이 어떻게 될지 전망하는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라고. 유레카!

 

책의 구성은 크게 4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흐름을 따라 읽다 보니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내용도 분량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이 손에 들어온 그날 한번에 다 읽어버렸다.

1장에서는 세계 경제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논한다. ‘세계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속해 있는영역임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뿐만 아니라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 개개인에게도 세계 경제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세계 경제를 논하기에 앞서 2장에서는 기본 원리에 대해서 어렵지만 쉽게 이야기해준다. 3장에서는 1장과 2장에서 논한 내용을 바탕으로, 2012년 현재 세계 경제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를 주요 경제 블록으로 나눠서 미국, 유럽,아시아, 중국 등 으로 설명하면서 요동치는 흐름 속에서의 판도 변화와 함께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 4장에서는, So what? 을 말한다. ‘세계 경제가 어떤 원리에 따라서 어떻게 움직이고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겠는데그래서 그게 나와 무슨 관계야?’ 라는 의문에 대해 우리의 약점과 리스크, 그리고 대응방안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은 구성 자체가 탄탄하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이러한 구성을 따라가다보면 세계 경제가 내 은행 잔고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어려운 개념이나 흥미로운 사례는 각각 별도의 박스처리를 해서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고, 종종 컬러풀한 그래프를 통해서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화폐의 상대적 가치와 환율의 관계 그래프(P.102)>

 


경제의 세계화, 세계의 경제화는 불가피한 변화이다.


특히나 인터넷을 통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초연결(Hyper-connected) 시대에서는 더더욱 흐름이 빨라지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Occupy 운동처럼 경제의 비대화, 탐욕화에 반대하는 입장도 존재하고 그에 대해서 이해는 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제의 세계화를 금지하거나 막기에는 세계 경제는 이미 저절로 굴러가는 시스템이 되어 버렸다. 원하건 원치 않건 그 흐름에 대해 어떻게 현명하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깨닫고 준비하는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지금 당장 세계경제 공부하라는 가까이 두고 살펴 볼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OIIO
,

반짝반짝 추억전당포 / 요시노 마리코 / 북로드

 

역무원 이모카와 미쓰루조차 한번도 전당포 간판을 직접 본 적이 없는데, 열한 살 난 아들인 야마토는 마치 실제로 본 적이라도 있는 듯한 말투로 전당포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전당포에 가본 적은 없다. 아주 어릴 적 동네에 전당포가 있었다는 사실은 기억하고 있지만, 전당포에 대한 추억은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물론 전당포가 어떤 곳인지는 알고 있었기에 이 책의 표지를 보는 참 유치한 제목이다. 아이들이 전당포에 추억을 맡기는 뻔한 감상에 젖는 이야기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페이지 넘기다보니 이 ㅊㅜㅇㅓㄱ 전당포가 재미를 담보로 나의 시간을 빼앗아 가버렸다.

 

소설은 리카와 하루토라는 각기 다른 인물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7년에 걸쳐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이 추억을 맡아주는 마법사를 중심으로 교차하는 지점까지를 보여주고 있다. 온갖 잔소리를 늘어놓는 어머니에 대한 싫은 기억을 모조리 전당포에 맡기는 하루토와, 왕따 당하는 친구를 구해주고 호감 갖던 남자애로부터 고백 받는 리카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 등 많은 이들이 어릴 적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을 법한 이야기를 요시노 마리코는 너무나 생생하게 들려준다.

 

특히 리카가 쿨해서 멋있다고 생각한유키나리와 가까워지고 연인이 되고 결국에 씁쓸한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 과정은 10대 특유의 감성과 함께 그 당시에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성적 사고를 잘 섞어서 묘사했다는 생각이 든다.

 


애정이 식어가면서 종결 지어질 무렵에는 흔히들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래라고 말한다.그 말은 지금의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니까 다음에는 좋은 사람 만나렴이라는 마지막 배려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나는 너를 이렇게까지 위하는 좋은 사람으로 기억해주렴이라는 이기적인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은 쉽게 부인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님이 남이 되는 과정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잊혀진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유키나리의 매정함에 질린 리카가 생전 처음으로 전당포에 가서 그와의 즐거웠던 추억을 모두 지워버리겠다고 했을 때 유키나리는 사실상 애정 전쟁의 가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뻔뻔하면서 험악한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치 짐 캐리 주연의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에서 헤어진 연인이 서로의 기억을 화풀이하듯 지워버리는 것처럼.

 

또 한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진정한 상대를 찾는 법은 추억이 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 했던 마법사의 말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연인이 나의 영원한 현재진행형이 될 것이라는 확신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학창 시절 만나던 친구에게 우리 오래 오래 사랑하자라는 말을 종종 했었다. 어느 날 그녀가 내게 물었다. 영원히 사랑하자라고 말하지 않는 거야? 라고. 오래 오래 사랑하는 것과 영원히 사랑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거니까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그냥 그녀와의 하루 하루에만 충실하고 싶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그녀는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겠.

 

 추억은 이런 것이다. 사람에 대한 추억, 장소에 대한 추억, 사건에 대한 추억....모두가 

 “추억 같으 건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도 특별히 문제될 일은 없으니까.”(P.20)이라지만,

좋았던 것이든 나빴던 것이든 간에 그것이 있기 때문에 반대급부로 지금의 나를 존재케 하는 것이 바로 추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어릴 때 추억은 어느 바닷속에 잠겨 있을까? 혹은 매일마다 지나다니는 출퇴근 길의 어느 돌멩이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절대 알아볼 수 없겠지만.

 

하루하루 각박하게 살아가는 어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본인도 모르고 있었던 자신의 그림자를 한번쯤 뒤돌아보고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OI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