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이 최근 2010년 실적 발표를 했다. 링크 

여러 내용 중에서 특히 가장 흥미로운 점은
1. 킨들 eBook의 판매량이 종이 paperback 보다 많음

. 2010년 한 해동안, 100 권의 페이퍼백이 팔리는 동안, 115권의 eBook 판매
. 또한, 이러한 킨들북 판매 실적은 하드커버보다 3배 많은 수치

- 아마존 US의 모든 책을 대상으로 해서, eBook이 없는 서적을 포함하고 공짜 ebook은 제외한 수치인 점을 감안하면, 3가지 버젼을 모두 출시한 책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 
킨들 판매량은 더욱 높아질 것.

2. US 킨들은 현재 810,000 종의 책을 보유
(NYT 베스트셀러 112권 중 107권 출시)

. 전체 eBook 중 670,000 권 이상은 $ 9.99 이하에 판매 (74 권의 NYT 베스트셀러 포함)
. 1923년 이전에 출판되어, 저작권 해당 없는 수백만권의 책도 eBook으로 서비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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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흥미롭게 다가온 이유는 Information Goods의 Versioning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Versioning은 가격 차별화 Price Discrimination 전략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다. 가격 차별화는 3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3rd degree discrimination는 각각 다른 소비자에게 각기 다른 가격을 부과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 차별화는 resell 등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몇 가지 보안책이 등장했는데, 그 중 자기 선택 전략 (self-selection strtegy)이 있다.

자기 선택 전략의 예로는,
- 쿠폰을 통한 가격 할인
- 조건부 할인 eg. 멤버쉽 할인
- 소비자 별로 제품 구매에 대한 시간차를 활용한 Windowing 전략 eg. 극장>DVD>TV>…
- 그리고 Versioning Strategy 이 있다.

Versioning 은, 
현재 Google의 Chief Economist이자 Information Economics의 대가인 Hal Varian이 
Carl Shapiro와 공저한 Information Rules (1999) 책과 Versioning Information Goods 페이퍼에서
디지털/정보 재화의 버져닝 전략을 소개하면서 유명해진 바 있다. 

제품을 두 개 이상의 버젼 (3개가 최적이라 알려짐)을 출시하면서, 각각 품질 Quality 차별화를 하고, 
각 버젼에 대한 소비자의 Willingness To Pay에 따라 제품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즉, 단순화시켜서 빨리/ 크게 / 고화질/ 고용량 등의 제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는 더 비싸게 사라는 식이다.

거의 모든 버져닝의 방법이 "품질 Quality 차별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아마존의 발표가 더욱 흥미롭다.

아마존의 발표에 따르자면, 
Kindle 115 > Paperback 100 > Hardcover 38
정도의 양으로 2010년에 책이 팔렸다고 추정할 수 있다.

Varian도 예시를 들은 것처럼, Hardcover 책을 출시하고 약 6개월 뒤에 저렴한 Paperback을 출시하는 전략으로, 책을 빨리 읽어보고 싶은 사람은 $ 20-25에 하드커버를 구매하고 '시간에 대한 참을성'이 있는 사람은 $10-15에 페이퍼백을 6개월 뒤에 구입하라는 식이다.

그런데, 기존의 Hardcover -> Paperback 구조에서 새롭게 Kindle eBook이 들어오면서 이러한 품질 차에 대한 가격 차별화 전략이 붕괴되었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Kindle eBook은 Hardcover가 출시되는 시점, 즉 '신간'으로 등장하는 시점에 같이 출시되는 경우가 상당수인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시간차'에 따른 차별 전략은 유효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덧붙여 하드커버 vs. 페이퍼백의 경우엔 시간차 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품질 차이가 드러나는 반면, eBook과 하드커버는 물리적인 비교 자체가 다른 제품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버져닝의 사례로서 전통적인 출판 시장의 예를 드는 것은 이제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여전히 전통적인 버져닝 (하드커버->페이퍼백)은 존재하고 있고,
$ 9.99 라는 가격을 감안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Kindle은 동일 시간대의 하드커버 버젼의 잠식보다는, 6개월 뒤에 출시될 페이퍼백의 출시 시점을 앞당긴 변종 버젼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Kindle 출시 이전의 하드커버:페이퍼백 매출 비율에 대한 자료와 비교해보면 (어딘가엔 있을턴디?), 매출 구조가 어떻게 변했는지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버져닝에 대한 개념 정립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버져닝의 궁극적인 목표가 결국 가격 차별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 Profit Maximization 이라고 본다면,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고 킨들 버젼의 비용 절감에 따른 수익 효과가 
하드커버(혹은 페이퍼백)의 매출 감소를 상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2년 전에 eBook과 종이책의 비용 구조에 대해 분석한 적이 있는데, 최근 발표자료를 참고하여  2010년도 NYT베스트셀러 107종 도서 각각의 3종 버젼에 대한 매출-비용 비교를 해보면 아마존의 성과를 대략적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에 심심하면...).


많은 분야가 그렇듯이, 경영과 경제 분야 역시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알고 있던 개념이
순식간에 변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현실 세계는 계속해서 변하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정립하고 분석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의 크기가, 변화의 물결이 미치는 확산 범위만큼이나 커지고 있어서 더더욱 어렵게만 느껴진다.
Posted by OI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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